마주보고도 닿지 않는 밤의 기록

시선

by 미리암 최정미



우리의 시선이
모두 같지 않아서
나는
행복하다

누군가는
꾸며진 화려함을 따라가고
누군가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다시 그 자리를 찾는다

나는
길마다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다

멀리서 와
고흥의 시간을
함께 걸어준 인연들

떨어진 명찰을
다시 달아주고
손길이 닿은 자리를
보물처럼 바라보는 사람들

태풍에 허물어진
지난날의 모습을
말없이 아파해주던 얼굴들

나는
당신들을 만나
행복했던
10월에

도전의 점 하나를
조용히
찍어두었다

— 2016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