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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부아빠 Oct 28. 2021

'있다 할게요'란 말에 화가납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큰 아들이 좋아하는 삼치구이입니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크기를 기원합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선택과 결정에는 실패와 성공의 기준을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선택과 모든 결정은 앞날을 위한 경험이 될 뿐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집 분위기를 군대처럼 만들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명령을 하달하고 복종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부모의 모든 지시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른도 틀릴 수 있고, 실수할 수 있음은 당연합니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도 실수하고 틀릴 수 있다고 종종 말합니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질문하고 대화한다고 말합니다. 모르는 것들은 책을 보거나 유튜브로 찾아보고 있다며 공부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말에 자녀가 늦게 반응하거나 게으르게 움직이면 당황스럽니다. 아니, 솔직한 감정은 화가 납니다. 당연한 말에도 아이들은 늦게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몇 번씩이나 같은 말을 하며 짜증스러운 감정을 말에 섞어야만 행동으로 옮깁니다. 이럴 땐 정말 화가 납니다. 


  '할 거예요.', '잠시만요', '있다가 할 거예요'.... 요즘 들어서 큰 아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아빠 엄마가 부탁하거나, 시킨 일에도 이런 말을 반복하면서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세운 계획과 일정 앞에서도 행동은 달팽이 같습니다. 등교시간은 지각을 1, 2분 앞둔 시간에 맞춰서 집을 떠납니다. 학원 도착은 수업 시작 후 1,2분 정도가 지나서 강의실에 도착합니다. 아빠는 이런 아들의 삶의 방식이 못마땅합니다. 


아빠는 아들에게 불성실한 태도라고 말합니다. 오죽하면, 나쁜 아드님~, 불성실한 큰 아들~이라고 부를까요!  

처음엔 화를 냈습니다. 아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아드님께서(?) 움직일 때까지 2,3분 간격으로 반복해서 말합니다. 


아빠 : 정리 좀 해라!

아들 : 잠시만요....


아빠 : 정리했니?

아들 : 할 거예요.....


아빠 : 언제 정리할 거니?

아들 :  조금만 있다가 할게요....


아빠 : 정리했니?

아들 : 한다고 말했잖아요....


아들은 이제야 짜증을 내면서 마지못해 움직입니다. 이런 아들의 모습이 요즘 들어서, 자주 보입니다. 평소엔, 믿음직한 큰 아들입니다. 아빠와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자기 할 일을 끝내는 사랑스러운 아들입니다. 그런데, 요즘 큰 아들은 짜증과 게으름뿐입니다.


아빠는 아들이 아빠의 지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군인 같은 모습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단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않고, 알아서 해 주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아들은 말하는 '잠시만요'라는 말이 아빠에게는 '싫어요'라고 들립니다. '있다가 할 거예요'라는 아들의 말도 '하기 싫어요'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도대체 뭐가 잘 못된 걸까요?..... 휴~


 오늘 저녁 메뉴는 큰 아들이 좋아하는 삼치구이입니다. 학원 간 아들이 돌아오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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