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은 가정의 경제를 헤칩니다.

전업주부 연봉이 월 380만 원 연봉 4800만 원이라는데.....

by 주부아빠

전업주부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12시간 기준 월 380만 원 연봉은 4800만 원이라고 합니다(매일경제 2012.9.14일 자). 살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주부의 역할이 우리 집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고 큰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주부의 역할을 가치 환산으로 생각하면 보이지 않는 돈을 벌고 있는 것이지만, 생산적인 돈벌이를 하지 않고 있으니 아내에게 미안하고 답답합니다. 장으로 보러 마트에 가서 먹고 싶은 음료수 하나를 결제할 때도 두 번 세 번 고민합니다. 친구나 후배를 만나도 차값이나 식사값을 선뜻 나서서 계산하기를 머뭇거립니다.


숨어있는 돈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통장이 생각났습니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마트를 가면서 통장 몇 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통장 3개의 잔액은 몇 백 원밖에 없었습니다. 나머지 한 개의 통장 맨 마지막 줄에는 40만 원이 조금 넘는 잔액이 찍혔습니다.


간절하면 하늘도 돕는다는 말을 곱씹으며 앗싸! 를 외쳤습니다.


다음 날 통장을 들고 은행에 갔습니다. 번호표를 뽑고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차례가 되어 은행 창구에 앉아서 통장의 잔고를 찾고 이 통장은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휴면계좌를 풀고 돈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잠시 후, 은행 직원은 웃으면서 잔고를 모두 찾으시냐고 물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모두 찾아달라고 말했습니다. 은행 직원은 잔고가 모두 '백육십만 원'입니다. 라며 출금증을 작성해 달라고 했습니다.


헉! 이게 웬 횡재일까요? 어제 통장에는 40만 원으로 끝났지만, 통장정리가 미쳐 끝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기쁘고 좋은 마음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예상보다 60여만 원이나 더 들어있었습니다. 갑자기 씀씀이의 계획이 머릿속에서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아내를 위한 자그마한 선물을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대접받거나 얻어먹었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크게 한턱 쏘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공짜 목돈이 생겼다고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려다 그만두었습니다. 신나고 기뻤지만, 감정을 숨기며 돈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돈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은행 직원이 웃으며, 출금증을 다시 작성해 달라며 새로운 출금증을 내밀었습니다.


웃으면서 출금증을 작성했지만, 은행 직원은 이번에도 출금증을 다시 내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객님! 잔액란에 표기를 잘못하셨습니다. 통장 잔액은 백육십 원!입니다."


출금증에 백육십 원을 백육십만 원으로 기입한 것입니다. 순간,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은행 직원은 친절한 웃음을 잃지 않고 100원, 50원 그리고 10원짜리 동전을 하나씩 친절하게 세어주며 제게 내밀었습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도망치듯 은행을 빠져나왔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은 한 여름 뙤약볕을 걷는 기분입니다. 주머니 속에서 굴러다니는 동전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오랜만에 한턱 쏜다고 이미 문자를 보낸 친구들에게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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