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성공의 아버지...

모두들 행복한추석 보내세요.~

by 주부아빠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서울사랑 상품권인 제로 페이를 구매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70만 원까지 구매할 수 있는 제로 페이를 63만 원에 사는 것입니다. 지난 3월에는 여유 있게 샀습니다.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매달 제로 페이 상품권 구매를 실패합니다. 현금 7만 원을 아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계속해서 구매를 실패합니다.


우리 집은 제로 페이 사용 횟수가 점차 늘어났습니다. 아이들 학원비와 자동차 점검이나 수리 비용, 그리고 아내의 당골 미용실에서도 제로 페이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제로 페이 사용이 늘어나면서 70만 원을 63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선물도 사야 하고 아이들도 2학기 등교를 시작해서 지출과 구매가 다른 달보다 많아졌습니다. 꼭 제로 페이 상품권을 구매해야 우리 집 살림이 견딜 수 있습니다.


제로 페이 상품권 구매 날... 우리 지역의 구매시작 시간은 오후 2시입니다.


근무하는 아내에게 1시 30분부터 대기하라고 다그쳤습니다. 지난달에는 2시 정각에 들어갔으나, 벌써 구매가 종료되었다는 메시지만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5분 전부터 앱을 켜고 구매 버튼이 나오는 화면까지 들어가서 대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내에게도 스마트폰 앱을 구매 직전 화면까지 들어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아내와 아빠가 모두 성공하면 14만 원을 절약하게 됩니다. 14만 원이면 추석선물 2세트, 시댁과 처가를 방문할 때 싹수 고갈 고기 세트, 아니면 아이들 가을 옷을 사 줄 수 있는 금액입니다. 무조건 성공해야만 합니다.


구매시작 5분 전부터 구매 화면을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합니다. 우리 동네 제로 페이 상품권 구매 화면이 생성되기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2시 정각이 되자마자, 구매 화면이 생겼습니다. 구매를 눌렀는데, 대기시간 6분이란 메시지가 뜹니다. 어!... 이게 뭐야!... 황당해하는 순간 5분으로 줄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다시 4분으로 줄었습니다. 시간이 더 줄어들라고 기도하며 기다리는데 손에 땀이 납니다.


초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마셨던 몇 잔의 커피 때문에 방광이 차올랐습니다. 1분이 되어서는 시간이 좀처럼 흐르지 않습니다. 아랫배는 땡땡 해졌고, 손엔 땀이 나고, 구매는 해야 하고....죽을 맛입니다.


드디어 구매했습니다. 참고 기다린 보람이 생겼습니다. 모든 결제가 끝나고 아내에게 곧바로 전화했습니다.


"어떻게 됐..."


어떻게 됐냐고 물으려고 할 때, 아내는 "했어요!"라는 말만 하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회사 일이 바쁜 모양입니다. 아내에게 수고했다는 문자만 남겼습니다.


제로 페이 구매를 여러 번 실패하다 보니, 요령 아닌 요령이 생겼습니다. 대기하고 기다리며 순간의 찰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과 간절함이 성공을 만들었습니다.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우리 집 경제를 위해서 집에만 있는 아빠가 뭔가를 했다는 자부심까지 차오릅니다.


시원하게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이번 추석은 조금... 아주 조금은 넉넉한 우리 집만의 명절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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