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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 Mar 12. 2022

#1. 그리고 쓰다.

일상을 그리고 쓰다

화가 , 작가....

나에겐 너무나 멀었던 꿈이었다.

어릴 때 꾸었던 꿈은 현실과 일상에 밀려 한참을 멀어졌었다.

그저 환상 같은 위대한 꿈이어서 '내가 하겠어?'라며  자신을 믿지 못한 것도 있다.

그래서 그 꿈은 멀리 미래로 보내 버렸다..

나의 롤모델은 미국의 국민화가 모지스 할머니이다. 일생을 성실하게 살며 모든 의무를 다 한 뒤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전 미국인의 사랑을 받은 모지스 할머니.

나도 모지스 할머니처럼 할머니가 되어 여유가 생기면 그림을 그리리라 생각했다.

왜 그렇게까지 할머니가 된 이후의 꿈을 꾸게 되었을까 싶을 것이다.

나는 싱글맘이다.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 세 자식을 키우며 가장으로 살아야 했기 때문에 내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무거웠다. 치열하게 나를 곧게 세우며 살아가기도 바빴다. 그러다 보니 꿈은 꿈이었고 그래서 그 꿈을 멀리 보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꿈이 있었기에 현실을 열심히 살 수 있었다.

그래도 가끔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고 그려보려 했지만 내 손은 전혀 그리 지를 못했다. 뭘 그리지 어떻게 그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그림을 드디어 그리게 된 것이다.

정말 우연히도 찾아온 드로잉 클래스.

드로잉 클래스가 생기는데 한번 해볼래 하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드로잉 수업이었다. 큰 기대 없이 갔던 수업 첫날 나는 머리에 지진이 난 것 같았다.


'그림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화가만 그리는 게 아니다. 누구나 그릴 수 있다.'

'일상에서 나의 생각을 담고 글 쓰듯 하면 된다. 소재도 거창할 필요 없다. 일상에서 보이고 만나는 모든 것에 마음을 담아 그리면 그게 바로 작품이다.'

'소박한 일상의 그림이야말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림으로 말을 하라. 화가처럼 잘 그릴 필요도 없다. 나만의 그림을 그리면 된다'


이제껏 생각했던 그림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리는 시간이었다.

나의 그림 선생님은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고 화가의 길을 걸어온 분이셨다.

6개월간 그림을 배우며 그리는 동안 얼마나 많은 울림과 깨달음을 얻었는지 모른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경지에 이른 명인의 명언이었다.

펜드로잉

선생님의 그림 수업은 내손에 연필을 잡게 했고 그리게 헸다.

신기하게 그리고 있었다.

일상의 물건들, 길 가다 만난 풀, 담벼락, 지붕, 골목길, 마을 풍경 등 눈에 보이는 풍경들에 마음을 담고 그렸다.

수채화

그림을 그리게 된 것도 신기했지만 그림이 그럴듯하게 그려진 것도 신기했다.

매일 1일 1 그림을 그리며 점을 찍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놀라웠다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졌고  유심히  자세히 관찰하고 살피게 되었다. 무엇을 그릴까 생각하며 같은 장면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풍경

발밑에 걸리는 돌멩이 하나 풀잎 , 골목길, 내가 쓰는 물건들, 풍경들이 예사롭지 않고 귀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매일 무엇을 그릴까를 생각하니 보는 것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찰나를 놓칠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일상의 소중함.

그것을 그림과 글로 기록하는 힘.

그것이 모이면 작품이 된다는 사실.


나의 할머니가 되어 그림을 그리겠다는 미래의 꿈을 훌쩍 당겨와 현재로 가져다 놓은 일대 사건이었다.

매일 그림을 그리며 나의 일상과 생각을 그림과 글로 담아볼 계획이다.

나의 그림이 세상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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