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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재 May 20. 2024

유럽 해변 같은 Hyatt Regency Bali

feat. 고퀄리티 뷔페




5월의 발리는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습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사누르(sanur) 해변 근처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발리(Hyatt Regency Bali)도 습한 건 매한가지였다. 그런데도 종합해보자면 다시 가고 싶은 숙소였다. 


구글에 검색해보니 하얏트 리젠시는 하얏트의 고급 버전이라고 한다. 기본 베드룸이 1박에 25만원 정도였다. 체크인 할 때 프리미엄 룸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줬다. 전체적으로 나무의 재질이나 천 색깔 같은 것들이 유럽 지중해 호텔을 연상시켰다. 향이나 분위기도 내가 선호하는 사찰st였다.



테라스 모습



프리미엄 룸은 '베드 공간'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이블 공간'이 나뉘어진 모습이었다. 변기는 입구 쪽 화장실에 있고 샤워실은 베드 옆에 있다. 세면대도 2개다. 묘하게 하수구 냄새가 나는 듯 하지만 습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중앙 정원과 이어지는 테라스 공간은 오픈된 공간이어서 사생활 보호는 안 된다. 옆방 투숙객과 인사를 나눌 수 있다. 테라스 테이블과 의자에는 꽃잎과 나뭇잎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나름대로 매력 있었다. 다만 벌레를 못 참는 사람이라면 발리에 머물기 참 힘들 것 같다.

방 내부


하얏트 리젠시 발리는 로비와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놨다. 모네의 그림 같은 연못 주위로 오리들이 뒤뚱뒤뚱 걷는다. 오리는 줄을 서서 걷는 게 유치원생들 같아서 귀엽다. 발리 전통 악기 처럼 보이는 타악기를 연주하는 소리도 수시로 들리는데 정감있다. 내부를 거닐기만 해도 행복감이 차오른다.

뒤뚱뒤뚱 오리



꽃꽂이 중인 직원. 헬리코니아라는 꽃이라고 한다

수영장은 군데 군데 나무가 심어져 있어 파라솔과 물 위로 그림자가 이쁘게 내려앉는다. 하늘빛과 민트, 파랑 같은 색들이 조화를 이룬다. 오전 10시쯤 수영장으로 나오니 사람이 바글바글 했다. 체크아웃 전에 즐기기 위한 투숙객들인 것 같다. 


수영장과 이어져 있는 프라이빗 비치도 잔잔하게 빛났다. 편안하게 뛰어들기에는 죽은 산호 조각들이 밟혀 발바닥이 괴로웠다. 스노클링도 시도해봤는데 물이 얕고 모래가 많아 시야가 흐렸다. 더 깊이 들어갔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려면 꽤 멀리 나가야 했다. 그래도 발리 해변이 별로 안 예쁘다는 말은 헛소문이었다. 물 밖의 모습 만큼은 기대했던 동남아 바다였다. 


수영장이 기본 1.2m는 넘는다. 깊어서 좋았다. 어린이용 풀도 있다

해변이 멍하니 누워있는 게 너무 좋아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수영장과 해변 사이에는 일반 여행객들이 통과하는 길이 나있는데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자전거 타는 아이들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딸랑딸랑 자전거 벨소리가 정겨웠다. 


해변에는 책을 보거나 태닝을 하는 서양인들이 많았다. 비키니를 끄르고 등을 태우거나 얼마나 오래 잠들었는지 온몸에 빨갛게 익어버린 사람들. 나른해지는 시간이었다. 한국인 가족들도 종종 보였고 많지는 않았다.

때마침 스페셜 브런치 뷔페가 오후 3시까지 있었다. 음식과 음료는 무제한이고 술은 따로 사야했다. 술까지 포함한 무제한 패키지도 따로 있었는데 거의 2개 값이었다. 피자가 맛있었고 모든 음식이 정성스러워서 인상 깊게 남아있다. 고기도 종류별로 있고 과일도 다양하다. 디저트는 맛이 아쉬웠다.


2박3일 있는 동안 룸서비스도 한번 시켜먹었는데 피시 앤 칩스 튀김옷이 너무 바삭해서 기억에 남는다. 안의 생선도 신선했다. 나시고랭, 미고랭은 당연히 맛있었다. 

돈 아끼려고 중국을 경유하는 비행편을 선택해 이동이 힘들긴 했지만 이 숙소만큼은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바로 옆 안다즈 발리도 방문해보고 싶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건지 하얏트 리젠시에서 보여준 숙소 지도에 안다즈 구역도 함께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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