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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마스크’로 마음 무장하기

이 지긋지긋한 마스크, 언제쯤 벗어던질 수 있을까요? 

코로나로 2년 넘게 마스크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거 아시는지요. 이 마스크 덕분에 감기 환자도 줄고, 알레르기 환자도 줄어서 병원이 울상이라는 것을요. 마스크는 우리의 몸을 보호해주고 있지요.  코로나 블루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에 젖어 있습니다. 물리적인 마스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서적마스크입니다.     


우리 몸은 마음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오감, 오장육부, 이런 것이 다 연결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오감은 다섯 가지 감정을, 오장육부는 우리 몸속의 내장기관을 말합니다. 베지 닥터인 제가 처음 예과 1학년 때 이런 말을 수업시간에 듣고는 너무 의아해서 이런 것을 나보고 믿으라고? 정말 이렇게 되는 게 맞는 걸까? 하면서 회의에 젖기도 했습니다. 수업 시간에 들으면 수긍이 되다가도 여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의학 상식과 배치되어 마음이 복잡했었습니다.      


출처 : pixabay

그런데 최근 제가 코로나에 걸리면서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와서 주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 코로나입니다. 지난 4월에 코로나에 덜컥 걸렸습니다. 맨 처음에는 목이 타는 듯이 아프고, 열이 나고, 온몸이 특히 살이 많은 엉덩이 쪽이 너무 아팠습니다. 꼭 예리한 칼로 난도질을 하듯이 게다가 타는 듯 한 화상과 같은 열감이 순간적으로 심해져서 진통제, 항생제, 팍스로비드로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입원한 상태에서 골절이 되어 우여곡절 끝에 진료를 시작했던 시기였습니다. 환자로 있다가 의사로 변신해 병원 근무를 하려니 유언비어가 난무했습니다.  환자들이 치료를 거부하고 심지어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 분도 계셨습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수많은 풍문들이 확대 재생산되어 걷잡을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던 때입니다. 당연히 입맛도 없어서 밥을 못 먹었습니다. 그리고 발을 다쳐서 외부 출입이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아침에 기력이 없어서 일어나지 못하고, 점심때쯤 돼야 기운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몸에 나타난 증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몸이 아프다 보니 마음까지 우울해져 천 길 낭떠러지로 매일 바닥을 헤매게 됐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몸이 아픈 것보다 어쩌면 마음이 더 아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몸이 아픈 건 눈으로 보이고, 통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아픈 건 딱히 보이는 것도 없다는 데 문제가 심각합니다.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새도 없이, 짜증이 나고, 신경이 예민해지고, 화가 나거나 아니면 반대로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고, 슬픔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그나마 정신력이 강하거나, 자존감이 어느 정도 높은 상황이면 이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의식의 상태를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상하거나 무너져 버립니다. 그래서 심각성이 더 큽니다.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1위는 암, 2위는 심장질환, 3위는 폐렴, 4위 뇌혈관질환, 5위가 자살입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아주 많습니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자살하는 순위가 무려 5위에 달합니다.     


 

가장 핫한 트렌드, 뇌과학  


   

한의학에서 주장하는 감정이랑 장부가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며 전폭적인 믿음을 보내지 못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뇌과학의 발달로 뇌와 감정과 장부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뇌과학 출처 - pixabay



이러한 까닭에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 중에 하나가 뇌과학일 것입니다. 

뇌과학(腦科學, brain science)이란 건강한 뇌는 어떻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지적 능력이 어떻게 기대 이상의 통찰력을 만들어 내는지 등의 물음에 답을 구하려는 학문입니다. 이를테면 뇌의 복합적인 기능과 구조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인간이 가진 가능성의 한계에 대해 답을 구하는 분야입니다    


 

자율신경 교감 부교감 신경     



우리 몸에 자율신경이 있는데 이것은 내가 몸에 명령하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신경을 일컫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심장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서 내가 심장에게 명령하지 않아도 스스로 심장이 뛰어서 전신으로 피를 보내는 펌프 운동을 합니다. 24시간 쉬지 않고 반복합니다. 긴장하거나 흥분하거나 하면 몸에 혈액이 많이 필요하므로 심장 박동이 빨라집니다. 느긋하고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가 되면 혈액이 상대적으로 덜 필요하므로 심장 박동이 느려집니다. 일일이 명령해 주지 않아도 알아서 스스로 해준다고 하여 자율신경입니다. 


여기에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교감신경은 위급 상황에 크게 상승합니다. 옛날 원시시대 맹수가 우리를 향해 돌진한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럼 맹수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르니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면서 뛰어 도망가야 되겠지요? 그러면 박동은 빨라지고, 근육 특히 도망가는데 필요한 팔다리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킵니다. 이것이 교감 신경이 높아진 때입니다. 현대는 그런 맹수의 공격은 없지만 각종 스트레스 상황이 바로 교감신경을 높이게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부교감 신경은 우리 마음이 편안하고 느긋하고 안정적일 때 높아집니다.  맹수의 공격에서 벗어나서 푸른 초원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따듯한 햇빛을 받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며, 집에 돌아가서 편안히 쉴 때를 말이지요. 그러면 팔다리 근육은 기운이 좀 빠지고, 심장 박동은 느려지고, 대신 소화기관들을 소화액을 분비하여 소화를 원활하게 만듭니다. 릴랙스 되어 편안한 상태에 이르게 되지요.      



사려과다 思慮過多     



제가 본과 3학년 때 비계 내과 시간에 가장 많이 듣던 말 중에 하나가 사려과다라는 증상이었습니다. ‘사려과다(思慮過多)’란 생각과 근심이 지나치게 많다는 뜻입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비장(脾臟)이 상합니다. 한의학적으로 인체를 오장육부로 나누는데 비장은 세 번째 장부로 소화기계를 통칭하는 기관을 말합니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식욕이 없어지거나, 반대로 폭식을 하게 됩니다. 아니면 소화 불량으로 체하게 되지요. 우리 내장은 스트레스, 감정 이런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오감을 오장으로 연결시켜 두었습니다. 한의학에서 말했던 것들이 최신 뇌과학으로 그 비밀이 차츰 밝혀지고 있습니다.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오장이 노怒 희喜 사思 우憂 공恐 오감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지나치게 화내거나,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우울하거나,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 다 우리 몸을 상하게 합니다.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우리 몸은 상호 밸런스를 잃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런 공부를 할 때마다 우리 옛 조상들의 지혜가 너무 귀합니다. 현대의학을 넘어선 초과학입니다. 요즘 양자 역학 이런 말들로 한의학적 이론들이 하나씩 그 비밀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 다 증명되지 못한다고 과학이 아닌 것이 아닙니다. 감정 컨트롤을 하여 내부 장기도 균형 있게 건강해진다는 신박한 이론이 좀 더 쉽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를 기대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하나입니다. 일체 유심조를 외치는 특정 종교의 슬로건 같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같이 다칩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무 슬퍼서 애간장이 끊어진다’. 한의학적 이론에 딱 맞는 말입니다. 



코로나로 마스크가 일상이 되어 버린 삶입니다. 입과 코만 가리는 마스크가 아닌 정서적 마스크를 써서 감정의 유해물질을 차단해야 합니다. 정서적 건강을 잘 지켜나가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힘든 상황에서 몸을 지키듯 마음을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프랑스의 약사 에밀 쿠에가 전해준 마음 처방전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Day by Day, in every way, I am getting better and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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