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7 금
우리 가족은 외식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20살 이전에는 가끔 있었던 것 같지만,
어머니가 항암치료를 받으시고 난 후부터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 외식을 하지 않아도 별로 아쉬운 건 없지만,
용돈을 받아 쓰던 시절과 스스로 돈을 버는 지금은 마음가짐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용돈을 받아쓰던 때는 부모님이 사주시는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다녔는데, 막상 내가 돈을 벌어 부모님께 대접해드리려고 하면, 자꾸 나가기를 거부하신다.
어쩌다 한번 곤드레밥 정식 같은 가벼운 메뉴를 제외하곤 대부분 집에서 식사를 하신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노선을 바꾸기 시작한 기억이 있다.
밖에서 사드시는 걸 자꾸 피하시니, 내가 집에서 요리를 만들어드려야겠다고. 파스타, 감바스, 카나페 등등 평소 많이 드셔보시지 않았던 음식들을 집에서 가끔씩 만들어드리곤 하는데, 생각보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많이 놀랐던 기억도 있다. 진작 시도했으면 좋았을걸 후회하면서도, 다음엔 어떤 음식을 만들어드릴까 하는 기대도 함께한다.
외식을 자주 한다는 건, 가족끼리 그만큼 자주 모이고, 화목한 가정이라는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외식을 자주 하지 않아도, 우리 가족은 충분히 화목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식할 돈을 현금으로 드리면 더 좋아하시는 것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