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8 토
그가 편지를 하면서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평소 글쓰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언제나 어디서나 글을 남기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취미 생활 덕분이었는지, 그는 자신의 주변 지인들이게 가끔씩 손 편지를 써 건네주던 시절이 있었다.
특별한 날이든 그렇지 않은 평범한 날이든,
그저 그가 편지를 써야겠다 마음먹은 날에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곤 했다.
매일 보는 친구에게 응원의 내용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소개와 함께 앞으로의 인사를,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에게는 안부를 묻는 편지들을 뜬금없이 쓰곤 했다.
그는 언제나 생각했다.
'편지는 언제 어떤 상황에 전해지든 받는 상대에게는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일 거야.'
어디선가 들어 본 이야기, 그는 이 이야기를 좋아했지만 편지를 쓰는 이유는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냥 좋았다. 주변사람들에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방식이 그가 생각하는 낭만이었기에.
하지만, 그는 이제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다.
더 이상 그에게는 편지를 써 건네는 것이 낭만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생각하는 낭만의 방법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고, 그것은 그만의 주변 지인들을 아끼는 방법이었다. 그는 착각하고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을 터인데, 언제든지 틀어지고 깨질 수 있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인데, 그는 자신 있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편지를 건네는 순간, 그가 느끼는 상대방이 기분이 좋길 바라는 작은 마음. 그 마음은 진심이었고, 언제까지 이어지길 바랐지만, 그가 보낸 편지들은 관계가 깨짐을 시작으로 그저 한낮 쓰레기가 되어버린다는 생각.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간관계 속에서 그의 낭만은 쓰레기가 되어 버리기에. 그는 편지를 쓰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가 편지를 하면서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에게는 그 시절이 그의 낭만이 가장 가득하던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