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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거짓말이었다.

2025.02.23 일

by JasonChoi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의 과제이다.

우정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언제나 항상 최우선 순위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친구들과 함께하기 좋아하고, 무슨 일이 있든 친구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시간이 쌓여갈수록

친구들을 하나씩 잃어가게 되는 순간들이 점점 더 많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지내왔다고 해도,

사소한 계기로 인해 친했던 이들을 떠나보냈다.

처음에 친구를 잃었던 순간과, 마지막에 친구를 잃었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처음보다는 마지막이 덜 상처받게, 덜 아쉽게, 덜 미련 없게 보낼 수 있었다.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 또한 학습하고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상대 혹은 나의 날카로운 말이나, 투박한 행동으로 서로의 관계가 끝에 다다르는 경우, 더 이상 의미 없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에게 정말 마법 같은 두 마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네 말이 맞아. 내가 미안해.'


내가 이 두 마디를 내뱉는 순간, 상대는 두 가지의 절대적인 패턴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나의 숙이고 들어가는 대답에 더욱 흥분하여 화를 내는 쪽과, 자신도 실수했음을 인정하고 나에게 사과를 건네는 쪽이다.


그럼 이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너무 쉽게 결정된다. 더욱 불같이 화를 내는 쪽과는 '너는 떠들어라. 나는 이제 너랑은 정리하련다.'이고, 자신도 미안하다는 쪽과는 '그래, 나도 잘못했으니까 서로 잘 풀어야겠다.'이다.


나는 꽤나 많은 그룹에서 중립의 입장을 지키는 사람이었기에, 누군가의 다툼에 끼어 곤란한 경험도 정말 많이 해보았다고 느낀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보고 배우고 느낀 것들은 누구 하나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절대로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모든 가까운 사람들과의 싸움에서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선택지를 택하고 싶었다. 내가 손을 먼저 내밀었을 때, 이것을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친구인지, 내가 먼저 내민 손을 볼 생각도 없이 그저 나를 이겨먹어야 하는 사람인지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지금처럼 말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내가 뱉는 '네 말이 맞아. 내가 미안해.' 말은 거짓말이기도 하다. 너무 억울해서 나도 상대의 한마디 한마디에 전부 반박하여 논리로 논파해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내가 받아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정말로 싸움이 돼버리니 말이다.


조금은 서툰 방법일지라도, 지금의 나의 삶에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느낀다.

어디선가 보았던 글귀가 있다.


'인간관계는 잘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잘 좁히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라는.


이제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만 챙기기에도 벅찬 때이기에, 별 의미 없는 관계들에 내 감정을 낭비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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