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4 월
내 삶에서 해외여행은,
중학교 시절 하와이,
20대 후반의 태국,
30대 중반의 태국과 베트남이 전부이다.
하와이에 다녀온 때는 너무나 어렸고,
20대 후반의 첫 해외여행인 태국은 너무나 더웠고, 무지했다.
30대 중반의 태국과 베트남은 나름 너무나 즐거운 여행이었다. 왜 더 어린 나이에 해외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많이 후회를 하게 했던 여행이었다.
하와이야 어린 시절 부모님 돈으로 갔던 여행이고,
첫 번째 태국은 아무것도 모르고 친구를 따라갔던 여행이었다. 두 번째의 태국과 첫 번째의 베트남은 시간과 경비의 한계로 인한 비교적 가까운 나라의 여행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것을 찾아보고 공부하고 다녀온 여행이어서 더욱 즐거웠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내 일생의 가장 중요한 버킷리스트인 아이슬란드 여행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는 스페인 여행,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꿈꿔보는 미국 NBA 직관, 야생동물을 관찰하기 위한 케냐 나이로비 사파리 투어 등 가고 싶은 곳이 넘쳐나지만,
위에 언급한 여행은 아무래도 준비하는 시간과 경비충당의 문제로 선뜻 출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는 가끔씩 상상 속에서 외국여행을 다니곤 한다.
내 상상 속에서 오늘의 나는 2번 여행을 갔던 태국에 다시 와 있다.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밤 비행기로 태국을 향했고,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내려, 미리 예약해 둔 패스트트랙으로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온 뒤, 택시를 타고 가까운 호텔로 향한다. 이번에는 가성비 여행이기에 1박에 3만 원이 채 안 되는 작은 호텔을 예약했지만, 도착해 보니 내 마음에 쏙 드는 숙소였다.
혼자 쓰는 방이지만 퀸사이즈 침대에, 작은 발코니, 깔끔한 화장실. 기본적인 컨디션이 내 상상을 훨씬 웃도는 상태였다. 아침에 일어나 발코니로 보는 방콕의 아침을 상상하며, 첫날 기분 좋게 잠이 드는 것이다.
오늘의 상상은 여행의 첫 시작 부분이었다.
친구들과 가는 국내여행은 장을 보러 가는 순간부터 설레고, 혼자 떠나는 해외여행은 여행의 첫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하는 법이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첫날의 상상이지만, 내가 다녀온 태국의 기억이 덥지만 걷는 게 신나고, 로컬 푸드에 적응하는 맛이 있고, 어딜 가도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고, 마시는 순간 체력을 풀충전 시켜주는 땡모반의 나라이기에 무엇하나 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하게 느끼게끔 해주는 매력이 있다.
요 며칠간 나는 내 상상 속에서 태국여행을 다시 한번 다녀오게 될 거 같다. 내 상상의 태국여행이 끝에 다다랐을 때쯤, 현실에서 비행기를 타고 훌쩍 외국으로 떠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