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8 금
학창 시절부터 너무나도 좋아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는 정말 친한 사이였었다.
어느 정도로 친했냐면, 학교를 가야 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매일을 저녁 11시 즈음부터 새벽 3~4시까지 통화를 하다 잠이 들고는 했다.
주변에서는 서로 사귀고 있는 사이가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들었었고, 그 정도로 가깝게 지내곤 했었다.
새벽 6시에 만나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다 학교에 가고, 하루종일 문자를 주고받고, 또 저녁에 통화를 하고. 하지만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저 정말 친한 친구였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너무 행복한 꿈을 꾸었던 기억이 있다.
꿈에서 그 친구와 나는 연인 사이였고, 함께 손을 잡고 걷거나, 밥을 먹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그런 데이트를 즐기는 꿈이었다. 사실 손을 잡고 걷는 것만 빼면, 당시에도 그 친구와 밥을 같이 먹고, 예배를 함께 드리곤 했지만, 연인의 사이는 아니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생각한다.
그것은 일장춘몽이었다.
그 꿈을 꾸고 난 후에도 우리는 계속 친하게 지냈지만,
용기가 없던 나는 그저 그렇게 친구로만 옆에 있을 뿐,
고백 한 번 하지 못하고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그 친구는 다른 사람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나는 여전히 그 친구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고, 연락도 점점 뜸하다가 끊어지게 되었다.
지금도 그때 꾸었던 꿈이 가끔 생생하게 기억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꾸었던 그 친구의 꿈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 꿈의 나는 화사한 봄 같은 마음이었고, 내가 보는 그 친구 또한 따뜻한 봄날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지금도 봄이 오면 가끔 생각이 난다.
그날 내가 꾸었던 꿈은 일장춘몽의 결과로 끝이 났지만,
이만큼 많은 시간이 흐린 뒤 떠올려보면, 흐뭇한 미소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되어 내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