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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글위글 May 15. 2020

저는 팔려 온 것인가요?

-결혼 이주민 여성의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22살 완벽한 몸매를 가진 베트남 처녀와 남은 평생을 함께하세요.” 어느 국제결혼정보업체에 등록되어 있는 멘트다. 1990년대부터 남성의 비율이 월등히 많아지게 되었고, 특히 농촌에서 생활하는 남성들의 경우에는 혼인을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에 농촌생활을 주로하고 생활력이 좋은 동남아 여성들을 국제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배우자로 삼기 시작했다. 국제결혼의 비율은 외국인 남성에 비해 외국인 여성이 훨씬 많았고, 대부분이 개발도상국, 후진국에서 오는 여성들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결혼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이 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2017년에 국제결혼은 11만이 넘는 쌍이 이루어 졌지만, 실제로 이혼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5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중 1개월 이하가 40.4%에 달한다 할 정도로 정말로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쌍이 이혼을 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이혼 사유는 무엇일까?

 아마 실적을 위한 결혼정보회사의 선정적인 광고와 불평등한 남녀관계 때문일 것이다. 국제결혼은 대부분이 결혼 적령기를 넘은 한국 남성들이 국제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자신의 배우자를 찾는 것이다. 여성의 사진이 나열된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고르면 결혼정보업체가 만남을 주선해 계약 한다. 결혼정보업체는 결혼 성사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품평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여 이미지를 상품화한다. 

여성은 계약상 을의 관계이기에 배우자의 정보는 물론 선택권도 없다. 행복한 결혼을 위해 먼 길을 왔지만 아버지벌의 배우자, 신체적 장애, 심지어 빚이 많은 경우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가장 큰 문제는 가정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남편을 믿고 의지하며 낯선 타국에 왔지만 서로를 알아갈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사랑으로 이어진 관계라고 하기 보다는 돈의 거래가 오갔기 때문에 남성들이 이주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이 아닌 이주여성의 생존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종속관계’에 머문다는 문제이다. 이는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확률 또한 높다.

 결혼이주여성이 가정폭력을 당해도 신고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적취득이 실질적으로 배우자에게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주여성이 결혼한 뒤 귀화시험을 보려면 최소 2년간 국내에 체류해야 한다. 한국국적 취득을 위해서는 배우자의 신원보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혼취득 이전이라도 결혼이주여성이 가정폭력 피해를 입증하면 합법적으로 체류 자격을 연장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혼 판결문에 이혼 귀책 사유가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음이 명시 되어야한다. 배우자가 국적 취득 등을 불모로 이주여성을 협박하거나 폭력을 행사해도 이주여성이 신고를 꺼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불어 환경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혼소송조차 힘들다. 이혼소송이 자칫 잘 못 되어 이혼이 안됐을 때 그들에게 돌아갈 가정폭력이 이전보다 더 심해질 것이다. 

<한국경제_2019.07.08, A29면에 실린 김순신 기자의 기사 일부분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결혼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 가정 폭력을 경험한 이들 중 약 80%는 욕설과 같은 언어적 학대를 당했으며, 과반은 한국생활방식의 강요와 폭력의 위협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남편에게 맞은 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내 가족을 지키고 싶었고, 그래서 남편이 시키는 대로 다 했다. 손빨래를 하라고 하면 손빨래를 하고, 세탁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안하고, 온수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냉수를 사용했다. 무엇이든지 남편이 시키는 대로 따르려고 했다.”-<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p.63> 실제 이주여성의 인터뷰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여전히 이주여성의 가정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도 마련이 미흡한 한국사회에서 이주여성이 실효성 있는 도움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도 현명한 방법은 그들 곁에서 많은 사람이들이 꾸준히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이주여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한마디, 그들이 사회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만들어 주기, 도움이 필요한 이주여성에게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 연락을 취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이러한 관심은 이주여성에게 용기를 주며 한국제도를 바른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위글위글'은 이를 묵인하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알림으로써 다문화, 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의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다음 링크를 통해 전국에 위치한 다문화가정 지원센터 번호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36568&cid=58550&categoryId=58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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