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아. 엄마의 미니미들.
오늘은 너희들에게 편지를 써보려고 해.
지난 한 해, 엄마는 너희로 꽉 찬 한 해를 보냈단다.
이솔이는 어엿한 유치원생 언니가 되었고, 걷지도 못했던 해솔이는 이제 뛰어다니는 말괄량이가 되었지. 너희가 너무 빨리 커서 엄마는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아쉽단다. 아직은 너희에게서 나는 아기 같은 살 냄새가 영영 사라져 버릴까 봐, 엄마가 조금만 웃겨줘도 꺄르륵 웃는 그 모습이 없어질까 봐. 하루하루가 너무 좋으면서도 아쉬워. 이런 마음이 더욱 커지는 이유는 곧 엄마가 회사를 가야 해서 일지도 몰라.
올해는 엄마도 다시 회사를 다닐 거란다. 엄마도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게 될 것 같아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해. 너희들에게 이전만큼 다정하게 대해주지 못할까 그게 제일 걱정이 된단다. 회사일에 치여서 지금처럼 민첩하게 너희의 반응을 알아채지 못할 것 같아. 너희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돌아왔을 때, 집도 깨끗하지 못하고 매일 맛있는 밥을 해주지 못할 수도 있어. 엄마로서의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 벌써부터 두렵단다. 그래도 엄마는 이제 엄마의 자리로 돌아가야 해.
다행히 엄마가 단축근무를 할 수 있어서 너희의 일상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아. 아직도 정확한 근무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고민스럽지만 최대한 너희에게 변화가 없도록 엄마 아빠가 노력해 볼게. 1년이 넘는 공백과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회사로 돌아갈 때는 패널티처럼 느껴지네. 가기 전부터 벌써 위축되는 느낌이야. 마치 나이 많은 신입이 되는 느낌이랄까. 엄마도 실은 걱정이 많단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견뎌내 보려고. 집으로 돌아와 마주할 너희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 볼게. 엄마를 많이 응원해 주렴.
올해 너희와 꼭 해보고 싶은 일
*회사 휴가 내고 유치원/어린이집 빼고 평일 데이트 하기. 이솔/해솔 각 1회.
*박물관, 전시회 다녀보기. 5회
*날씨 좋을 때 캠핑 가기. (서울대공원 캠핑장 2회 정도) / 공원으로 피크닉 가기
*가족사진 찍기
*영상 많이 찍어주기 -> 릴스 만들어주기
*매일 저녁 책 읽어 주기
*한 달에 한 번 같이 요리해보기
일단 엄마가 생각해 본 건 이건대, 아직 해솔이는 말을 못 하니 이솔이 너의 의견도 물어볼 생각이란다. 우리 이솔이는 똑 부러지는 아이니 올해 계획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 엄마의 올해 목표는 '한결같은 엄마'가 되기야. 회사에 복직해서 힘들더라도 너희들 앞에서는 한결 같이 안정적인 모습의 엄마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남은 두 달 동안 운동도 열심히 하고 책도 읽으면서 마음도 단단하게 만들 예정이란다. 이제는 엄마의 새해 계획에서 너희들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너희가 엄마의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엄마도 아직은 초보 엄마라 많이 흔들리고 부족할 수도 있지만 잘 이겨내 볼게. 너희의 곁에서 때로는 너희의 뒤에서 항상 응원하고 지켜봐 주는 엄마가 될게. 사랑해 이솔 해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