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0707 10:05AM 수정 20240707 12:16PM
2018년부터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과목에 절대 평가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절대평가는 특정 점수 이상을 받은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이 제도는 모든 학생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상위권 학생들 사이의 변별력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모두 1등급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학 입시에서의 변별력이 부족해집니다.
이뿐만 아니라,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고득점을 받은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의 격차가 커질 가능성도 큽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부분은 절대 평가로 진행하되,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는 문제는 상대 평가로 진행하는 혼합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기본적인 영어 능력 평가와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절대평가의 등급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현재 1등급부터 9등급까지의 구분을 더욱 세분화하여,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을 1등급으로 묶는 대신 95점 이상은 1등급, 90~94점은 2등급 등으로 구분함으로써 변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절대 평가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부의 관성적인 태도로 인해 ‘돌연변이’ 수능 영어 절대 평가제도가 계속해서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평가 방식을 고민하고 도입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정채관 교수는 세계적 명문 영국 버밍엄대 공과대학 졸업 후, 영국 워릭대에서 경영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같은 대학에서 응용언어와 영어교육 전공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을 시작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영어시험출제연구실, 영어교육센터, 교육과정연구실, 임용시험센터, 교과교육연구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연구실, 학생평가지원센터 등 핵심 부서를 거치며 영어교육과 평가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쌓았습니다. ⊙ 2019년부터 국립인천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대학원 영어교육전공 책임교수로서 영미아동문학, 영어교육과정 및 교재개발, 영어말하기평가, 코퍼스언어학, AI 활용 번역, 영어 AI 디지털교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광역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원격수업지원자문위원회 자문위원과 한국중등영어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학문적 깊이와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들의 영국 유학기: 13인의 이야기」, 「내 아이와 영어산책: 영잘알 부모의 슬기로운 영어 공부법」,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영어교육」 등의 저서를 통해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ckjung@gmail.com / ckjung@i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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