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인터뷰 일자 확정

드디어 의미 있는 한 발자국을 내딛었다.

by 조근진

April 11, 2023.

아직 한국, 평택 (마음은 평택하늘 상공, 기쁘고 고무적임)

몇 주는 더 기다려야 할 줄 알았던 비자 인터뷰 날짜가 확정되었다.



그러니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진행은 잘 되고 있는 건지, 현재 상황은 어떻고 예상되는 일정은 어떠한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굉장히 답답했다. 법무법인에 전화해서 그들을 귀찮게 만들고, 나의 이미지를 깎아먹는 것보다는 묵묵히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몇 주를 보냈다.

지인들에게 도미를 결심했다는 말을 하면서도 '비자 신청도 안 들어갔는데 너무 섣부른 거 아닌가?'라는 고민도 있었다. 내가 먼저 "이러다 비자부터 발급 안되면 우리 오늘 만남 없었던 걸로? OK?"라는 농담인 척 방어기제를 펼치기도 했다. 기제가 현실화될까 불안했다.

N포털사이트 카페에 들어가서 다른 케이스들로 나의 기간을 유추하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누군가는 4주 누군가는 3개월... 다들 비슷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미국을 가긴 가는건지...



비자 신청 자체보다 앞으로의 일정을 계획할 수 없어서 답답한 면이 더 크다.

현 직장 퇴사부터 출국 준비, 해외이사, 새로운 회사 한국법인 이사님들과 교류 등등 다양한 일정들이 내 아웃룩 달력에서 생성되었지만, 비자 일정이 모든 계획의 시작점이기에 모든 일정은 전부 다 맨 앞에 "?"를 달고 자리 잡지 못한 채 아무런 일요일에나 대충 처박혀있었다. 계획적인 성격이라 세세한 것까지 하나하나 계획하지만, 정작 날짜는 정해지지 않아 부채감만 늘려가는 꼴이다. 그렇다고 계획 세우는 것을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고.

부채감이 적당한 수준에서 해소되길 바랄 뿐이다.



4주면 많이 참았다.

월요일(4/10) 아침부터 법무법인에 전화를 건다. 내가 가진 불안함과 불만들을 사납고 공격적으로 모조리 쏟아내리라!

평소랑 다른 분이 받지만, 일단 교양 있는 하이톤에 극존칭으로 나긋나긋하게 시작한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조근진입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바쁘실 텐데, 문의드릴 게 있어서요~ 제 비자신청 진행상황 여쭙고 싶습니다~"

나의 담당자께서는 이번주 일주일 휴가를 가셨단다. 하!!!!!

눈치 빠른 상대방은 나의 나긋한극존칭하이톤에서 무엇을 감지한 것이 틀림없다.

곧바로 담당자가 휴가 가기 전, 나의 비자는 4/11에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마음이 누구러지는 것을 넘어서 처음보다 목소리 톤이 한 번 더 올라간다.

"어머~ 감사합니다~~~" (이하생략)

그리고 4/11, 비자 인터뷰 일자가 확정되었다는 공지 메일을 받았다.

(법무법인에서 설명해 주었지만 나는 서류준비가 빨라서 신청도 빨랐다고 들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하고 4주를 기다리게 되니 애가 타기 마련이다.)



비자 발급의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이제 모든 일정은 제 자리를 찾아서 움직였고 6월까지의 달력이 그려졌다.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드디어 비자를 발급받는다. 요즘들어 그린레터 발급이 늘어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인터뷰 준비를 잘 해서 한 번에 승인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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