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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파더 Jun 02. 2021

젊은 세대는 공정에 미쳐있다

90년대생이 온다고 하며, MZ세대를 배우려는 트렌드가 인기다. 디지털 네이티브다, 온라인 친화적이다 뭐다 많은 얘기가 있지만, 이것만 기억하시라. 젊은 세대는 공정에 미쳐있다.


그들은 내 실력이 부족하다면, 내가 멍청해서라면 어떤 결과도 달게 받을 용의가 있다. 능력주의(MERITOCRACY)의 신봉자이며, 모든 것이 능력대로 대접받아야 마음이 편하다. 어떻게 아냐고 물으신다면, 답변드린다. 내가 그렇다.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목을 매는 세태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 또한 안타까운 마음이다. 허나 이러한 현상을 단순하게만 생각해선 안 된다. 그들은 단지 공정함을 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물론 경제적 안정도 조금...) 시험을 통해서 내가 공부한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면 붙던 안 붙던 젊은이들은 납득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공정하지 못함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규칙에 명시되지 않고 숨어있는 무엇인가를 극도로 꺼리는 것 같다. 인맥을 통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취업에서 떨어진다면 그 절망감을 더 견디기 힘든 것이다. 축구경기를 하는데 룰을 전체공개하지 않고, 심판과 몇몇 선수만 아는 규칙이 있다면 얼마나 희한한 일인가. 공시라는 건 적어도 시험의 룰은 다 나와있고 뭐하면 되는지 명확한,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지 않나. 그것만 해도 젊은이들에게는 엄청난 거다.


그렇기에 MZ세대가 힘들어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연공서열의 조직문화다. 프로야구 선수가 연공서열대로 연봉을 받는다면 재밌을 것 같다. 20년차 연봉 높은 차장/부장이 타석에 들어가 일부러 아웃당하고 벤치에서 쉬고 있는걸 보면 신입사원은 무슨 생각이 들까.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고 하나 우리내 기업의 정은 따뜻하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울정도다. 나도 조금만 버티면 저렇게 놀고 먹으면서 돈을 벌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안겨주지만, 왜 일까.. 자괴감이 드는 이유는.. 이 시작부터 잘못된 연공서열이 바뀌지 않는 한 젊은세대의 실망스러운 모습 또한 쉽게 안 변할 것이다. '아니, 하는 일 없이 놀다 회식만 따라가는 사람이 이제 집에가서 뭐 좀 할라고 하는 나한테 회식 안 간다고 뭐라고 한다고?'... 나는 이들에게 해줄 말이 없다...


요즘 논란이 되는 코인열풍, 정치인 딸의 부정입학 이슈 등 모든 것은 공정이라는 단어로 귀결된다. 공정이란 젊은세대에게 자존심이다.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이것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 많다. 그러니 그들의 자존심은 건드리지 말자...


정리하자면 조직은 MZ 세대에게 뭐 해줄려고 하지말고 룰을 정비하는 것부터 힘써야 한다. 왜 이 사람의 성과를 더 높게 평가하는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등 명확한 경기의 규칙을 알려주시라. 그러면 특별한 비법소스 없이 조직의 성과가 높아질거라 확신한다. 나와는 또 다른 모습의 신입직원들을 보며 연민 반, 안타까움 반으로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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