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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냥 Jun 30. 2016

온라인을 더 믿는 나라, 중국

과일도 온라인으로 사는 신기한 나라

<5월 15일, 중관촌의 푸르른 하늘>


중국에 살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대부분의 구매를 온라인으로 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신봉자인 한국인, 나는 집 근처에 있는 '까르푸(Carrefour)' 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는데,

중국이지만 한국보다 비싼 물품들이 꽤 있었다. 입술 보호제 같은 '립밤'이라던지, 공책같은 문구류 라던지..

같은 오피스에 사는 친구들한테 물건들이 생각보다 비싸다 했더니 대답은 다들 한결같다.

'온라인으로 사~'


온라인을 온전히 믿는 이들을 보고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더 믿는다니..

특히나 거리에서 파는 과일들을 기피하는 친구들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거리의 소상공인들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 이란다.

더 달게, 더 크게 보이기 위해 몸에 좋지 않은 화학적인 물질을 넣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알리바바나 텐센트, 진동같은 '큰' 회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들을 특히나 믿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중국 회사들은 뭘 하든 몸집을 크게 키우려는 것 같다.
중국의 회사들이 이것저것 모든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오는 듯 하기도..


<누구나 모든 물건을 사고 팔수 있는 알리바바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한국사람들은 보통, 나만 하더라도 한가지에 전문적인 사람들을 좀 더 믿는 경향이 있다.

음식만 해도 딱 하나의 메뉴에 집중하는 음식점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모밀국수집' 이라면 모밀국수 한가지 메뉴를 오랫동안 만들어 왔다고 해야 더 깊이 있게 느껴진다.

만약 모밀국수 집에서 짜장면도 하고 비빔밥도 하고 이것저것 판매한다면  '이 집 뭔가 가벼운데?' 라며 신뢰도가 떨어져 애초부터 발을 들이지도 않을거 같다.

그에 비해 중국인들은 규모가 정말 큰 식당에 깨끗한 식기류들을 갖췄다면 식당 메뉴가 100가지가 넘어도 상관없다는 거다. 맛있는 집은 찾는 건 만국공통이지만 어떤 선택을 할 때의 기준이 한국과는 조금 다른 느낌.


심지어 대부분의 음식까지 온라인 배달로 해결하는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궁금해하는 나에게 중국친구 王森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었다.

첫째로, 상점들이 입점하기에 오프라인 비용이 너무 비싸서(특히나 베이징은 서울에 비해 땅값이 훨씬 비쌈) 온라인으로 판매 할 경우 가격이 내려가고, 많은 사람들이 낮은 가격을 선호 한다는 것

둘째로, 큰 회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작은 소상공인들이 경쟁을 통해서 선택되기에 더 안전하고, 믿을 만한 상품을 판다고 믿는다는 것

셋째로, 선택, 결제, 배달 등 모든 프로세스가 온라인에 최적화 되어 정말 빠르고 편리하다는 것.


첫째와 둘째는 한국에서도 많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셋째는 정말 현지에서 느껴보면 다르다.

글로벌한 마트인 까르푸(家乐福)에서도 식기용 칼을 팔지 않기에, 

(날카롭고 위험한 물건들은 오프라인에 아예 비치 하지 않는 것 같다.) 

결국 징동(京东)이라는 큰 회사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25원을 주고 토요일 저녁 10시경에 주문을 했다. 


<일요일 아침에 도착한 JD.COM 의 도마칼>

*참고로 칼 같이 뾰족한 도구는 중국의 일반 마트에서 팔지 않는다. 까르푸에서도 팔지 않아 어쩔수 없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다. 아마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놀랍게도, 다음날 아침 일요일 10시에 주문했던 상품을 받았다. 한국으로 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주말에, 그것도 토요일 저녁에 주문한 물건을 이렇게 빨리 받을 수 있다니 - 

지난 3월에 얼러마(饿了吗)배달앱을 통해 10원짜리 감기약을 세 시간만에 받은 것보다 더 충격적이다.


한국음식을 중국에 진출할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이런 온라인 위주의 사업방식이 가장 첫번째 고려대상이다.

내가 살고 있는 建德门역 근처의 과일 음료수 가게에 가서 가게 월세를 물어봤더니 (눈대중으로 약 25평정도) 1년에 1억원 정도라고.. 그래서 다른 매장보다 음료수 가격이 좀 더 비싼거라며..

아주 작게라도 매장을 열어보려했던 나에게는 큰 부담이다. 사실 부담인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한 수준(...)

그래서 얼마전에 들은 이야기가 있어 한번 실행해보려고 한다.


위챗 공식계정으로 만든 위챗 블로그에 온라인으로 빵을 파는 가게가 있다기에, 직접 들어가서 보니

가격도 착하고 보기에도 무척 맛있어 보인다.

들어보니, 모든 판매를 온라인으로만 하고 오프라인으로는 시식회같은 이벤트를 가끔 진행한다고..

얼마전에 五道口근처에 있는 예쁜 카페에 3-4시간 빌리는데 한화로 약 60만원 정도 드니 (약간 외지고 평범한 곳은 30만원대) 오프라인 이벤트로 결코 비싼건 아니다.



온라인 천국인 중국, 베이징에서 온라인 매장을 도전해볼 예정~~ 신난다!

어디서 머무르든 '무얼 먹고 사느냐' 가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나에게 이번 도전은 더욱더 의미 깊다.


마지막 보너스로 북경대 안의 캠퍼스에서 찍은 양귀비와 북경대의 상징인 一塔湖图(한개의 탑,호수,도서관의 뜻)사진 투척! 


*이 글은 2016년 5월 15일에 작성한 글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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