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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Choi May 13. 2019

리버풀 FC '안필드의 기적'으로 보는 스타트업 1편

YOU'll NAVER WALK ALONE 1편

2019년 5월 8일 04:00 A.M.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의 첫 경기인 리버풀(홈) VS 바르셀로나(원정) 경기가 있었다. 다음날 아약스(홈) VS 토트넘(원정) 경기도 '암스테르담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낸 경기이다.


그러나 나는 리버풀 FC의 광팬이다. 나는 2007년 고등학생 시절 해외축구를 보기 시작했고 리버풀을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사비 알론소'라는 스페인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매력에 빠져 리버풀의 팬이 되었고 제라드, 토레스, 마스체라노, 카윗 등 리버풀의 주축 선수들을 좋아하며 리버풀 FC팀의 팬이 되었다.

그래서 리버풀 FC '안필드의 기적'을 메인 주제로 잡았다. 챔피언스 리그에는 기적적인 역전승의 경기를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그 중 대표적인 3대 기적의 경기가 있다. <캄프누의 기적, 이스탄불의 기적, 리아소스의 기적> 그러나 그때의 경기를 직접 본 사람이 아니기에 최근의 경기인 '안필드의 기적'을 가지고 왔고, 그리고 리버풀 FC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리버풀의 'YNWA'라는 문구 때문이다.


'YNWA'(YOU'll NAVER WALK ALONE) "너는 절대 혼자 걷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문구가 스타트업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챔피언스 리그 2차전  경기 스쿼드

스타트업도 각각의 역할을 가진 축구팀과 같다. 꼭 11명이 완성된 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의 팀워크를 배워야 한다는 것을 더 집중하고 싶다.


피터 크라비에츠 / 위르겐 클롭 / 젤리코 부바치

우선 팀의 전체를 이끄는 감독은 경영진과 투자자이고

피르미누 / 살라 / 마네

경기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공격수는 조직의 수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하는 큰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마케터

밀너 / 헨더슨 / 베이날둠

경기의 허리 역할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미드필더는 조직의 디자이너 


로버트슨 / 판데이크 / 아놀드 / 마티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비수와 골키퍼는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수비수와 골키퍼는 더 명확하게 표현한다면, 윙백은 프런트엔드 개발자이고 골키퍼와 센터백은 백엔드 개발자, 서버 개발자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내용은 이 모든 선수들을 조화롭게 융합하는 역할을 하는 감독, 스태프들과 스타트업 경영진을 비교하려고 한다.


위르겐 클롭 감독과 경영진

먼저 최고의 4강전을 만들어 낸 선수들이 있기 이전에 위르겐 클롭 감독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클롭 감독은 FSV 마인츠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했다. FSV 마인츠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2부 리그 팀이었다. 클롭 감독이 이끌면서 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했고, 그 시절에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차붐'의 아들 차두리를 영입하면서 한솥밥을 먹었다.


괜찮은 성적을 거두면서 클롭 감독은 독일의 명문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러브콜을 받고 지휘봉을 잡게 된다. 이때 '클롭식 알짜 영입'이라고 불리는 정책으로, 팀의 어려운 재정에 맞춰 가며 팀에 맞는 알짜배기 선수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부임 첫 해에 초롱이 이영표, 펠리페 산타나, 네벤 수보티치 등을 도합 800만 유로도 안 되는 가격에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그다음 시즌에는 향후 도르트문트 부활의 주축이 되는 마츠 훔멜스, 스벤 벤더, 케빈 그로스크로이츠, 루카스 바리오스를 합계 약 1000만 유로로 영입해 리그 5위를 기록했다. 눈에 띄게 향상된 경기력으로 인해 독일 언론사들은 이 젊은 감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0-11 시즌, 클롭은 팀의 믿음직스러운 풀백이 될 우카시 피슈첵을 이적료 없이 데려오고, 카가와 신지를 단돈 50만 유로에 영입. 뿐만 아니라 유스에서 활약하던 마리오 괴체를 1군에 승격시켰으며, 클롭 감독 인생의 최고의 영입이라고 불리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폴란드 리그에서 약 450만 유로의 매우 싼 가격에 데려왔다. 이 네 선수들은 이적해 온 첫 해부터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고,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폭풍 활약을 바탕으로 도르트문트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분데스리가 '마이스터 샬레'를 다시 들어 올린다.

도르트문트 전설 스쿼드 시절

너무 길어지니 짧게 한다면 클롭 감독은 개인의 가능성을 보는 눈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용병술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은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고 나서도 발휘되었다. 스타트업의 경영진인 대표이사도 이러한 눈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와 함께 할 조직원들의 가능성을 보고 적절한 역할을 주어 능력을 끌어올 릴 수 있도록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대표이사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피터 크라비에츠 / 위르겐 클롭 / 젤리코 부바치

그러나 이 모든 결과는 클롭 감독 혼자서 이루어 낸 것이 아니다. 마인츠 시절부터 함께 한 젤리코 부바치, 피터 크라비에츠 공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초기 창업 멤버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클롭은 리버풀에 부임하면서 부바치와 크라비에츠를 어시스턴트 코치로 선임할 것을 클럽에 요청했고, 부바치는 전술 계획을, 크라비에츠는 전력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마치 초기 스타트업에 대표와 공동 대표인 사람들 혹은 초기 창업 멤버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의 대표들과 투자자들이 좋은 팀원을 구하라고 하는 것이다.


비바리퍼브리카 토스팀의 사옥

지금은 유니콘 기업이 된 '토스'를 보면 리버풀이 생각이 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클롭 감독과 이승건 대표의 이미지가 닮기도 했다... 아무튼 이승건 대표가 있는 '토스'는 큰돈을 쓰고 대대적인 선수 트레이딩을 하지 않는 클롭처럼 직원을 마구마구 채용하지 않는다.


'토스'팀은 사람의 가능성을 보고 함께 하는 팀원들이 서로의 자극제가 되어주고 성장하는 등 굉장히 이례적인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기업이다.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인 '블라인드'를 보면 '토스'팀에 대한 내부적인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을 정도이다. 되려 정말 가고 싶은 직장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것 또한 대표이사와 경영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감독 즉 경영진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이 된다.


다시 돌아와, 2019년 5월 8일 04:00 A.M.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의 첫 경기인 리버풀(홈) VS 바르셀로나(원정) 경기를 보고 느낀 점이라면, 리버풀 선수들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1명의 모든 선수들이 정말 악착같이 승리를 위해서 노력했다.


1차전에서 3:0으로 바르샤에게 패배를 당하고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이 결승전으로 가기 위해선 4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스페인의 명문구단 '바르셀로나'! 신계에서 도무지 내려오지 않고 있는 메시가 있는 팀. 이미 이름만 들어도 역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팀이다. 게다가 팀의 주축 공격수인 호베르투 피르미누무하마드 살라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패배에 많은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이런 팀을 역전승으로 리버풀이 역전승을 이루어냈다.

전반전의 1골을 넣었지만,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었다. 메시의 개인 기량이 너무 높았다. 그런데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이스탄불의 기적이 다시 되새김되는 경기력을 보였다.

단 한 명의 교체! 이 교체가 경기 전체를 바꾸게 된다. 풀백인 앤드류 로버트슨과 조르지뉴 베이날둠의 교체.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락커룸에서 클롭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어떤 이야기도 함께 했을 것이다.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베니테즈 감독의 말처럼...

"Don't let your heads drop. All the players who will get on the pitch after half-time have to keep their heads held high. We are Liverpool, you are playing for Liverpool. Do not forget that. You have to hold your heads high for the supporters. You have to do it for them. You cannot call yourselves Liverpool players if you have your heads down. If we create a few chances we have the possibility of getting back into this. Believe you can do it and we will. Give yourselves the chance to be heroes."

"고개 숙이지 마라. 하프 타임 이후로 피치에 올라갈 모든 선수들은 고개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리버풀이고, 너희들은 리버풀을 위해 뛰는 거야. 그것을 잊지 마라. 서포터들을 위해서라도 고개 들어라. 그들을 위해 해내야만 한다. 만약 고개를 떨군다면 너희는 너희 자신을 리버풀 선수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몇몇 찬스를 만든다면, 우린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 거야. 할 수 있다고 믿어라, 우린 해낼 거다. 가서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아라."

클롭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입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 후반전에 리버풀은 엄청난 체력소모를 요구하는 게겐프레싱으로 바르셀로나를 몰아쳤고, 결국 4골을 몰아넣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를 본사람들은 알 것이다. 살라가 팀을 위해서 자신이 입고 온 티셔츠에 새겨진 글. "Never Give Up" 함께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같은 목표를 향해 동료를 응원하고 자극을 주고 있었다. 리버풀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랬고 기적이 다가왔을 때 그 기적을 지키고 싶어한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후반 79분 알렉산더 아놀드의 재치 있는 코너킥 어시스트와 오니기 선수의 역전 골. 그 이후의 리버풀 선수들은 그 기적을 지키고자 남은 20분의 시간동안 온몸을 불살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고 회사의 매출이 나고 직원이 100명이 되고 하는 이야기를 보고 사회적인 성공을 보고 그들은 '성공'을 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상을 그렇지 않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 중에 '버티는 것이 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축구 클럽팀도 그렇고 스타트업도 그렇고 계속 지속적은 목표를 만들어 가고 장애물을 건너며 90짜리 하나의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내년 내 후년 미래의 계획까지 준비를 하는 마라톤 같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래서 '성공'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버티는 중'이라고 한다.

이 말에 가장 큰 공감을 하고 있다.


리버풀도 현재 진행 중인 스타트업들도 '성공'이라는 단어보다는 '버팀'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새로운 도전이 올 때 마주하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며 성장해 나간다면 더 좋은 생태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것보다 자신의 삶을 즐김과 동시에 일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을 보면 버틴다라는 말이 안 어울리지만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고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 기적을 지키기 위해서 또한 고군분투를 해야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위르겐 클롭의 명언
"우리는 의심하는 자(doubters)를 믿는 자(believers)로 바꿔야 한다."
"I'm a normal guy. I'm the normal one"


클롭 감독의 명언 중에 가장 좋아하는 글귀이다. 의심하는 자를 믿는 자로 바꿔야 한다. 이 멘트가 가장 스타트업 경영진이 그리고 조직원들이 가져야하는 마인드이지 않을까?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팀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 같다.


그 역할과 의미를 가져오는 것은 경영진의 역할이고 조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는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게 감독이자 경영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리버풀이 리그에서는 준우승을 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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