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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Choi Sep 15. 2019

[미국을 그리다] 20대의 마지막 행복을 찾아서. 1편

SFO에서 보낸 2일

미국을 다녀온 지 오늘로 27일째이다. 아직 미국 여행병에 젖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지만, 조금씩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다. 내가 나이가 들어 자녀들이 생기고 자녀들이 나에게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 언제냐"라고 묻는다면 고민 없이 2019년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한 해.


단 1원의 내 사비 없이 오로지 나의 모자란 지식과 부족한 경험과 불같은 열정만으로 두 번의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에 대한 해답을 얻은 2019년도이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고 가본 외국이라곤 2017년도 11월 교육부 장관상을 받으며 부상으로 얻은 중국 베이징 여행(탐방), 그와 함께 모교(경북대학교)에서 장관상을 받은 공로를 인정받아 가게 된 중국의 심천 여행(탐방) 

막상 글로 적고 난 후 보니 2018년도에 두 번의 중국을 방문했다. 2019년에는 두 번의 미국을 다녀왔다. 참으로 신기한 일인 것 같다. 2020년에 어느 나라에 2번의 여행을 하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중국 일정(다 합쳐서 3주)을 소화하면서 얻은 경험은 나를 매료시키지 못했지만, 미국에서의 일정(다 합쳐서 4주)은 나를 완벽하게 홀렸다. 사랑에 빠졌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 같다.


대구광역시의 지원으로 방문하게 된 내 인생의 2번째 미국과 LG의 지원으로 다녀오게 된 내 인생 3번째 미국, 삼세판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일까? 3번째의 미국의 여행은 정말로 특별하고 소중했다. 내가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고,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번 여행은 목적이 분명했다. 'LG글로벌챌린저'라는 기회로 연구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스타트업을 좋아하고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만날 수 있는 분들 혹은 만나 뵙고 싶은 분들이 바운더리 안에 있었다. 


그러나 이 안에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가지고 와서 쓰고자 한다.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들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내 철학과 신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쓰고자 한다.

그전에 내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개도 분명하게 필요할 것 같다.

(링크를 들어가시면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 INTEL에 계신 양윤석 박사님, 

Hewlett Packard Labs의 수석 아키텍트이자 HP 연구원이며 Hewlett Packard Enterprise를 위한 시스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연구 및 고급 개발을 주도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Kirk Bresniker

스탠포드 대학교 교육 대학원 부학장 Paul Kim 교수님

음악 업계를 위한 데이터 분석 대시보드 Chartmatric 조성문 대표님

CSUN의 UNIVERSIAL DESIGN LAB의 Kathryn Tipton

IBM Research Center(Watson LAB) 임연섭 박사님 외 찾아주신 더 많은 박사님들 

뉴욕 FIT(패션 공과 대학) 머신러닝 관련 연구를 하시는 Maria Hwang 교수님

이 분들과 나눈 대화의 내용은 따로 글로 다룰 예정이다.


2019년 8월 17일 (토)_한국 기준

8월 17일 드디어 출발하는 날, 설레어서 잠 한숨 못 자고 동대구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동생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출발까지 2시간 일찍 도착해서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버스를 타고 인천 국제공항 2 터미널로 도착해서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기다리던 시간.

최대한 설레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노력은 했지만, 사실 여행을 떠나는 길의 설렘은 경험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비행기에 오르며 반갑게 환한 미소로 첫인사를 건네주시는 승무원분들, 여행자들의 설렘이 가득한 표정을 보면서 본인들의 직업에 만족감을 가지는 모습까지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장면들이 없었다.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12시간.

긴 여행을 떠나는 시간 동안 고생해주실 승무원분들에게 똑같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해주었다.

장시간의 여행에 창가 자리보다는 통로 자리를 선호하는 나는 미리 잡은 내 좌석에 앉아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도착하며 시작할 내 여행에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하며 잠에 들었다. 


2019년 8월 17일 (토)_미국 기준

선글라스가 없으면 미간에 주름이 생길 수밖에 없는 캘리포니아의 날씨.

따듯한 온기와 따가운 햇살과 함께 나를 반기는 SFO 공항 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샌프란 시스코의 푸른 하늘.

공항에서 숙소로 'Uber'를 타고 South SanFrancisco에 있는 우리의 숙소까지 이동해, 짐만 놔두고 Pier 39로 이동했다. 

미국의 주소 체계를 몰라서 우편주소를 Uber에 입력하고 도착하는 바람에 30분을 걸어서 숙소로 이동한 점만 뺀다면 정말 모든 게 완벽한 하루였다.

우버를 타고 도착한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 PIER39, Uber에서 내리자마자 첫 자유여행자들의 흔히 하는 실수가 시작되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반팔만 입고 가면 에어컨 없이도 여름 감기에 걸리는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곳임을...

"내가 보낸 가장 추운 겨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낸 여름이었다."


칼바람은 아니었지만 차가운 바다 바람과 함께 우리의 첫 일정이 시작되었다.

추위 따위는 우리의 열정을 막지 못한다는 20대의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 말을 기억도 못 할 정도로 추위에 떨어야 했다.

Pier 39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시장이 나온다. 근방에 있는 게 모양의 빵이 유명한 가게(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에서 빠네와 피자를 시켜 1월에 먹었던 메뉴 그대로 맛을 보았다. 여전히 피자는 짜고 콜라는 너무나도 달콤하고 시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의외로 건조하다. 물에 젖은 손수건을 꼭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안 그러면 코에 노란 이물질들이 덕지덕지 붙어 호흡을 힘들게 할 것이다.

함께하는 동생들에게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케이블 카'를 타러 이동했다.

우리가 간 8월은 무엇보다 성수기 시즌이었다. 의외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유럽에서 건너온 관광객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프랑스, 스페인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근방에는 케이블 카를 제외한 다른 관광용 리무진과 여러 대중교통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케이블카 탑승 정거장 바로 앞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의 탑승까지 약 1시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면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 장난도 치며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은 상태로 샌프란시스코의 Down Town인 'Union Square'에 도착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무엇보다 개인주의가 굉장히 우선시되는 도시이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강요 혹은 눈치가 없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도전하고 노력하는 이들이 많아 보였다. 카페에서 랩탑으로 디자인을 하는 사람, 코딩을 하는 사람,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리고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을 보면서 한국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함께 하는 동생들과 나는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저녁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다가왔고, 저녁식사는 Super Duper에서 해결했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햄버거는 정말 기름져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미국 음식은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리고 굉장히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나 듣게 되었다. 시작은 "왜 이렇게 샌프란시스코에 차이나 타운이 거대한 것인가?"에서 시작되었다. 마친 우리는 Uber를 타고 있었다. Uber 기사의 말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인구 70%가량을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샌프란에서 거주 중인 중산층들은 굉장히 중국 이민자들을 싫어한다고 한다.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 중국인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넘어와서 소위 말해 풀만 먹으며 소비를 안 하고 모은 돈으로 부동산을 사면서 땅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면서 굉장히 싫어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 있었다. 직접적으로 그 Uber 드라이버가 "I Hate Chaniese"라고 할 정도면 말 다한 것 같다.


샌프란에 도착하고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날 브런치에 쓸 글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실리콘밸리 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행복'의 조건을 다 갖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걸까?

그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2019년 8월 18일 (일)_미국 기준

미국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샌프란시스코의 아침은 정말 추웠다. 마치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와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게 낀 강원도의 날씨였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춥게 느껴진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서의 2일 차 8월 18일은 함께 하는 현우라는 동생의 생일이었다. 

미국에서 맞는 굉장히 특별한 생일 동생들과 함께 우리는 새벽 5시에 숙소를 나서고 유니온스퀘어로 향했다. 바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기 위해서였다. 나는 2000년도 미국을 어머니와 함께 여행할 때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내 머릿속의 기억은 안개가 자욱한 아침에 저 멀리 보이는 폭포뿐이었다. 게다가 이른 아침에 초등학교 3학년짜리 아이가 자연경관에 큰 관심은 없었다. 그저 버스에서 잠을 자기 바빴기 때문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성인이 되고 다시 찾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는 방법은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아주 잘 나온다. 그러나 굳이 인터넷으로 예약할 필요 없이. 현장에서도 티켓을 발권받아 갈 수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정말이지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는 View가 아닐 수 없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그랜드캐년만큼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자연경관이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아서 정말 아쉬운 곳이다. 

이날 잠깐의 자유가 허락이 된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많은 것을 느낀 날이기도 하다.

여행을 몇 번 한 사람은 아니지만 굉장히 개인의 시간을 많이 가지길 원하는 사람인 것도 이날 알았다.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기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의아하기도 하다 단순히 자연경관을 보고 문득 드는 생각이 "난 어떻게 내 삶을 만들까?"가 될 수 있을까?

이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이 나의 행복을 위해서 달려 나가는 첫 발걸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나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라 동생들과 함께 한 여행이기에 개인의 시간은 무엇보다 필요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깨닭게 된 날이기도 하다.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 여행이다.

매일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이다. 그저 단순히 멜로 영화를 넘어 '인생에 대한 고민, 철학'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이기에 정말 좋아한다.

문득 요세미티 공원을 걸으면서 어바웃 타임 영화 마지막 주인공의 독백에서 나온 대사가 떠올랐다. 


이 멋진 여행을 하면서 내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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