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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Choi Apr 15. 2019

내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그리고 부끄러운 첫 창업

내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와 부끄러운 첫 창업



내가 처음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해는 2014년도 09월 초이다. 당시 군대 전역을 남겨둔지 약 2주일을 앞둔 상황에 복학을 하기 위해 마지막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다. 부대의 PC방(사이버 지식정보방)에서 수강 신청을 하고 학교의 정보를 얻기 위해 페이스북을 통해서 학생들의 이슈와 이야깃거리를 보면서 민간인이 될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그렇게 정보를 읽어가던 중 한 글귀가 눈에 띄었다.


“동아리 회원 모집 <창업연구회 솔라이브> “


그때 문득 “창업?”이라는 단어에 이유 없이 꽂혔다. 군대에 있으면서 뉴스로 보던 CEO들 그리고 책으로 보던 HP(휴렛팩커드)의 이야기, 구글 창업자의 이야기들 책 꽃이에 꽂혀있던 책들이 순간 머릿속에서 필름처럼 지나쳤다. 그때 “왜 나는 창업을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저들도 도전을 하고 큰 부와 명예를 얻었는데 나는 왜 그런 욕심을 가지면 안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솔라이브’라는 동아리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아직 휴가를 나가기까지 며칠이 남아있었다. 부대 안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고, 1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바로 2011년도 10월에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이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라 다 읽지는 못 했지만 가슴속에 있던 열망에 불을 지피는 데에는 성공한 책이다.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은 적이 몇 없다. (30권 정도) 40% 정도를 읽었을 때 군대에서의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 약 15일 휴가를 받아 학교로 돌아가 남은 시간을 학교 수업에 투자를 시작했고 ‘솔라이브’와의 2번의 인터뷰를 통해 정식 회원이 될 수 있었다.


‘솔라이브’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굉장히 평범하던 내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학교의 수업만 잘 마치고 졸업과 취업을 하고 결혼하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배웠던 나에게 완전히 다른 가치를 선사해준 인연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사람들에게 주고 나의 경제적, 사회적 성공을 도모한다.” 이 기회는 창업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창업을 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의 조직에 있으면서 과감한 시도를 시작했다.


약 3개월간의 동아리 내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시기에 창업을 도전했다. 사업자등록을 하고 학교의 지원금을 받아하고자 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었다.


14년도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고 스펙자’가 사회적, 경제적 부를 이룰 수 있는 판단의 지표였다. 그런데 이 ‘고 스펙자’들은 굉장히 많은 수가 경제적인 지원을 잘 받고 있는 학생들이 38%나 되었다. 그런 것에 반해 다수의 계층은 그런 고 스펙을 가지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거나 경제적인 지원이 어려워 도전을 하지 못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누군가는 방학기간에 해외여행, 워킹홀리데이 등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하기 시작하지만 누군가는 방학에 생활비 마련을 위해 3개월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이것도 결국 가진 자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고 결국 비용 때문에 포기하던 학생들이 많았다. 그때 이 친구들을 위해서 자금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지만 정보의 평등을 주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뚝딱’ 만들어 냈고, 이름은 <나도스펙>으로 정했다. 대학생 창업에서 한 번쯤은 나올법한 아이디어였다.


학교가 국립대학교이긴 했지만, 위에서 말한 기회들은 결국 더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었다는 것은 내가 눈으로 보아온 경험이다.


인턴 모집 공고, 대외활동, 공모전, 해외 어학연수 등 대학생들이 이를 악 물고 찾는 정보들이다. 14년도에는 이런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네이버 카페 “스펙업” 뿐이었다. 네이버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아이디 로그인 -> 카페 리스트 -> 카페 입장 이 과정이 굉장히 불편하고 쓸모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왜냐하면 그 해에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서 태어난 플랫폼 서비스의 과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많은 젊은 대학생 창업가들과 선배 창업자들이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의 개척을 이루고 있었다.


그 안에서 나도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우월감에 차있었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창업 지원금과 외부에서 하는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내 아이디어를 고도화시키기 위해 겉멋 가득 찬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그 안에서도 얻은 것은 많이 있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가 대외활동에 즉시 지원이 가능하게끔 하는 기능을 넣는 것이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꽤나 좋은 피드백을 받았고 약 3개월간의 자금을 모으면서 개발자를 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방의 국립대학교 안에서 나와 같은 욕심을 가진 친구들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다. 능력 있는 친구들은 다들 안정적인 직장과 대기업에 모든 것을 올인하고 있었기에 그 친구들을 데려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직접 만들면 된다며 도전하는 친구들이라 그들을 설득하기에 내 경험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 시기에 내 15년 지기 부랄 친구가 경산에서 소프트웨어 전공을 졸업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보냈고 흔쾌히 수락을 받아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나는 대구에 있었고, 친구는 경산에 있었다. 원격으로 일을 하기에 서로의 업무 경험이 전무했다. 그저 탁상공론뿐이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내가 모아둔 돈은 다 떨어져 나갈 무렵 친구는 다른 곳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 사이 3명의 비개발 팀원을 모집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러고 며칠 뒤 학교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준다는 소식을 들었고, 부랴부랴 외주용역을 맡기게 되었다. 200만 원이라는 대학생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돈을 외주용역에 맡기게 되었고 약 2주라는 시간이 지나고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받을 수 있었다.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생기고 나서는 자신감이 다시 올라왔다. 이때 자신감이 내 발목을 잡는 큰 장애물이 될 줄 꿈에도 상상을 못 했다.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안면식도 없는 엑셀러레이터와 VC들을 찾아가며 투자해달라는 어처구니없는 ‘생떼’을 피우기 시작했다. 되돌아오는 답은 딱 하나였다. “함께 하는 팀원도 없고 서비스에 대한 비즈니스 구조도 없는데 왜 투자를 해야 하지?” 그다음 말에 할 수 있는 답변이 없었다. 돈 벌 수 있는 구조도 명확하지 않았고 그저 정보만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만 가지고 있는 앱이었다. 그들의 말처럼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해당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함께 할 친구들을 다시 모집해야 했다. 아니 함께 할 팀원이 필요했다.


그렇게 또다시 나의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2주일간 부끄러운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나 자신이 얼마나 자만심에 가득했는지, 창업자들의 겉모습만으로 창업을 시작한 내 모습을 되돌아보며 나 자신이 안타까웠다.


지금도 학사 졸업을 하지 못 한 상태라 주변에 창업자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친구들이 자주 보인다. 그중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겉멋에 빠진 대학생 창업자들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만들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고 서로서로 '대표님'이라는 칭호를 써가며 '창업 놀이'에 빠진 후배들 그리고 그들 곁에서 멘토라며 붙어서 부추기고 정부의 세금을 탐하는 검은 그림자들도 보인다. 매번 그런 자들에게 조언을 얻거나 하는 친구들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지만 과거 내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들었던 나의 부족한 점을 알려주는 조언을 무시했던 것처럼 그들은 나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도 내가 겪었던 길을 똑같이 경험해야만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멍청한 곳에 시간을 쏟고 있었는지를..


어려서 그런 것일까? 다시 마인트 세팅을 하고 재기를 하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솔 라이브’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던 형과의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어린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스타트업계에 있고 싶다면 바로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직접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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