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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Choi May 27. 2023

나는 왜 일을 하는가?

창업(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회고록

스테이빌리티를 만들고 많은 분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지면서

머릿속에 가장 크게 각인되어 있는 질문이 하나 있다.


“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는 이유가 3가지가 있는데 무엇인지 아시나요?”

22년 12월 13일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날이지만, 그러나 공개적으로 자랑할 수 없는
그날의 점심 약속은 너무나도 특별했다.


그날 만나 뵈었던 분은 대표님과 나에게 있어 '우상'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과거 회사와 학교를 병행하던 시절 방학만 되면 서울의 스타트업을 투어 하는 프로그램에서
그 회사에 ‘투어’ 프로그램으로 2번을 방문했었다.


첫 번째 방문 한 2016년, 딱 단 한번 회의실 안 통화를 하시는 뒷모습만 보았을 뿐이었다.

그런 그 우상으로만 남았을 그런 분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꿈이었다.

항상 침착하게 살고자 노력해 온 나에게는 그날은 너무나도 흥분이 된 날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존재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내가 살아온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그 분과의 점심식사에서 나눈 많은 대화에 간접적인 경험과 인사이트들도 너무 감사했다.

그때 나누어주셨던 경험들과 인사이트 중에서 지금까지도 자주 생각나고 나 스스로를 일깨우게 하는 질문이자, 계속 내가 ‘일’을 하는데에 이유를 조금 더 구체화할 수 있게 하는 질문이다.


내가 이성을 만나는 것보다 더 일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시점이자 질문이었다. 바로 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는 이유 3가지]이다.


"두 분은 3가지 중에 몇 개가 해당하시나요?"




1)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사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이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닌 것은 맞았다.

20대 군대를 졸업하고 생활이 겨우 유지될 수 있는 정도 그 이상의 경제적인 여유에 욕심을 가지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었고 행복했던 이유는 사람의 삶은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쫓는 자에게 위대한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더 거대했다.

그때 20대 젊은 꿈 많은 시절이었기에 더 버틸 수 있었고 가능했다.(그때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마음의 여유로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은 젊으니까 괜찮다고 치부했다. 그 덕에 대학생 신분이지만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지만 상관없다. 이제는)


20대 그때의 내가 추구하던 가치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차, 좋은 집이라는 물질적인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내가 동경해 오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 <‘돈’을 쫒는 게 아니라 쫓아오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신념처럼 믿고 그대로 따라 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불행한 가정은 각각의 다 다른 이유로 불행하지만, 행복한 가정은 다들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다”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을 보면 다 비슷한 이유가 있다고 믿었다.

정말 잘하고 싶으면 잘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라고 했던 것을 그냥 이행한다고 고집을 세웠다.


그리고 그것이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언젠가 하다 보면 나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하는 행위들 생각들 지금 당장 찾아보더라도 누구나 사실 다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실상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낮다고 판단했다.

책 읽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라고 하는 것들 말이다.


그리고 그냥 단순히 따라 하기보다는 얼마나 꾸준하게 따라 하는지가 더더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마음이지만, 이제는 현실도 지켜야 하는 30대가 되면서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더 생겨나니 돈의 중요성도 참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2) 나의 제국을 만들기 위해서

사실 지금도 이 이유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제국..이라.. 솔직히 말하자면 제국까지 가는 거창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분명 비슷한 무엇인가는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유독 재미를 느끼는 게임이 딱 두 가지 있었다.

'주타이쿤'이라는 동물원을 만들고 운영하는 게임과 ‘심시티 러시아워’라는 도시의 시장이 되어 운영하는 게임이었다.

내가 만든 가상의 공간 안에서 게임 안의 동물들이 사람들이 컨트롤되고 확장하고 하는 그런 관리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껴왔던 적이 몇 번 있다. 이렇게 설치하면 사람들의 행동이 이렇게 될 거야. 혹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행복해할 거야. 하면서 말이다.

그런 점을 미루어보면 나는 내가 만든 세상 혹은 제국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  


3) 내가 결국에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3가지 이유 중에 가장 와닿았고 과거에도 지금에도 공감하는 말이었다.

‘증명’

지금까지 써온 몇 안 되는 브런치 글들 중에 몇 번째 글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계속 일을 하는 이유는 결국 ‘증명’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내가 “이건 이럴 거라서 이렇게 할 것이다.”라고 설명해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 '인정'하지 못하는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조언들.. 나를 포함한 우리 주변에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험들일 것이다.

이 과정을 몇 번 경험하다 보면 포기하기도 하는데 지금 순간을 기준으로 보면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 이제 더 이상 설득하거나, 내 말에 공감해 주길 바라며, 당신을 설득하기 위해서 에너지 쓰지 않을 거야."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학생 신분에 창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꽤 많이 보는 것이 가족들의 반대이다. 그런데 24살 처음 창업을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그런 경험은 없었다.

무슨 아이디어인데? 그 아이디어는 좀 별로인 거 같은데? 와 같은 피드백만 있었을 뿐.


가족들의 응원이 가장 내가 '증명'을 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래 젊을 때 많은 것을 경험해 봐야지! 아버지가 사업할 때는 이렇게 했었다."

"옛날 1960년도에 대구 한일극장이 있는 자리 1층에 외할머니가 하시는 식당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는 이렇게 할머니를 도와드렸어~"


대학생 시절의 창업 2번은 전부 실패로 돌아갔지만, 가족들은 '무관심'이라고 느낄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나에게는 그것이 우리 가족들이 나에게 하는 ‘응원’이라고 생각했다.


서울에 어머니가 올라오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왜 안 말렸는지 여쭤보았다.

"어차피 너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잖아?"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반대해도 나는 밀어붙이는 사람이었다.

그 말을 하신 이유는 개인적으로 "내가 정말로 진심이었다는 것"을 어머니가 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경주로 내려가시고 한동안 내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더 명확하게 알았다.

내가 월급을 조금만 가져가더라도, 하고 싶은 것들 놀고 싶은 것들 다 포기해 가면서 10년이 가까이 그리고 지금을 살면서 그토록 쫓아오고 있던 것은 바로 “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라는 것


그렇게 10대 때부터 내 고집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했던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면서도 결국엔 지금 ‘증명’을 하나씩 해가고 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정말 멍청한 실수들이 있었고,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과 내 성격을 못 이겨 실패라는 것을 해보고 스스로 깨달으면서 알게 된 것들 이 모두가 결국 내가 맞다는 것을 ‘증명’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아닌 지금 우리가 해온 증명들과 지금 증명하고 있는 것들 중에 극히 일부분만을 인정받고 증명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천천히 단계가 오면서 증명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분과의 만남에서 대표 형과 나는 다른 답변을 했다.

대표님은 "자신의 제국을 만들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나는 "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와 돈을 벌기 위해서"


이 3가지의 이유가 비단 창업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또한 든다.

우리가 '일'을 꾸준히 하는 이유도 분명 3가지 정도 있지 않을까?

꽤 많은 부분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압도적일 것은 맞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각각 사람마다 다르게 존재한 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의 생각과 철학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려고 한다.


"당신이 '일'을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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