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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물처럼 온도에 따라 성상이 변한다

by 궤적소년

뜨거운 말은 달궈진 쇳덩이 같고, 차가운 말은 날카로운 고드름과 같다.

화가 나서 내뱉는 말은 극단적으로 뜨겁거나 차갑기 마련이다.

어찌 됐든 그 말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데는 다를 바가 없다.


우리의 말은 물과 닮아 있어서, 온도에 따라 그 성질과 모양새가 달라진다.

평소에도 말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하기 쉽고, 듣는 사람이 왜곡된 시선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말을 꼼꼼히 다듬어야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첫째는 상대가 이해하기 쉽게 말하는 것이다.

둘째는 내 말의 온도를 세밀하게 살피는 일이다.

온도는 사람마다 둔감하거나 예민한 차이가 있지만, 불같이 화를 내는 말이나 얼음처럼 차가운 말은 대체로 누구나 비슷하게 느낀다.

불 같이 화가 오른 사람을 보면 금방 화난 걸 알 수 있고,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를 느끼면 무슨 일이 있단 걸 인지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말하기 전에 마음속 온도계를 들여다보고, 내가 쓴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

왜곡된 과거 기억이나 편견 때문에 말을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잠시 손에 쥔 것들을 내려놓고 말 그대로의 뜻을 봐야 한다.

마치 직역하듯이 말이다.

스스로 물으며 말의 온도를 헤아리는 습관은 불필요한 상처를 크게 줄여준다.


나 또한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었다.

그렇게 떠나보낸 이들에겐 하나같이 미안했고, 많이도 후회했었다.

말은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말의 온도를 살피는 건 관계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오늘은 내가 전하고자 하는 말을 손바닥에 올려두고 그 온기를 느껴보자.

필요하다면 조금 식히거나 살짝 데워서 건네자.

그렇게 흘러간 말은 누군가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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