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에 HCI/UX 디자인 대학원 합격 후기를 올렸는데, 그중에서도 미시건대학교의 HCI/UX 디자인 대학원에 대해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동안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제가 미국 석사를 졸업하고 다니던 스타트업은 글로벌 테크 회사에 인수되었고, 저는 인수된 회사에서 지난달에 승진해서 미국에서 Senior Product Design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수된 회사의 뉴욕 지사에서 인공지능 기능 프로덕트 디자인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미국 회사는 보통 연말에 2주 정도는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가고, 어떤 회사들은 아예 연말 셧다운이라고 해서 크리스마스부터 1월 1일까지 업무를 중단합니다. 회사 일이 연말에 덜 바빠지면서 새해를 준비할 때 새해 목표로 다시 한번 브런치를 연재해서 저한테 도움이 되었던 정보를 나누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제가 미국 대학원을 알아볼 때, 브런치에서 미국 HCI/UX 디자인 대학원 혹은 취업과 관련해서 연재되는 모든 글을 여러번 정독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목표를 다시 되새기며 전에 포스팅한 글에 달린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 이번 글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대답하고자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MIT를 선택하셨던 이유가 궁금한데요... 혹시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머지 질문들도 차차 대답하겠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석사를 진학하는데에 있어서 학부보다 지원하는 연령과 시기가 다양하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도움을 드리자는 생각으로 디지털 펜을 집어들었습니다.
제가 미국 대학원을 지원할 때 지원한 학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대학원 지원할 때 고민을 정말 많이했습니다. 미국 HCI/UX 디자인 대학원을 지원할 때 고려할 요소가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구글 검색도 열심히 하고, 교수님이랑도 얘기하고, 현업 사람들하고도 얘기하고, 멘토링 행사도 가고, 커피챗도 하고, 브런치 글도 관련해서 당시 읽을 수 있는 글은 다 읽었습니다. 수천개의 글은 읽은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사이트가 있는데, HCI/UX 대학원 프로그램을 잘 정리한 Top UX School이라는 웹사이트입니다. 이 웹상이트를 보시면 카네기멜론대학교가 1위입니다.
보시면 MIT의 Media Lab 석사는 9위입니다. 하지만 저는 1위인 카네기멜론대학교의 MHCI 프로그램을 합격했는데도 불구하고 MIT의 경영대와 공대에서 석사 학위를 수여하는 Engineering & Management 프로그램을 선택했습니다.
전세계 네임밸류로는 1위라고 생각하는 하버드대학교도 붙었지만, MIT를 선택했습니다.
UX의 기본은 프로젝트의 목표와 유저의 니즈에 따라서 프로덕트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저는 UX 컨셉을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제 이력서가 프로덕트라고 생각하고, 제가 가고 싶은 업계의 목표와 제 이력서를 볼 심사관을 유저라고 설정하고 대학원을 정했습니다.
제가 HCI/UX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할 때 목표는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1. 미국 신생 기술 (AI 등) 기업에 취업하기
2. 신생기술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의 해결에 특장점이 있는 디자이너로 브랜딩해서 커리어를 키우기
특히 "신생 기술," "복잡한 문제의 해결," 그리고 "브랜딩"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습니다.
카네기멜론대학교의 MHCI 프로그램은 컴퓨터과학 대학원 소속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브랜딩"이라는 키워드가 약했습니다. 왜냐하면 UX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분야를 벗어나면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신생 기술 기업이 성장하는 데에는 UX 디자이너 말고도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필요하고, 현업에서 UX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 UX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도 면접에 많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커리어 성장을 하려면 대학원의 브랜드가 더 범용적으로 알려진 대학교를 선택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버드대학교는 경영학과 인문학으로 유명한 대학교지만,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로덕트 디자인으로 유명한 대학교는 아니고, 하버드대학교의 Design Engineering 석사 프로그램은 건축대학원과 공대에서 학위를 수여하는데, 건축대학원과 공대 중에서도 건축대학원에 치우쳐서 석사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느낌이였습니다. 하버드 건축대학원 자체에서 주는 "브랜딩"이 "신생 기술"보다는 다양하고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리더를 양성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Design Engineering이 속한 건축대학원에서 하이라이트하는 프로젝트들은 도시 조경을 바꾸거나 건축물의 변형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들이였습니다.
물론 Design Engineering에서 NASA와 협업도 하고 신생기술과 관련된 프로젝트도 진행했지만, 하버드가 그런 문제에 강하다는 인상보다는 하버드에서 그런 프로젝트도 하는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고 현업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한 결과, MIT가 "신생 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MIT Technology Review라는 저널과 전세계 1위 HCI 랩으로 거론되는 MIT Media Lab 등을 통해 갖고 있고, 특히 신생 기술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의 해결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에 키우고 싶은 커리어의 브랜딩과 MIT가 가장 밀접해서, 전액장학금을 받은 미시건대학교와 UX 대학원 1위인 카네기멜론대학교 등의 훌륭한 대학교들의 오퍼를 거절하고 MIT에 석사 진학했고, 이 선택을 돌아보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MIT는 세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장점은 일단 개인적으로 느낀 점입니다. 제가 MIT에 진학하고 나서, 국내 대기업 인사팀에서 연락이 와서 미국까지 오셔서 식사를 사주시며 채용에 관심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얘기를 여러번 들었습니다. MIT에 진학하기 전에도 굉장히 열정적으로 UX 관련 프로젝트를 했는데, 이렇게 여러 개의 국내 대기업 인사팀에서 먼저 채용 관련해서 연락하는 경우는 MIT에 진학한 다음입니다. MIT의 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고, 신생 기술 UX에 대한 MIT의 브랜드밸류가 굉장히 높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번째는, 재학하면서 신생기술과 관련된 경력을 쌓을 기회가 많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MIT와 협업을 하려고 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다른 포스팅에도 적었지만, 연구실 소속이 아니고 수업만 수강해도 출장비와 연구비를 지원하며 기업 컨설팅 프로젝트처럼 한 학기에 글로벌 기업의 신생 기술 생태계를 얕게나마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학기에 수업을 적어도 3개 이상 들으니 경험의 효율이 엄청납니다. 프로젝트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UX 업계에서는 MIT에서 쌓은 프로젝트는 두고두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MIT 석사 다닐 때 우주 관광과 관련된 웨어러블 UX 프로젝트를 미국 대기업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면접볼 때 자기소개 시간에 이 얘기를 간단하게 포함하면 항상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로는, 의외로 MIT가 장학금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사실 마지막에는 미시건대학교와 MIT를 가장 많이 고민했기 때문에 대학원 관련된 첫 포스팅도 미시건대학교에 대해 작성했습니다. 미시건대학교의 프로그램도 훌륭하고, 취업률도 제가 합격한 MIT의 프로그램과 다르게 100%이고, 전액장학금을 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석사 학비와 기타 생활비용을 지불할 생각으로 미국 대학원을 준비했지만, 미국에서 석사하는 비용이 제가 그때 알아본 바로는 한화로 2-3억 정도 하고, 학비만 1억정도 합니다. 그래서 미시건대학교의 네임밸류도 훌륭하고 취업률이 100%인데 미시건대학교를 가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상당히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MIT의 프로그램 재학생들과 커피챗한 결과, 너무나 많은 기업들이 MIT의 문제해결력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MIT에 일단 진학하면, 진학하고 나서 장학금을 받는 비율이 거의 4-50%까지 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는 제가 장학금을 못 받는 50%가 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래도 4-50%면 굉장히 높은 비율이라 일단 MIT에 진학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이였습니다.
MIT의 Engineering & Management 프로그램은 원래 다니던 회사에서 스폰서를 해주지 않는 이상 장학금을 수여하지 않는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알던 재학생의 3-40%정도는 진학 후에 여러 기회를 통해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MIT Media Lab의 RA에 합격하게 되어서 전액장학금이랑 매달 월급 개념의 Stipend를 대학원 기숙사비용이랑 생활비를 거의 커버할 정도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MIT를 고려하고 있다면, 지원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관련해서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