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행착오중인 엄마사람입니다.

이 땅의 모든 엄마 사람에게

by 양윤미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인간의 성장기, 그것이 바로 육아다.


엄마도 사람이다. 우리는 가끔 이 사실을 잊는 것 같다.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포근함과 따뜻함 때문에 엄마를 마치 하늘이 보내준 천사와 같은 신격 존재로 미화하기도 한다. 그런데 엄마는 사실 신도 아니고 천사도 아니고 그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사람이다. 어떤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아이를 갖게 되었고 그에 따라 엄마라는 이름을 부여받게 된 것 뿐이다.


엄마든, 며느리든, 딸이든, 우리 모두는 사람이다. 엄마라는 이름의 왕관을 쓴 자들이 그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해온 사실은 더 이상 당연하게 치부되어선 안 된다.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충만해서 극한의 육아 라이프를 상냥한 미소로 모두 감당해내는 천사 같은 엄마는 꿈같은 이야기다.


아이는 배 속에 있을 때가 제일 좋다는 말처럼 나 또한 겪어보지 않은 육아 라이프를 그저 낭만적으로만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마침내 맞닥뜨린 전쟁 같은 육아의 삶은 나의 상상이 더없이 낭만적이었던 것처럼 더없이 처참하고 힘들었다. 엄마의 삶은 그 이전의 내가 살아온 삶과는 결이 달랐고 감당해야 할 무게도 막중했다. 게다가 내 몸도 점점 더 망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육아를 힘들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후회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한 생명을 잉태한다는 일은 모두 기적과도 같은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 달콤하고 아름답기만 할 것 같은 길은 굉장히 짠내나고 씁쓸하기도 한 것이었다.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신혼시절은 날선 부부싸움으로 인해 쓰디쓰기만 했고,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엄마의 삶도 육체적 정신적 고갈이 세트로 따라왔다. 연달아 두 딸을 낳고 친구처럼 잘 지내기만 바랐는데 자매 사이는 틈만 나면 지지고 볶아 내 정신줄을 뒤흔들기 일쑤였다.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으면서도 남편과 아이들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다는 생각이 나를 다시 붙잡는다. 수많은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버티다보니 이 고통들이 지금의 나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통은 단지 고통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출구 없는 터널같은 힘든 시절의 끝에는 새로운 도약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통과 고난은 삶의 의미를 건져올리게 도와주었고 그것은 나에게 큰 위로였고 희망이었다.


나는 이제부터 나라는 한 인간이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어가는 삶에 있었던 여러 가지 성장통을 소개할 것이다. 떠올리기 싫었던 유년의 기억들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두 남녀의 찌질하기 짝이없는 부부싸움 이야기와 엄마가 되어가며 깨달은 여러 가지 소중한 것들을 나눌 예정이다.

결혼으로 오는 성장통,

엄마가 되어가며 오는 성장통.

이 고통들을 피하지 않고 오롯이 견뎌내며 오늘도 한 걸음 더 자라고 있는 모든 엄마 사람과 아빠 사람을 응원한다. 이 길은 성장의 길이며 성숙의 길이다. 그 길을 걷고 있는 그대에게 심심한 위로와 애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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