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SNS는 행복을 연출하는 데 탁월한 도구이다. 연출된 행복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욕망을 부추긴다. 인플루언서가 가는 곳에, 그가 입는 옷과 물건에 내 행복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정지우의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에서는 이 시대가 이미지를 활용하여 삶과 현실이 놓여있는 실제적인 맥락으로부터 사람들을 이탈시킨다고 했다. 아름답게 치장된 화려하고 환각적인 이미지에 도달하기 위해 사람들은 돈과 시간을 바치며 실제적인 삶을 박탈당한다. 찰나의 시간을 붙잡은 이미지는 지속 가능한 행복이나 기쁨을 주지 않는다. 실제 삶과 이미지 사이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절망하고 우울과 분노에 휩싸인다. 이상과 현실, 꿈꾸던 삶과 실체 사이의 간격을 메우기 위해 우리 모두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비전을 좇아 살아간다. 그 와중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존재하는 바로 이곳에서 실제로 온전히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가정환경, 친구관계, 태어난 도시, 국적, 재산 등 외부적 요건들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환경적인 조건들은 우리 삶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번뿐인 인생을 좀 더 편안하게 살기 위해, 좀 더 나은 조건을 가지려고 애를 쓴다. 다른 누군가는 인생에 닥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이겨낼 끈기와 모험 정신 같은 내면적인 조건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금방 좌절하기보다 용기를 갖고, 맞닥뜨린 실패 앞에 의연한 자세를 가지기 위해 지적인 탐구에 빠지거나 혹은 명상을 할지도 모른다. 내면의 단단함은 쉽게 쌓아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강점을 가지면 삶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
외적인 조건이든 내적인 조건이든 그것들은 인생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다행히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조건들이 나쁜 사람도 없고, 모든 조건들이 좋기만 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고유한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약 77억의 사람들은 77억 개의 유일무이한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완전히 다 알 수도 없고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설령 많은 조건들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큰 동질감을 느낀다고 해도 때가 되면 우린 결국 타인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은 바로 나답게 사는 법뿐이다. 환상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는 누군가의 삶을 갈망할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질 뿐인 비교의식은 던져버려라. 갖지 못한 것에 집착할수록 생은 더 비루해진다. 내 손에 들린 패가 무엇인 지, 나는 어떤 사람인 지 거울 앞에 똑바로 서자. 비로소 나다울 때 제대로 즐거울 수 있고,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
버트런드 러셀은 아흔이 넘어 적은 자신의 자서전의 첫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당신의 마음속에 강렬한 열정은 무엇인가? 그 열정을 따르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참을 수 없을 만큼 견디기 힘든 것은 무엇이고 그저 마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선택했던 적이 있는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선택할 용기가 있는가? 그 선택들의 결과에 만족감을 느끼는가? 앞으로 당신에게 올 많은 선택의 순간에 당신은 어떤 편에 설 것인가?
부디 소중한 당신의 인생에서 당신 고유의 진정한 모습에 좀 더 가까워지길, 그래서 자기 자신으로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