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내 마음의 데시벨

by 글한송이

사무실 분위기는 어때야 할까요? 팀 특성에 따라, 상사의 성격에 따라, 회사 분위기에 따라 다 다를 테죠. 키보드와 마우스 달칵이는 소리에서부터 시장통 소음까지 다양할 거예요. 귀가 민감한 저는 도서관 같은, 혹은 스타벅스 3층 카페 같은 데시벨에 머무를 때 안정을 느끼곤 해요.


일이 너무 손에 안 잡힌 어느 날은 앞사람들이 대화하는 게 들리더라고요. 스트레스를 확 받았는데,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된 것 같았고, 판단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무슨 말이냐면요, 대화를 나누고 있던 한 분의 취향이 저랑 일치했는데, 다른 한 분이 그걸 심하게 나무랐던 거예요.


취향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영역인 거죠. 좋아할 자유가 있듯이, 싫어할 자유도 있으니까요. 두 분의 대화를 통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알아버렸다는 게 불편했어요. 저도 모르게 판단이라는 걸 해버렸거든요.


학생 때 좋은 감정으로 만나던 사람이 공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제가 말했던 모든 걸 해줬었는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일반화는 섣부르지만, 제가 마주친 경험이 있던 인부들 중 다수가 공격적이어서, 위험하다고 여겼거든요.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해주고 싶으니까. 못해주고 돌아서면, 후회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괴롭잖아요. 그리고 다들 나처럼 뭔가를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에요. 위험하지 않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자세히 보니,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새벽부터 일하는 어린 대학생, 재테크를 위해 주말마다 나오시는 직장인, 가족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멋진 아버지 등등 많은 따뜻한 분들의 일터였습니다. 그걸 깨달은 이후, 멋대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자신했죠. 대화 당사자도 아니면서 타인의 센 말투에 감정 상하고, 그를 안 좋게 평가하는 저를 마주하기 전까지는요.


부끄러운 날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라요. 잠깐 비틀댔지만, 무게중심 잡고 속도에 맞춰 다시 한 걸음 내딛어야겠어요. 사무실 데시벨보다, 제 마음의 데시벨을 신경 쓸 시간인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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