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한국말 잘해?

part 2. 안녕, 안녕하세요.

by 글한송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친구에게도, 오랜만에 뵙는 친척 어른들에게도, 심지어는 유유히 지나다니는 길고양이에게도 우리는 인사를 합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인사가 영어의 Hi보다 조금 더 정겹게 들리는 이유는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표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안녕이라는 말 자체에 잘 지냈냐는 뜻이 포함되어 있잖아요. 거기에도 모자라서 어떻게 지냈는지,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까지 확인하니까, 두 번, 세 번 상대방을 위하는 셈이 되는 거죠. 내가 아니라, 상대방을 생각하고 염려하는 문화는 언어에서부터 드러납니다. 여러분은 오늘,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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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에서 나이를 물어보면 그건 보통 한국 사람이라고 하죠. 나이와 서열, 관계에 따라 서술어 활용을 다르게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를 아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당연히 제게 존댓말로 인사를 해와요. 저 역시 존댓말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요. 하지만 가끔씩, 고개를 90도로 숙이면서 "선생님, 안녕!" 하고 밝게 웃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나이에 의미를 두지 않는 문화를 가진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전 꼭 첫 시간에 자기소개를 시켜요. 인사를 배울 단계인 학생들이라 장황한 소개를 바라는 건 절대 아니에요.

어느 나라 사람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정도면 충분하니까요. 한류 덕분인지, 지금까지는 다들 잘 해냈죠. 물론 제가 먼저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사람이에요. 저는 선생님이에요." 하고요. 그럼 학생들은 저마다 "안녕하세요, 저는 OO 사람이에요. 저는 OO이에요."하고 따라서 말할 수 있어요. 직업 부분은 간혹 통역을 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서 Student라고 한다면 학생이라는 단어를 알려주는 셈이죠. 콜롬비아에서 온 학생은 자신을 lawyer라고 소개했고, 한국어로는 변호사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나가요. 다행히 Archeologist(고고학자)처럼 한국인에게도 상당히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경우가 없어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들을 많이 습득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보통 선생님, 학생, 회사원, 군인 등이 나오고, 취준생이라는 용어를 아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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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에 관련된 어휘를 배우고 나면, 다양한 인사 표현을 소개해줍니다. 존댓말을 먼저 가르쳐줘요. 나이가 많건 적건, 처음부터 말 놓으면, 듣는 사람 입장에선 불쾌할 수 있으니까요. 상대방을 앞서 생각하는 문화를 익히려면 언어가 가장 기초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죠. 그러고 나서, 소개하는 방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는데요, 여기서 사용되는 문법은 '(명사)은/는 (명사)이에요/예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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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는'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질문이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나고 자라 한 번도 인식해본 적 없는 부분이어서 이런 부분도 설명해줘야겠구나 생각했죠. 강의 경험이 전무했어서 한국어가 외국인들에겐 외국어라는 사실을 완전히 까먹고 있었거든요. 명사라는 문법적 용어는 사실 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아쉽네요. 어쨌든 그땐 이렇게 도와줬어요. "명사 단어에 받침이 없으면 는, 있으면 은을 쓰세요!". '-이에요/예요.'차이도 받침에서 나오죠.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범하는 오류가 '예요."표기입니다. 문자를 주고받다 보면 '-해주시면 될 거예요.'라고 쓰시는 분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거든요. '예요.'는 '이에요.'의 축약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아요. 받침이 있으면 '-이에요.', 받침이 없으면 '예요."가 되는 거죠. 이렇게 규칙만 언급한다고 학생들이 바로 적용할 수 있겠지 생각하는 건 무리예요. 직접 예시를 들어주고,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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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을 전공한 친구 말로는, 공부를 잘하려면 무조건 반복해서 보는 방법밖엔 없다고 해요. 외국어도 똑같죠. 영어 단어를 외우기 위해서는 특히 반복학습이 중요하듯, 한국어 단어도 계속해서 보는 게 답이에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독일 등등 국가명은 단어라고 볼 수 있고, 한국 사람, 미국 사람, 중국 사람 등등으로 확장이 되면 어휘라고 볼 수 있는데요, 국가 이름에 사람을 붙이면 그 나라 사람을 의미한다는 걸 짚고 넘어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국적을 물을 때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하고만 묻지는 않죠. 학습자의 이해 속도, 수준을 고려해서 '어디에서 왔어요?', '-에서 왔어요.'로 묻고 답하는 부분도 연습해주면 보다 알찬 수업이 구성될 것 같아요.

우리말이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는 서술어를 끝맺는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이라죠. '-이에요, 예요, 입니다, 이거든요, 이니까요, 이죠, 이라네요.' 등등 물음표도, 느낌표도 아닌 온점을 붙이는 문장 구조에서도 이렇게나 많다니까요. 그렇다고 이 복잡한 걸 학습자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 단계에서는 딱 두 가지 유형의 끝맺음 말만 알고 넘어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에요/예요, -입니다.' 구조예요. 말로 할 땐 '-요.'로 끝나지만 글로 볼 땐 '-다.'부분이 많기 때문에 우선은 이 두 개를 익히도록 돕는 것이 유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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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는 것도 당연히 언급하는 게 맞겠죠. 그리고, 중요한 건, 학생들이 직접 이름과 나라, 직업을 떠올려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도 필요하다는 사실이에요. 교재에, 혹은 선생님께서 모든 단어 및 어휘를 제시해 주시면, 진도를 더 빨리 나갈 수 있어요. 그렇지만,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직접 사고하고 유추하고 오답을 바로잡거나 답을 기억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해요. 그룹 수업일 땐 친구와 짝을 이뤄해 나갈 수 있게 해 주시고, 1:1 수업이라면 학생이 최대한 많은 어휘를 활용할 수 있게 스키마(배경지식)를 꺼내 주는 기술을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당연히 학생들이 듣고 이해할 수 있는지도 확인을 해야 해요. 듣기의 경우 교재들이 잘 나와 있어서 이를 활용하셔도 되고, 직접 녹음을 해서 수업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죠. 전 교재를 활용하는 편입니다. 인쇄물을 준비해서 학습자들이 SNS를 꾸미는 시간으로 쓰기와 읽기, 발표까지 마무리 지으면서 한 회차 수업을 마무리 지어요. 인사라는 큰 주제를 다루면서 이름, 국가명, 그리고 직업까지 다룰 수 있는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자기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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