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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Jung Jun 24. 2017

엄마 다음으로 대단한 직장인들

싱가포르에서의 성장일기

벌써 이곳에서 정착하고 일을 시작한 지도 3개월이 넘었다.

직장인이 되면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간다는 걸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업무 때문에 어떨 땐 한 시간 두 시간은 정말 안 가는데 하루, 한 달은 어찌 그리 빨리 가는지.

지난 3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실 일에 대한 고민과 집중을 많이 하느라 브런치에 글도 거의 쓰지 못했고 새로운 내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면서 내적 갈등도 많았다. 

상사와의 의견 마찰도 있었고, 싱가포르 나라 자체에 대한 불평도 많았다. 

그 반면 나의 쿼터별 성과를 달성해서 칭찬을 받기도 했고, 전 직원들 앞에서 팀 대표로 PPT 발표를 하는 뿌듯한 경험도 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계속 허했다.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며 핸드폰을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고 직장 동료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눈물도 보이곤 했다. 

누군가 물으면 다 괜찮다고 했다. 일이 힘들진 않니, 상사는 잘해주니, 싱가포르 문화는 잘 맞니 등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지만 나는 다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아무 말 없이 뻗어 잠들곤 했다. 


일은 할만하지만 나는 이일에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성과주의적인 회사 분위기가 한몫했을 것이다.

나의 업무는 B2B 영업인지라, 고객을 끊임없이 유치해야 한다. 

유치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지갑을 열어 우리 회사의 이윤으로 끌어와야 나의 성과도 인정된다.

그 모든 과정은 전화 영업부터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갖가지 인사관리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싱가포르 노동법에 대해서도 답을 알고 있어야 하며 컨설턴트들을 압박해서 빠른 채용도 이끌어 내야 한다. 


내가 힘들다고 느끼는 점은 나의 컨트롤 밖에 있는 일들이 나의 성과와 연결되어있어서 한치도 예상 못하는 일을 예상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준비되어있는 자는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와도 잘 대처하겠지만 나는 여전히 지식면에서나 경험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결론은 고객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한 치 앞도 모르니 답답한데, 실적은 실적대로 내야 하니 세일즈라는 영역에서 나의 미래도 깜깜한건 당연한 일 같다. 

그리고 나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내가 돈에 욕심이 없는 것 또한 세일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 주변 사람들은 1년까지는 버텨야 그래도 이력서에 할 말이 생긴다고,

요즘 젊은 애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그만둔다는 어른들의 말이 귀에 윙윙 거린다.(우리 엄마를 포함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들의 선입견 또는 틀 같은 들을 굉장히 싫어한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내 삶에선 최고의 법이니라 하며 살아가는 스타일이라 직장생활에서 버텨낸다라는 말 자체가 나에게는 성립이 안된다. 


그럼 다른 플랜이 있냐고? 

일단 2달 정도는 나에게 시간을 줘 볼 생각이다.


2달 전에 브런치로 돌아오길 소망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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