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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Jung Sep 26. 2019

뉴욕을 드디어 마주한 날들

나는 뉴욕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은가 

나를 설레게 하는 몇 가지 고유명사들이 있다. 

뉴욕, 뉴욕 뉴욕. 

나와 뉴욕의 관계는 한참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생 때 나와 뉴욕이 잘 어울린다고 두 명의 친구에게 책과 음악을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한 명은 나를 오랫동안 좋아해 줬던 귀엽게 자필 응원 편지까지 책에 남겨준 친구. 

또 한 명은 책과 미니홈피 BGM으로 New York City를 선물로 주며, 너랑 뉴욕은 너무 잘 어울린다고 했다.

(얘들아, 잘 지내지 나 진짜 여기 왔어. 너네의 응원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고맙고 또 고마워.) 

그 시절에도 뉴욕은 우리 모두에게 성공하면 갈 수 있는 그런 상징적인 도시와 같았다.

지금 당장 '서울' 그리고 '뉴욕'이라는 단어만 들어봐도 느껴지는 느낌이 다르지 않나. 


뻔하지만 Empire State of mind도 빠드릴 수가 없다. 

고등학교 때 인강을 위해 들고 다니던 PMP인지 뭔지 안에는 항상 이 노래가 들어있었다. 

들으면 괜한 벅차오름에 혼자 울컥하곤 했는데, 그때도 나는 주로 슬퍼서 울컥하기보다 벅차오를 때 울컥하는 경향이 많았다. 

TMI로 내가 벅차올라서 자주 울컥하는 노래 중 하나는 Jennifer Lopez의 Brave다. 사랑에 대한 용기를 담았지만 나는 그 사랑을 내 꿈으로 치환해서 울컥하곤 한다. 


아무튼 

그랬던 도시에 내가 왔다.  


우리 회사는 충분히 너그럽게도 나를 이곳으로 보내주었다.

한 달 휴가와 한 달 파견 근무를 합쳐서 무려 두 달간 이곳에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내가 생각한 뉴욕과의 만남은 빨리 다가왔다.

언젠가 뉴욕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서인지 나는 그곳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낄까에 대한 가득 찬 설렘으로 이곳에 왔다.

결론적으론 하루라도 젊을 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을 미화하고 싶은 생각도 드림 시티라고 과장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와보면 알겠지만 자본주의의 끝판왕 나라에서도 그중에서도 최고봉 도시다. 

돈이 있으면 정말 누릴 수 있는 게 많지만, 없으면 정말 처절하기 그지없는 도시다.

그 현실은 우연히 그리고 필연 히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더 깊이 볼 수 있게 되었고 함께 나누고 싶다.

남들이 다하는 뉴욕 이야기 말고, 나만 할 수 있는 뉴욕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일단 모두가 가지고 있는 뉴요커에 대한 환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내가 관찰한 뉴요커들은 운동복, Work hard / Date Hard, Eat well / Run regularly의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우리가 생각하는 힐 신고 룰루랄라 맨해튼을 누비는 사람은 진짜 정말 드물다. 일단 뉴욕은 많이 걸어 다녀야 하는 도시라 이곳에서 힐 신고 다닌다면 셀럽이거나 부자거나 하는 약간 인식이 절로 생긴다. 그리고 그들은 당연히 기사가 있거나 우버를 많이 타고 다닐 테니 안 보이는 게 당연한 것 같다.

대신에, 룰루레몬 로고가 박힌 레깅스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여자들이 훨씬 많다. 

양손에는 홀푸드 종이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운동 끝난 여자들의 뒷모습은 많이도 아름답지만 저도 속으로는 엄청 배고파서 빨리 가고 싶다 라고 생각하겠지 라고 생각하니 나랑 다를 바가 없다.

사실 그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데이트는 진짜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일단 데이팅 어플로 만나는 게 여기선 너무나 일상이고 당연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데이팅 앱은 외로운 자들이 모였다기보다, 혼자서도 행복하지만 함께 이 행복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현지인에 말에 의하면 앱에 따라 모이는 사람들도 다르다고 한다. 일단 Tinder는 이제 너무 대중화돼서 정말 모든 사람이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친구 중 한 명은 데이팅 앱을 통해 하버드 MBA 남자 친구를 몇 년간 만났고 최근에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서스름 없이 나에게 했다. 

로맨틱한 레스토랑도, 멋진 야경을 가진 루프탑도 관광객들을 위한 것 50%, 아름다운 뉴욕에서 사랑을 나눌 뉴요커들 위한 것 50% 임이 분명하다. 


그들은 잘 먹고 또 많이 달린다. 

센트럴 파크에 대한 환상은 실제로 와보니 현실이었다.

퇴근하고 라커룸에 후다닥 옷과 가방을 맡기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그날 낮에 먹은 Shake Shack에 guilty를 느끼고 한바탕 뛰고 나서 집 가서 건강식 요리를 해 먹는다. 

그들이 잘 먹는다는 건 수많은 프랜차이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곳엔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의 프랜차이즈도 많지만 헬시 푸드 프랜차이즈도 정말 많다. 

맛있는 걸 먹고 싶지만 건강한 것도 먹고 싶어.. 왜? 뉴욕이잖아. 

또 한 가지 확실한 건 다른 도시보다 확실히 뉴욕이 비만인 사람들이 덜 보인다는 것이다. 

추측되는 이유 1. 걸어 다니는 일이 많기 때문 2. 주변에 그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자연적으로 자기 관리 3. 러닝이 일상 

그렇지만 그들이 정말 건강할까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지울 수가 없다. 

바로 공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기관지가 조금 약해서 어딜 가던 몸이 안 좋으면 기관지로부터 반응이 가장 먼저 오는데, 뉴욕에서는 지하철 탈 때마다 목이 따갑곤 했다.

야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뉴욕엔 워낙 오래된 건물이 많은 도시라 재건축이 어딜 가던 한창인데, 그때 나오는 먼지들을 피하려면 많이도 옮겨 다녀야 하니 시간이 금인 뉴요커들에게는 차라리 그 먼지를 맡는 편이 낫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그러한 공기에 노출이 되면 젊을 땐 모르지만 늙어서는 건강에 분명 적신호가 올 것만 같다.  


그래서 센트럴 파크가 없으면 안 된다.

그나마 그나마 맨해튼에서 가장 청정한 구역이지 않을까. 

실제로 갔을 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놓고 태닝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가 생각했던 우와~하는 그런 여유롭고 색다른 느낌은 아니었다.

평일 낮에 그렇게 여유 부릴 수 있는 사람은 사실 뉴욕에서도 별로 없기 때문에 여유롭지만 여유로워 보이진 않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현지 더라이드 가이드 언니 말로는 새벽 넘어서 센트럴파크를 가면 못볼꼴 다 보고 온다고..

정확히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안 물어봤지만 안 물어봐도 알 것 같다. 



아무튼 개괄적인 뉴욕에대한 환상 그리고 현실을 내가 느낀대로 풀어보았다.

그래서 내가 뉴욕으로 돌아오고 싶은가에 대한 답은 앞으로 조금 더 글을 통해서 풀며 결론을 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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