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스토리를 남긴 지 1달이나 흘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시작할 때에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잘해야지'하는 욕심이 올라와 손가락을 무겁게 만들었다.
나의 브런치스토리를 뻔한 일기장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고 의미 있는 글을 쓰고자 하는 욕심. 그 욕심이 나를 묵지근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발걸음을 떼기가 뭐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그 사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부를 했지만 요 몇 주는 진도도 잘 나가지 않고 봐도 본 것 같지 않은 정체된 느낌이다. 6월 즈음이면 일독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요원하다. 예정했던 10월 중순 시험을 볼 수 있을지 아직 확신이 들지 않아 시험 신청을 진행하지 않고 놓아두고 있다. 이 역시 조금 더 잘해봐야겠다는 욕심이 부른 무거움이다.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하자고 마음먹을 때 더 가볍게 나아갈 수 있다.
브런치스토리도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아야지. 긴장 잔뜩 빡 해봤자 너는 별것 없는 너잖아~ 그냥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study 일지 1화를 작성한 5월 중순 이후로 혈액종양, 내분비, 순환기를 순서대로 공부하고 있다. 이 세 과목이 아무래도 나에게 가장 취약점인 듯하다. 지난 한 달간 매일이 시련과 좌절의 연속이다.
혈액종양 파트의 RBC, WBC. 내분비 파트의 수많은 metabolic pathway와 biochemical cycle. 순환기는 거의 다.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이다. 점수가 100점 만점에 50점에 못 미치더라도(심지어 first aid를 보고 푸는 것이다.), UWorld의 설명을 도저히 못 읽고 패스패스를 누르는 한이 있어도 일단은 일독을 마쳐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한 번 볼 때 두 번, 세 번 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도 우리 스터디원들은 일주일에 1번씩 온라인으로 꾸준히 만나고 있다. 뭔가 정체되어 있고 매일 10문제를 보기도 버거운 요즘이지만 그래도 그 끈을 놓지 않고 매주 만나는 우리를 칭찬한다.
두 번째 일지는 이렇게 내용도 없이 넋두리로 채워 마무리한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수록 멈춰 서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심호흡을 해보기를,
브런치 스토리가 쉬어 호흡하는 발판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