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빌런 같은 학생들도 보았고, 갑질하는 학부모들도 보았습니다. 안타깜지만 빌런 같은 선생님들도 경험했습니다.
오지라퍼인 제가 지나칠 수 없는 일들이 아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결방법이 없어서 너무 답답합니다. 있는 그대로사실을 말씀드리고, 여러분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사건 A.
아이의 학급에 수학은 매우 뛰어나게 잘 하지만 더러운 것으로 유명한 친구 A가 있습니다. 그 아이 A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구멍 여기저기에 넣고 나서, 그 손가락을 씻지 않고 그대로 물건을 만졌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아이 A의 더러운 손가락이 자신의 몸에 닿을 것 같으면 피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장난을 칠 때 아이 A의 책상을 만진 후 그 손으로 다른 아이 몸에 문지르는 식으로 소심한 복수(?)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월말마다 모든 아이들이 적어야 하는 설문지에서 누군가가 그 아이를 피하는 아이들의 행동을 적었습니다. 그 아이 A가 불쌍하다고요.
그래서 담임교사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에게 실망했다. 너희들을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하고, 일주일 내내 아이들을 면담하고, 성찰문을 적게 했습니다. 학급의 모든 아이들은전문교과 수업시간에 번갈아서 계속 불려 갔습니다. 짧게는 10분에서 몇십 분간 담임에게 혼났습니다. 아이들이 상담 후 우는 것은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된 지 오래입니다. 죄질(?)에 따라, 어떤 아이는 한 번, 어떤 아이는 여러 번 불려 갔습니다. 담임교사는 성찰문에 아이들이 잘못한 내용을 모두 쓰게 한 뒤,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적게 했습니다.
어떤 아이 B는 '그 아이 A를 피한 것이 잘못된 행동이었다'라고 써야 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아이 A가 한 행동이 더러워서 피했다고 썼습니다. 담임교사는 면담하면서 녹음을 했습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면담시간에 공포를 느껴 대답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담임교사는 "OOO 잘못했지?"하고 대답을 종용했습니다. 이미 길들여진 아이들은 무서워서, 또는 면담을 빨리 끝내고 싶어 그렇다고 대답해 왔습니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왜 더러워서 피했다고 썼지? 그게 왜 이유가 되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다시 써라"라고 말했을 때, 아이 B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습니다. 더러워서 피한 건데, 왜 이유가 아닌지, 왜 이해를 못 해주는지요.
다른 아이 C는 아이 A가 자기 모자를 던지자 순간적으로 피했습니다. 사실, 갑자기 눈앞에 뭔가 날아오면 피하는 것은 본능과 같습니다. 그런데 담임교사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 C가 한 행동이 큰 잘못이며, 주범이라고 했습니다. 그 아이도 역시 성찰문을 썼습니다.
다른 아이 D는 그 아이를 더럽다고 여러 번 놀렸습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불려 갔습니다. 하루동안 5번 불려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찰문에 있었던 일을 적었는데, 그 내용을 본 담임교사는 너무 짧다고 다시 내용을 늘리라고 했습니다. 아이 C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자기가 한 행동을 사실대로 모두 썼는데, 무엇을 더 쓰라고 하는지요. 결국 아이 A에게 성찰문을 보여주고,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부탁했고, 아이 A는 사실이 맞다고, 더 이상 쓸 말이 없다고 검증까지 해주었습니다. 그에 더해, 담임교사는 "학폭위가 열릴 수 있다."라고 얘기합니다.
사실 아이 A가 왜 그런 더러운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몇 년에 걸쳐 그런 행동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그 아이와 얘기를 안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아이가 수학을 잘하기 때문에 수학 문제도 물어보고, 프로젝트 활동도 같이 합니다. 아이 A는 다른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사실확인을 위해 담임교사에게 여러 번 불려 갔습니다.
평소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떼에도 아이 A는 관심이 없고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참여를 안 하려고 하기에, 그 아이와 같은 조가 되면 다른 아이들은 골치가 아픕니다. 어떻게 참여를 시킬지, 그리고 그 아이의 역할을 누가 대신 해야 할지, 배분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아이 A가 대충 한 것을 담임교사가 알게 되었을 때, 조원 전체가 불려 가 혼났습니다. 잘못했다는 대답을 할 때까지 끝까지 추궁받았습니다.
이번 사건 A에 대해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쓴 성찰문을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A와 같은 조였던 아이 C와 아이 D가 아주 세세하게 다 적어서 제출한 모든 일들 - '나는 OOO을 했고, 잘못했다'와 '다른 아이 OOO이 OOO을 했다.'-을 비교하여, 다른 점을 발견합니다. 아이 C가 적은 내용이 5개인데, 아이 D가 적은 내용은 6개라 하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다시 아이 C와 D를 다시 불러 추궁합니다. 아이 D는 일치하지 않는 내용 하나는 아이 C가 아니라 다른 아이 E가 한 것인데 착각했다고 말합니다. 결국 아이 E가 불려 갑니다. 이렇게 해서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모두 불려 갔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주에도 모든 아이들이 다시 면담에 불려 갑니다. 내용을 다시 세세하게 비교한 담임교사가 다시 추궁합니다.
앞서 말한 더러운 아이의 모자를 피한 아이 C는 학급회장입니다. 학급회장 엄마는 담임교사와의 면담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면담을 하고 싶었으나, 혹시나 문제가 될까 봐 참았는데, 더 이상 안 되겠다고 느꼈습니다. 활발했던 아이가 기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가슴 아팠습니다. 아이는 담임교사에게 말해도 소용없다고 말하지 말라고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담임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담임교사는 아이를 통해 상담일지를 보냅니다. 상담일지에는 'O월 O일 아이가 다른 아이 OOO와 OOO 한 일이 있어서 상담을 요청합니다.'라는 형식으로 적어서 제출하라고 쓰여있습니다. 다른 아이와의 문제 때문에 상담을 요청한 것이 아닌데, 마치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전제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가 궁금하다고 적어서 보냈습니다. 담임교사는 제대로 내용을 안 적었기 때문에 상담을 할 수 없다면서 상담시간 10분 전에 일방적으로 상담을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메일로 세세한 내용을 적어서 보내라고 했습니다.
사건 B.
어떤 아이 A가 친구 B에게 진실을 얘기했고 아이 B는 아이 A가 한 말을 믿었지만, 아이 A는 실제로 반대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너무 속상했던 아이 B는 쉬는 시간에 한 진실게임 중에 아이 A과의 일을 다른 아이 C, D, E 등에게 말했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아이 A에 대해 나쁘게 얘기했습니다. 이 작은 사실을 알게 된 담임교사는 역시 관련된 아이들을 모두 불러 면담을 진행하고 성찰문을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 담임교사는 아이 B의 엄마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아이가 잘못을 해서 혼냈고, 아이 A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며, 아이 A의 엄마에게도 알릴 것이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 B 엄마는 그런 전화를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혼나야 할 일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간에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물며, 아이 A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을 굳이 문제로 키운 담임교사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그 사건을 듣지 못했지만, 아이가 다른 아이에 대해 약속을 어겨 속상하다는 얘기를 한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담임에게 아이 B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표면적인 행동의 원인을 파악했냐고 질문했습니다.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20명이 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일일이 파악할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아이가 그 아이에 대해 실망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엄마는 먼저 약속을 어긴 것은 아이 A이라는 사실을 알렸지만, 담임교사에게서는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엄마는 사과가 필요하면 하는 것은 괜찮지만, 편차적인 자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집에 온 아이 B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는 담임교사와 면담을 했고, 진실게임을 한 친구들 뿐 아니라, 다른 그룹 아이들도 그런 얘기를 해서 역시 성찰문을 적었고, 면담이 끝난 후 화장실에 가서 몰래 울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이의 눈두덩이 빨갛게 변해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일로 몇 번을 불려 갔습니다.
그리고, 관련되었던 아이들은 일주일간 벌을 받았습니다. 친했던 아이들은 주말을 포함하여 일주일간 서로 말을 할 수 없었고, 서로 연락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아이 B의 엄마는 지나친 처벌이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그동안 빈번하게 쉬는 시간을 줄여왔던 담임교사의 태도도 문제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교육청에 연락하여 관련된 규정이 있는지 문의를 했습니다. 어렵게 학교 담당자와 통화가 되었지만, 답변을 듣고 당황했습니다.
"교육총론에 수업 시간 40분, 쉬는 시간 10분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40분 만에 수업을 마치기 어렵잖아요? 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담임교사가 처벌하는 것은 학교에 그 권한과 책임이 있습니다. 왜 이런 일로 연락을 한 거죠? 이유가 뭔가요? 학교에 얘기하세요. 지나친 처벌은 교육적이지 않으니 다음에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 달라고요"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오히려 벌처럼 쉬는 시간을 줄이는 것과 지나친 처벌에 대해서, 무슨 의도가 있어서 전화한 것인지 두 번이나 추궁을 했습니다. 이미 다른 학부모로부터 여러 사례를 들은 적이 있던 엄마는 그날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 교육청도 한통속이구나. 하물며 교장과 교감은 누구 편일까? 학부모 의견을 제대로 귀담기나 할까? 어린아이들의 체벌에 대해서 해결할 방법이 없다니.'
아이 B는 설문조사에서 담임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쉬는 시간을 지켜달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체벌을 심하다'라고 제출하고 와서 속이 시원하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에게 말한 첫마디는 "오늘 담임에게 혼날 것 같은데, 어떡하지?"였습니다. 아이는 걱정을 하며 등교를 했고, 하교 후에 역시 혼났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담임은 '교권침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또다시 성찰문을 적어야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금년에 지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많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몇 년간 단 한 번도 적지 않았던 성찰문을 이번 해에 계속 적어야 했고, 수업시간에 학습하지 못하고 불려 갔습니다. 계속되는 사건들 속에, 부모들은 아이가 그 정도의 벌을 받을 정도로 잘못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담임교사를 찾아가 상담을 하였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래도 얼마 안 있으면 학년이 끝나기에, 얼마 남지 않아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는데, 다시 사건 A가 발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월 설문지를 통해, 친구를 고발하게 하고 담임을 칭찬하게 했습니다. 아이들 면담은 녹음이 되었고, 성찰문은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그리고 담임은 생기부에 성찰문을 넣겠다고 아이들에게 겁을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위축되었고, 담임교사의 잦은 화냄과 꾸짖음은 교실을 공포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면담할 때마다 울었고, 다른 아이들은 우는 아이를 달래줍니다. 담임교사는 '너희 같은 문제아들은 처음 봤다'라고 아이들을 깎아내립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이제 학년이 끝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아 참았던 엄마들은 후회가 됩니다. 상담하러 학교에 갔던 엄마들은 담임교사에게 아이들에게 교육상 일부러 그러는 것이고, 그렇게 해야 아이들이 말을 잘 듣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전문교과시간에 아이들은 면담을 위해 지속적으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긴장된 속에서 담임의 눈치를 계속 봐야 합니다. 누가 어떤 얘기를 담임에게 이를지 몰라 다른 아이들을 경계하고, 누가 일렀는지 알게 되면서 아이들 관계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학습권과 인권이 과연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사소한 잘못이라도 할까 봐 눈에 불을 켜고 아이들을 감시하고 아이들을 매섭게 혼내는 교사의 교권은 과연 침해되고 있는 걸까요?
이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북한의 오 호제가, 조지오웰의 '1984'에서 나오는 감시체제가, 그리고 '파놉티콘'이 떠올랐습니다. 눈을 희번덕거리며 잘못한 아이들을 색출해 내고, 지속적으로 아이를 혼내는 담임교사는 '마틸다'의 교장 트런치불처럼 느껴집니다.
학급 아이들 전체를 학폭위로 위협하는 담임교사의 행동은 맞는 것일까요? 일주일간 말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못 일어나게 하는 체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도 아이들이 떠들었다고 점심시간에 전원이 말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여러 작가님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 ㅜㅜ
지금까지 상담한 결과를 보건대, 담임과 면담을 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범죄자같이 생각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 교감에게 얘기를 해야 할까요? 담임교사에게 불만을 얘기하지 말고 교감에게 면담을 하는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긴 했습니다만, 과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생길까 봐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학교를 믿기 어렵습니다.
AI와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21세기에, 독재 권력을 휘두르는 전체주의처럼 암울한 초등학교 학급이 있습니다. 우리 어린아이들을루저같이, 피해자같이 만들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담임의 행동을 멈추게 하고 그동안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시든 국화꽃처럼 변한 아이들을 다시 생생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