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나의 책 읽기 인생이 변하다
[WORLD CLASS] 수준 높은 국제학교의 독서수업 Reading Class
저희 큰 아이의 독서습관은 국제학교에 다닐 때 제대로 형성되어 발전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지만, 큰 아이가 다닌 국제학교의 독서 커리큘럼은 매우 우수하여 잘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집에서 신경 쓸 필요가 없었죠. 아이의 성장발달에 맞추어 유치원부터 상급학교까지 '다독'과 '독서습관' 만들어 주기, '정독'과 '성독'까지 읽기 수업 Reading Class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매일 1권씩 책을 읽고 Reading Log [1]를 작성해오도록 되어 있었고, 교실 안에도 책이 충분히 갖추어져 아이들이 언제든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아이들이 독서를 사랑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리고 도서관에 친밀해지는 수업이 마련될 만큼 독서 활동이 영어(우리나라의 국어) 시간에 아주 정교하게 독립적으로 고안되어 운영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둘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경우 매일 아침 독서[2]를 통해 독서습관을 잡아주도록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과목 중에 별도의 읽기 수업이 없고(이전 교과과정에 있었습니다.), 독서 활동이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이루어지기보다는 '다독'활동에 치우져 있는 상황입니다.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한국의 학교 프로그램에 비해 국제학교에서 특히 가장 부러웠던 독서 프로그램은 바로 <도서관 수업>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정규 커리큘럼 안에 도서관 수업이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은 매주 정규 수업 시간에 도서관에 방문하여 책을 읽고 난 후, 집에서 볼 책을 빌리고, 사서 선생님이 해 주는 수업도 진지하게 듣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볼 한글책과 영어책을 빌리러 학교 도서관에 자주 갔는데, 갈 때마다 저희 아이나 아이 친구들이 수업하는 것을 조용히 보곤 했지요.
아이의 학년이 올라가면 Reading Class에서 반 아이들은 소모임으로 나뉘어 한 한기 동안 독서클럽 Book Club에 참가하는데, 선정된 책을 함께 성독[3]하고 책을 읽으며 궁금한 점이나 기억할 내용을 포스트잇에 적어 책에 포스트잇을 다닥다닥 붙여놓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며 같은 클럽의 아이들과 토론을 합니다. 이렇게 책을 깊이 있게 읽고 토론한 후에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이어서 합니다. 각자 책을 소개하는 에세이를 써서 발표하고 학생과 부모들이 볼 수 있도록 복도 게시판에 전시합니다.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글을 읽는 것은 상당히 유익한 일이었고, 복도에 붙여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수업을 방해할 일도 없었습니다. 물론, 학교에서는 언제든 부모가 원하면 수업에 들어와 참관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글쓰기 작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직접 연극 대본도 만들어 모임별로 짧은 연극을 발표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모두 초등학교에서 영어(우리나라의 국어) 시간에 진행했던 내용입니다. 그중 일부 활동은 한국의 교과 과정에서도 볼 수 있지만, 아직 도서관 수업이나 정독 형태의 읽기 수업은 한국 교과과정에 반영되려면 요원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충분히 반영될 만한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독과 관련해서는 최근 몇 년간 몇몇 초등학교와 뜻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슬로리딩'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슬로리딩과 관련해서는 다음 글에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