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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ne Chaehee Kim Oct 19. 2021

리딩, 리딩, 슬로리딩 클럽 (2)

21세기를 위한 최고의 학습법, 슬로리딩 클럽

저는 국내에 소개된 슬로리딩의 다양한 수업방식과 도구에 만족하지 않고, 저만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 노하우,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관련된 현재의 중요 트렌드를 반영하여 수준높은 융합수업을 진행하고자 업그레이드된 슬로리딩 수업을 개발하였습니다. 수업을 위해 준비하고 기획할 것들은 정말 많았지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해볼 만 했습니다.  

저는 일단,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진행할 독서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모두 문학작품으로 되어 있으며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치나 주제를 다양하게 포함시켰습니다. 책 한 권당 약 6개월이 소요되는 융복합 커리큘럼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슬로리딩이 가진 우수한 장점에 저만의 차별점을 더한 슬로리딩 수업 프로그램의 차별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철저한 개별 맞춤식 수업입니다. 소수 인원만으로 구성된 클럽에서는 커리큘럼을 기본으로 하되, 아이의 성향과 개성에 맞게 얼마든지 질문이나 진행방향을 자유화하였습니다. 

  

기존의 슬로리딩 수업에 철학까지 접목하여 중요한 가치와 관련된 상황에 대해 아이들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고,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현상을 보더라도 쉽게 받아들이는 수동적 태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거나 반대의 생각을 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21세기에 요구되는 역량은 수동적 태도와는 거리가 멉니다. 21세기에는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가장 중요한데, 이러한 역량의 개발은 바로 현상에 대해 다르고 낯설게 생각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에서 의 출발합니다.   


따라서, 슬로리딩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스스로 질문을 하게 하면서 궁금한 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을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쉬운 단계에서는 제가 질문들을 던지며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줍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 새로움에 기뻐하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하면서, 스스로가 답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질문 던지기에 적응이 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손을 번쩍번쩍 들면서 스스로가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말하고, 자신감도 붙습니다. 점점 수업할수록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자신있게 자신의 궁금점을 질문으로 만들어 발표하고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수업을 만든 보람이 넘치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문답법은 아이의 사고력과 호기심을 개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으로까지 연결시킨다면 깊이있는 탐구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어려운 단계에 올라가면 아이들이 토의와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토론 수준과 깊이는 전적으로 아이들의 생각의 수준에 따라 다르게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샬롯의 거미줄』에서 펀의 아빠가 새끼 돼지를 죽이려고 했을 때, 펀은 생명을 죽이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고 외치며 울면서 아빠를 말립니다. 이 대치 상황은 이미 슬로리딩 책에도 소개된 바와 같이 훌륭한 토론 주제가 됩니다. 그러나, 제가 이 토론 주제를 던져주었을 때, 아이들은 의외로 펀의 아빠의 논리를 따라 죽이는 것이 옳다고 얘기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의 생각을 들은 후에는 양방의 논리를 정리하고, 각자 반대 입장에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모두 완독한 후 다시 토론을 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생각과 논리, 그리고 말하기 실력이 향상되어 토론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수준에 따라 계속 기다려주면서 조금씩 단계를 높이면서 반복적으로 학습을 해줘야 아이들의 역량이 제대로 개발됩니다.    


둘째, 수사학의 기본이 되는 기법들을 적용하여 글을 지어보도록 합니다. 책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를 모두 찾르면, 장 Chapter 마다 10개 정도가 나옵니다. 요즈음 잘 안 쓰는 단어들은 아무리 쉬워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미디어에 익숙해지고 코로나19시대에 온라인 학습 등으로 학습의 질과 양이 줄어든 현재, 아이들의 국어 실력, 특히 단어 실력이 우리의 생각보다 상당히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를 학습한 뒤에는 어려운 단어를 모두 사용하여 이야기 꼬리짓기를 합니다. 아이들의 문법실력도 생각보다 낮습니다.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문장도 계속 나타납니다. 


저는  아이들이 글을 쓰면 2~3번에 걸쳐 수정 방향을 잡아줍니다. 처음에는 어법을 잡아주고, 두번째에는 묘사와 대화체를 반드시 넣어 글의 생생함을 살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꾸밈 표현과 비유 표현을 넣어 문장의 수준을 높이도록 지도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저의 질문에 대해 자신이 뜻하는 바를 계속 답하면서 머릿 속의 생각과 표현된 글 간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처음 글은 아주 그럴듯하게 변신하게 되고, 아이들은 결과물에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비록 아이들이 첫 이야기 쓰기에서는 문법도 많이 틀리고, 문맥도 안 맞지만, 글짓기를 여러 번 할수록, 문장의 생생함을 살리고, 글의 길이도 점차 길어져서 A4 용지 두 쪽을 채울 정도로 쉽게 써내려갑니다. 그리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제대로 된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글짓기 실력이 부쩍 늘어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는 아주 뿌듯하고 기특합니다.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트렌드 변화와 미래 기술의 적용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가치 판단에 대한 주제를 접목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과거나 현재의 간점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바꾸어 보고,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가치 판단을 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에서 하고 있는 뇌삽입용 칩의 실험, 닷지코인, 로봇과 AI와 관련된 이슈, 자율주행차, 경제개념 등등 제가 관심있는 모든 주제는 책의 내용과 연결하여 아이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을 하는지에 대한 기초개념을 심어주도록 수업을 기획하였습니다. 


넷째, 환경파괴와 기후재난, 그리고 코로나19와 기업형 축산업의 비인간적인 실태 등 현재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온갖 글로벌 이슈과 연결하여 수업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이슈들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과 이로 인한 지구환경-자연의 파괴,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모든 생명체의 도구화와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책을 추가해 파생독서를 하고, 현재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느끼고, 이를 자신의 결과물에 반영하도록 시간을 줍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현재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세계 시민 의식이 한 번에 형성되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이런 주제의 자료와 글들을 조사하고 토의하다보면 좋은 결실이 생길 것이라 믿습니다.  



다섯째, 책 내용 중에 과학과 연결시킬 주제가 나오면, 스스로 조사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여 과학탐구활동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과학탐구보고서까지 작성하여 발표할 기회까지 마련해 줍니다. 즉, 전형적인 영재학급 또는 영재교육원의 산출물 프로젝트를 직접 해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과학과 사회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샬롯의 거미줄』에 등장하는 주요 동물에 거미, 돼지, 거위, 양, 쥐 등이 있는데, 이들 동물 중 탐구하고 싶은 동물을 2종류를 골라 조사하여 생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발표하는 것입니다. 모든 활동은 슬로리딩 수업 안에서 이루어지며, 저의 철저한 지도하에 아이들의 탐색할 주제들을 계속 확장해 나갑니다. 예를 들어 돼지에 대한 생태보고서라면 돼지의 기본 특징과 습성, 직접 그린 그림 외에도, 사람들에게 어떻게 얼마나 이용되는지, 카라 KARA의 활동과 연결하여 공장식 축산업의 문제점, 동물권에 대한 부분까지 포함시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개인적인 차원과, 시민 차원에서 모두 생각하여 반영시킵니다. 진정한 STEAM 학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대로 된 과학탐구 실험도 진행합니다. 『샬롯의 거미줄』에는 곯은 거위알이 깨져 지독한 냄새와 가스가 나온 장면이 있는데, 저는 이 장면을 스쳐지나가지 않습니다. 바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가?'를 탐구주제로 잡아 4주짜리 실험을 진행하고 이론적 배경을 조사하게 하고, 심도깊게 분석하게 하는 과학탐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제로 실험을 진행한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궁금하다고 이 질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로 연결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탐구결과를 보고서로 만들고, 폼보드에 붙여서 직접 프리젠테이션까지 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심화된 과학 통합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아이의 과학 문해력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력, 정보 탐색 및 통합 능력, 논리력, 비판적 사고력 등 다양한 21세기 역량이 개발되도록 도와줍니다. 



여섯번째, 현대에서 본받을 만한 인물의 사상과 연결하여 아이들이 깊이있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예를 들면,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과 명연설에서 보여준 그의 가치관을 책에 등장하는 주요 사건이나 주인공의 성격을 분석하며 연결해 줍니다.    


일곱번째,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기법을 추가하여 아이들이 다양한 창의 활동을 직접 하도록 합니다. 감상 표현을 다양한 예체능 방식과 결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도 잠시 언급한 것처럼, 제가 기획한 슬로리딩 클럽의 커리큘럼은 바로 '21세기 핵심역량'을 포함한 21세기 기술 [1]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설계되었다는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문해력, 기본 사고력, 논리력, 판단력, 그리고 비판적 사고력을 개발하고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의 확장과 확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 이를 바탕으로 한 창의력까지 개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슬로리딩 수업은 아이들이 '따로 또 같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표력과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이 개발되고 리더십을 개발시키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한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1] 21세기 기술은 2015년 WEF에서 발표되었는데,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21세기 기술’은, 

1) 일상생활에서 핵심기술을 적용시킬 수 있는 ‘기초 문해력’과 

2) 복잡한 도전 상황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역량’,  

3)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인성과 자질’로 구분되어 총 16가지의 기술을 포함합니다. 

이 기술들은 평생동안 학습Lifelong Learning하며 길러야 할 중요한 역량입니다. 


1) 기초 문해력 : 기본 문해력, 수리산술능력, 과학 문해력, 정보통신기술 문해력, 금융 문해력, 문화 및 시민 문해력

2) 핵심 역량 : 비판적 사고력·문제 해결력, 창의성, 의사소통 역량, 협업 역량

3) 인성과 자질 : 호기심, 주도성, 끈기·열정, 적응력, 리더십, 사회 및 문화 인지능력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다음의 두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clairenechaehee/21

https://brunch.co.kr/@clairenechaehee/22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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