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와 일반고의 커리큘럼 비교, 준비할 것을 추려보자
여러분의 아이가 이과계열을 희망한다면 일반고 중 과학중점학교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과학중점학교에 가서 교육과정을 따라갈 수만 있다면 도전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교육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판단된다면 순수 일반고에 진학하도록 해보자. 설혹 아이가 이과계열을 희망하지 않고 문과나 예체능 계열을 희망한다 하여도 교육과정을 살펴보면서 아이한테 불리한 점을 찾아내는 눈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2024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에 최종 합격자 29명을 배출한 10위 고등학교이자 일반고 중 1위를 차지한 낙생고의 교육과정을 살펴보겠다.
[표 1] 일반고 중 과학중점학교_낙생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1
위 [표 1]에서 낙생고의 기초 교과목 편제표를 먼저 보면, 1학년 때는 문과/이과 구분 없이 10개 반이 공통으로 수업을 듣는다. 2학년부터는 문과 vs. 이과로 4개의 유형으로 반이 나뉜다. 그런데 10개의 반 중 이과반이 8개, 문과반이 2개로 이과생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남, 분당 등 교육특구에 있는 고등학교의 상당수가 이과 편중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낙생고는 이과 8개 반 중에서 과학중점반이 3 반이고, 나머지 5개 반은 융합(자연) 반이다. 문과의 2개 반은 사회중점반 1개 반과 융합(인문) 1개 반으로 구분되어 있다. 문과반일 경우 과목별 모수가 적어 내신등급에서 상당히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 [표 1-1]을 살펴보면 과학중점반과 융합(자연) 반 모두 2학년이 되면 과학 4개 분야인 물리학 I, 화학 I, 생명과학 I, 지구과학 I을 동시에 들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학 I, II와 기하 역시 함께 수강해야 한다. 그리고 3학년이 되면 과학중점반은 과학 4개 분야 심화과정인 과학 II를 모두 들어야 하고, 융합(자연) 반은 과학 2 과목과 사회 2과목을 선택해서 듣게 된다. 수학은 미적분과 심화수학 I 2개 과목을 듣게 된다. 문과인 경우는 2학년 때 사회 4 과목을 모두 듣고, 3학년이 되면 나머지 4 과목을 모두 수강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표 1-1] 일반고 중 과학중점학교 낙생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2
참고로 일반고 과학중점학교는 고3 때 보통 물리학 II, 화학 II, 생명과학 II, 지구과학 II 과목 중 2~3개를 골라 듣는 것이 일반적이다. 낙생고의 교육과정은 과학중점학교의 특성이 강하고 시험문제 난도가 매우 높아서 '이과 상위권 학생'에게 잘 맞는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매년 의대생 합격 고교 순위에서도 낙생고는 상위권을 차지한다. 낙생고의 서울대 29명 앞에는 의대생 약 50여명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이미 큰 아이를 대학에 보낸 경험이 있거나 주변에 사례가 있다면 한 학기에 수 I, 수 II과정 한 과목만을 수강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공부한다는 것이 상당히 벅찬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따라서 한 학기에 수학 2과목과 과학 4과목을 동시에 모두 소화해야 하는 과학중점핟교의 고단한 교육과정을 여러분의 아이가 잘 쫓아갈 것인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한 학기에 6개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입학 전에 어느 정되 준비, 아니 솔직히 매우 많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무리 과학분야에서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과학중점학교의 내신을 대비하여 수학 및 과학 양 분야의 공부가 깊있게 되어 있지 않다면, 낮은 등급을 받게 될 것이고, 원하는 대학교에 지원조차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는 과학고의 교육과정 편제표를 살펴보겠다. 2024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에 19명을 합격시켜 29위에 랭크된 경남 과학고를 선정했다. 현재 경남과학고등학교 1학년인 2024학년도 입학생의 교육과정 편제표를 아래 [표 2]에서 살펴보면, 우선 성적처리 유형이 일반 학교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등급제가 아니라 이미 2022 개정교육안과 유사하게 5등급제, 3등급제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성적처리 부분에서는 상당히 느슨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신, 학교 지정 과목을 보면 1학년 1학기에 입학하자마자 과학분야에서 통합과학부터 물리학 II까지 5과목이나 수강해야 한다. 심지어 물리학 I과 화학 I은 개설되지도 않는다. 이를 건너뛰고 바로 물리학 II와 화학 II부터 수강해야 한다. 1학년 2학기에는 통합과학부터 생명과학 II, 융합과학탐구 - 다른 유형의 고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심화 과목까지 과학 4 과목이 배정되어 있다. 수학은 비록 1과목이지만 6 시수나 되며, 1학년 2학기에 수준이 높은 심화수학 I - 국내 고등학교 중 개설되지 않는 학교가 많다-을 수강한다.
[표 2] 경남과학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1
아래 [표 2-1]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교과과정을 보면 더 심화된 교과명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 대학교 과정의 과목들이다. 수학의 경우 2학년 1학기부터 심화수학 II, 고급수학 I, II, AP 미적분학 I까지 대학에서 개설되는 교과를 선택하여 과목당 6 시수씩, 총 24 시수나 듣게 된다. 과학은 1학년 2학기부터 선택과목이나 배정 과목인 대학교 과목 - 고급물리학과 고급화학에 이어 4개 분야별 실험 4과목을 2학년 2학기에 모두 수강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과학고의 이런 최고난도 커리큘럼을 잘 따라갈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을 경우에만 과학고를 보내는 것을 추천드린다.
[표 2-1] 경남과학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2
이번에는 문과형 특목고를 살펴보겠다. 2024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45명으로 전체 2위를 차지한 대원외고의 교육과정을 살펴보겠다. 2024학년도에는 정시 비중이 확대된 해로 이과침공이 어느 해보다도 심했다. 문과형 특목고인 대원외고는 재작년 및 작년에 비해 서울대 합격자수는 줄었지만 부동의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45명은 모두 문과지원 및 합격한 사례이므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래 [표 3]에서 대원외고의 기초교과영역을 살펴보니, 다른 학교와 유사한 편제이되 시수가 적은 특징을 보인다. 다만, 교양 영역에서 철학과 논리학을 모두 수강하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표 3] 대원외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1_보통교과
아래 [표 3]을 보자. 대원외고 교육과정의 특이점은 전공어 교과와 제1외국어인 영어 교과 과정이 되겠다. 대원외고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영어과를 없앴다. 이에 따라, 대원외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전공어에서 기초 전공어, 회화 I, II와 독해와 작문 I, II, 그리고 문화까지 학년당 2과목씩 수강한다. 제1외국어인 영어 교과에는 심화영어 I, II 및 심화영어회와 I, II가 개설되어 학년당 2~3개의 영어과목을 수강한다. 즉 한 학기에 4과목~5과목의 외국어 수업이 배정되는 것이다.
[표 3-1] 대원외고의 2024학년도 입학생 교육과정 편제표 2_전문교과
그렇다면, 외국어 과목이 절대적으로 많음에도 어문계열 이외에 상경계열이나 사회과학계열 진학생 수가 상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가 판단하기에는 외고라는 교과목 시수보다 대원외고의 수업 내용과 수행과제 등이 수준높고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우수한 문과생들이 모였는 학교 중 하나인만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함께 또는 홀로 진행하는 자율/진로/동아리 활동인 비교과 창의적 체험활동도 충분히 수준높고 고찰적이며 차별화된다.
문과형 특목고에겐 희소식이 얼마전 날라왔다. 금년에 교육부에서 발표했듯이, 이르면 내년부터 시대의 흐름에 맞게 외고와 국제고의 교육과정을 결합하여 편제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외국어에 특화된 교과과정을 가진 외고에서 국제사회 및 사회 세부분야별 전문성이 높은 국제고의 특성을 결합하여 더 우수한 교과과정을 편제한 특목고가 나온다면 충분히 눈여겨볼만하다.
지금까지 여러 유형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여러분의 아이 입장에서 각 학교의 장/단점이 눈에 잘 들어오는가? 이제, 여러분이 판단할 시간이다. 만약 여러분의 아이가 특목고 A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성적이 중하위권 으로 예상되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특목고 A 보다는 못하지만 일반고에 비해 역시 명문대 진학을 많이 시키는 특목고 B나 C로 고려대상을 바꿔보는 것도 생각해 보자.
저자의 아이는 자라면서 관심사가 계속 변하였는데, 중학교 2, 3학년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보면, 영어 자체를 선호하기보다는 영어로 하는 디베이트와 모의유엔을 사랑했고, 글로벌 이슈와 사회 문제에도 많은 관심이 있었다. 국어와 수학도 우수한 편이었지만 고등학교 과학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사고 진학을 고려했지만, 중3 후반기에 갈수록 자사고에 진학하여 우수한 등급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걱정이 되었다. 결국 몇 가지 포인트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진학 범위를 넓혀 국제고와 외고도 진학 대상으로 고려하게 되었다. 사실, 자사고와 국제고, 외고 모두 우수한 학생이 진학한다는 사실에서는 유사하지만, 학교 설립 목적에 맞게 서로 다른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따라서 관심 가는 학교의 교육과정 편제표 파일을 다운로드하여서 찬찬히 보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물론, 소위 '입시지옥'이라는 위명에 맞게,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든 아이의 고등학교 생활이 결코 쉬울 리가 없다. 그렇다면 좀 더 아이의 관심을 잘 살려서 발전시킬 수 있는 학교, 그리고 이왕이면 아이가 원하는 학교에 보낼 가능성이 높은 학교에 걸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아이가 중학교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준비하는 것은 전제조건으로 달아두자. 중학교 때 아이가 고생을 한 만큼 고등학교에서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주요 학교의 2024학년도 신입생 교육과정 편제표는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서 각 학교의 자료를 다운로드하여
편집함. 편의상 체육 및 예술 교과과정은 표에서 생략함.
*내 아이가 원하는 학교에 대한 교육과정 편제표는 에서학교알리미 사이트 확인할 것
: https://www.schoolinfo.go.kr/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