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특목고 정글에 보내기로 결심했다면(3)

특목고 입학 전 반드시 준비해야 할 Tasks는?

by 끌레린
여러분의 아이를 특목고 중 한 곳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면,
또는 소위 '갓반고'에 보내기로 결심했다면,
이제 여러분의 아이 학년에 상관없이 가능하면 많이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제대로 된 대비 없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면, 그 생각은 바로 폐기해 버리길 바란다.


사실 고등학교 유형과 상관없이,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 전에 최대한 많은 학습 준비를 해야 좋은 내신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좋은 내신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좋은 대학교에 입학할 확률이 올라간다. 물론, 현재의 입시체제에서는 내신등급만 훌륭하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보는 시험은 3월 전국 모의고사이다. 시험범위는 중학교 범위인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심화문제들이 꽤 있어서 아이 성적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가 1학년 중간고사 때는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아이 성적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그만큼 중학교 시험과 고등학교 1학년 시험은 시험범위와 공부량, 그리고 시험문제의 난이도 면에서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나 기말고사를 보게 되면 1학년 중간고사는 가장 쉬운 시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아직도 신입생인 것 같은데 벌써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와의 싸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선행했던 공부는 고 1로 끝나고, 본격적으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자기주도학습태도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고2 교육과정의 학습 수준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시험문제 모두 1학년 때보다 훨씬 어렵고 방대해진다. 스스로 제대로 학습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다면 사실 성적을 유지하거나 상승시키기 어렵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하는 (특목) 고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 할 사항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는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도록 하는 것이다. '제대로'의 의미는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도 하고, 스스로 질문도 하면서 '숙독(熟讀)'하는 것을 의미한다. 속독(速讀)이 아니다.

그동안 독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 '선행 공부할 시간, 시험 준비할 시간도 부족한데, 언제 책을 읽어요?', '책은 초등학교 때까지 충분히 읽혔어요'가 그들의 주된 논리이다. 이에 공감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히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교과서나 수업시간에 배우고 암기하는 지식수준을 좀 더 뛰어넘어 그 배경부터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함이다. 특히 수능시험에서 출제되는 사고력과 추론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제들을 무난하게 풀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일정 수준의 지식을 쌓아서 입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특히 최근에는 내신 시험에서도 수능과 유사한 형태가 많이 출제되므로 내신등급을 잘 받기 위해서도 독서는 필요하다.


그동안 보아온 학생들 중에는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는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승승장구하다가 고2에 올라가서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꽤 많았다. 보통 그 원인은 세 가지이다. 그중 하나는 그동안 읽어둔 독서량이 적은 경우이다. 그동안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어떻게 국어실력과 문해력이 좋길 기대하는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국어뿐 아니라 문자로 된 모든 과목의 학습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문해력이 낮은 아이들은 교과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것을 점점 어려워하게 된다. 국어시험을 예로 든다면, 수준 높은 어려운 지문, 긴 출제문항, 그리고 헛갈리기 그지없는 보기 문장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비교하면서, 출제자의 의도를 재빨리 파악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개발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기본기를 닦아야 가능하다.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더라도 기본이 약하고 사고하고 분석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모래 위에 쌓는 성과 같아서 성적이 들쭉날쭉하거나 원하는 만큼 잘 나오지 않는다.


내신성적과 수능까지 연결되는 모의고사 성적을 차치하고서라도, 여러분의 아이에게 특목고에서 명문대로 이어지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선사해 주고 싶다면 고등학교 3년 내내 수행할 방대하고 어려운 과제들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해서도 독서는 꼭 필요하다. 오히려, 고등학교에 가서도 고3 때까지 책을 꾸준히 보아야 한다. 특히 특목고는 독서 자체를 수행과제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 있는 책을 학기 중에 보고 서평이라도 내려면 상당한 독서 수준이 요구된다. 이에 더해, 진로로 생각하는 분야의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시의적절하게 학생부에 녹여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일단 수준 높은 도서를 선택하는 능력과 이를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 그리고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을 실제로 응용해 보는 현실 적용력까지 폭넓게 요구된다. 즉, 아이들이 수행과제나 진로, 동아리, 자율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책은 필수불가결하지지만, 빠르게 읽고 끝내야 한다. 왜냐하면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확장시키거나 심화시키는 후속 활동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교 때 책을 즐겨 읽지 않았던 아이라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다양한 활동들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빨리 쳐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아이가 수많은 수행과제들의 늪 속에서 빨리 빠져 나와야 내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수행과제는 성적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반면,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가 각각 20% 수준에서 반영되기 때문에, 수행과제를 결코 무시하면 안된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고민해서 완성한 수행과제 결과물은 담당 선생님에게, 또는 급우들에게 공유되고 발표된다. 아이의 보고서를 읽어보면 학생이 어느 정도까지 깊이 고민한 후 쓴 글인지, 아니면 수박 겉핡기 식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잠깐 생각해서 완성한 글인지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동일 과제에 대해 제출한 아이들 보고서가 모두 천편일률적이라면 평가자가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그리고 아이들이 바쁘게 제출하다보니 '서-본-결'이라는 글의 기본 구조를 지키지 못하거나 맞춤법과 어법이 안 맞는 오류들까지 선생님 눈에 보이면 당연히 좋은 평가를 할 리가 없다. 아이가 제출한 보고서나 아이들 앞에서 발표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당연히 학생부에도 아이의 역량이 우수하다는 선생님의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수시원서가 접수되어 대학교로 정보가 이송되면, 입학사정관들이 고등학교 학생부를 평가하게 되는데, 학생부에서 아이가 책도 별로 읽지 않았고, 과목별 세특(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에 쓰여있는 수행의 수준이 평이하다면 대학교에 진학하여 어려운 수업을 따라갈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내 아이를 특목고 정글에 보내기로 했다면 반드시 준비해야 할 두 번째는 바로 자기주도학습역량을 기반으로 한 선행학습이다. 단순히 고등학교 선행 수업을 많이 들었다는 것만으로는 성적이 보장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선행을 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아이가 전체 아이들 중 어느 정도의 위치에서 시작할 것이냐와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은 아주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해야 할 것이고, 당장 눈앞에 닥친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는 현실을 투영한 효과적인 방법을 조언해 드리고자 한다.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개인의 자기주도학습역량이 성적의 가장 중요한 key가 된다. 가장 바람직한 유형은 중학교 때 고등학교 과정에 대해 주요 교과목별로 스스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공부'를 했던 아이인가이다. 같은 선행진도를 나간 아이가 두 명 있다고 가정을 하자. 한 아이는 학원 진도에 맞춰 열심히 수업을 듣고 열심히 학원 숙제를 해갔다. 다른 아이는 인강을 들으면서 열심히 이해를 하고 자기만의 노트를 정리해 두었다. 두 아이 중 누가 자기주도 학습태도가 갖춰줘 있는가?

당연히 두 번째 아이다. 스스로 정리하여 자기화하는 것이 공부이다. 학원 숙제를 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단순히 숙제일 뿐이다. 자기주도 학습역량을 기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목표의식과 진로 목표 설정이다.


여러분의 아이가 선행해야 할 주요 과목은 진로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아이가 이공계열을 희망한다면 수학은 수학 상, 하 및 수학 I, II와 미적분, 그리고 과학 중 통합과학, 화학 I과 물리학 I을 꼼꼼히 공부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2028학년도 교과체계를 기준으로 한다면 수학은 공통수학 1,2 및 기본수학 1,2, 대수 및 미적분이며, 과학은 통합과학 1,2, 그리고 화학과 물리학이 될 것이다. 워낙 공부할 양이 방대하고 난도가 높은 과목들이라 중학교 아이에게는 상당히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한 단계 이상 더 성장할 것이다.


만약 아이가 인문계열을 원한다면, 국어와 영어는 수능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준비시키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국어의 경우 공통국어 1,2 외에도 문학까지 학습해 온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은 수능 수준으로 준비하기 어려우므로 권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학은 공통수학 1,2 및 기본수학 1,2, 대수 및 미적분 중 공통 및 기본 수학만큼은 철저하게 준비해 온다. 아이가 만약 외고나 국제고를 희망할 경우에는 해당되는 외국어나 세부 사회 과목도 준비해 와야 어느 정도의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특목고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세 번째는 바로 체력과 정신력이다. 저자는 학교 설명회에서 학부모 대표로서 인사말을 할 때에도 체력을 강조했을 만큼, 체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이가 특목고에 입학하면 가장 부족한 것이 시간이다. 수행과제와 중간고사와 수행과제, 다시 기말고사와 동아리 활동 등으로 하루를 24시간같이 써야한다. 결국 새벽까지 치열하게 활동하다 보면 학생부는 아름다워지지만, 아이의 몸과 마음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꾸준히 운동을 하며 체력을 관리해 왔다면 다행이지만, 체력이 강하지 못한 일반 여학생들은 특히나 힘들어한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홍삼이나 보약, 비타민 등등 별별 영양제를 수소문하여 먹이고 병원에 가서 링거를 주기적으로 맞추어도 기본 체력은 그다지 회복되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 후반부터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볼 때까지 많은 아이들이 각종 염증과 만성질환으로 괴로워하고 시험을 망치고 정신적으로 말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결과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웃을 수 있는 진정한 승자는 바로 체력이 강한 학생이다.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 가운데 체력까지 받쳐주면 성적은 상승곡선을 탄다. 그리고, 원래부터 상위권이었던 학생들은 체력관리 노하우를 이미 가지고 있어서 일상생활에 운동을 루틴으로 세팅해 놓는다.


정신력은 체력과 비례하는 성질이 있어서 체력이 좋을 때는 정신도 건강하다. 특목고에 가고자 하는 아이들은 어느 정도 정신력이 강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간혹 가다 보면 특목고에 입학하여 심한 경쟁구도 속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시험 압박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휴학이나 자퇴를 해버리거나, 타학교로 전학 가는 아이들이 학년별로 10% 안팎은 된다. 이렇게 되면 그 아이는 실패 경험이 상흔처럼 남아서 힘든 기간을 보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이 떨어져 학습 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특목고에 보내겠다고 섣불리 결정하기 전에, 아이가 과연 치열한 경쟁으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특목고에서 살아남아 생존신고를 과연 할 수 있을까, 아이가 그만큼 대범하거나 용기 있거나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인가를 냉정하게 따져보기를 권한다.


지금까지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준비사항으로
첫째, 독서역량을 기반으로 한 문해력,

둘째, 자기주도학습역량을 기반으로 한 선행학습,

셋째, 체력과 정신력까지 살펴보았다.


여러분의 아이가 이렇게 세 가지를 모두 준비하고 기본 자질로서 인성까지 갖추었다면, 어느 특목고에 입학하더라도 아마존 정글 속에서도 눈에 띄는 투칸 새처럼 충분히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아이를 특목고 정글에서 돋보이는 존재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살아남는 데 급급한 존재로 만들 것인가?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