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혼자 자기 삶을 시작한 곳
내가 우리 딸을 조금 덜 사랑했더라면,
아마 여기 안 보냈을 거야.
학교 앞 코네티컷의 레스토랑에서 처음 만난 R엄마,
지금은 R언니라고 부른다.
그때 언니는 그렇게 말했다.
말과 함께 언니의 감정은
내 마음속 깊숙한 곳 어디론가 들어와버렸고
나의 생각을 다 표현해내지 못할 때
언니의 말을 빌려온다.
부모는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
곁에 두고 싶다.
매일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확인하고,
가능하면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사랑해서
조금 더 일찍 놓아주었다.
지난가을,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행복하다는 말 한마디
그리고 벅찬 가슴을 다 말로 바꾸지 못하겠다는
딸의 얼굴은 아직도 눈으로 그려낼 수 있다.
하이보딩은 아니었지만
주니어보딩에 한 자리가 있다는 소식.
결정까지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다.
딸이 다닐 학교였기에
결정의 중심은 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민의 시간을 보내더니
딸은 가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의 보딩 여정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다.
우리는 다른 가정처럼
학교에 대해 비교하고 분석하고
치열하게 재는 기간을 거치지 않았다.
만약 그때 우리에게는
"Why Boarding School?"이라는 질문이 주어졌다면,
나는 우물쭈물도 없이 이렇게 답했을지도 모른다.
Ivy League?
아이비리그.
명문대.
미국 동부 보딩스쿨.
그게 엘리트 트랙이니까.
좋은 학교니까
좋은 아이들이 모이니까.
그 때의 나는
그 정도 이유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가 실제로 그곳에 있게 되면서
나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Why, Boarding School?
그곳에서 아이는
왜 그렇게 행복해하는지.
우리는 이 선택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그리고 그것은
정말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제 하나씩
천천히 풀어보려 한다.
2026년 2월 16일
Claire (보딩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