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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 Park 박민경 Aug 11. 2017

사진보다 선명하게 새겨지는 여행

요세미티 국립공원, 멈추고 있었던 순간  

요세미티 국립공원- 자전거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작은 오솔길을 샅샅이 다니며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과 눈에 담았다. 공원 전체에 흐드러지게 핀 도그우드Dogwood.


여행을 많이 다녀보기도 하고, 다른 많은 여행자들을 지켜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문득 여행 중에 '멈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낀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여행을 가는데

정작 여행을 가서도 다음 장소로 이동, 다음 스케줄로 이동, 다음 숙소로 이동, 다음 맛집으로 이동.
계속 전진이다.

멈춰서 오랫동안 보고 감상하고 즐기는 것이 어렵다.


무거운 카메라를 둘러맨 목이 뻐근하고 다리가 붓고 지쳐

도저히 못 걸을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래 감상하고 싶은 아름다운 장소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엽서도 쓰고,
읽고 싶던 책도 읽고,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앉아 있기도 하면서 '멈추는 것'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몇 시간 한자리에 앉아 태양 빛과 그림자가 시시각각 만들어내는

전혀 다른 캐니언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처음 깨달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바위에 드러누워 일몰과 별똥별을 꼬박 6시간 동안 보면서 확신했다.


여행지에서 돌아와 한참이 지난 후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디에선가 '멈추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아무리 유명한 장소도 차로 무심히 스쳐 지나가며 마음을 담지 않은 10분은

훗날 서둘러 찍었던 사진 속에만 남아있고,

멈추어 감상하였던 10분의 순간은

보잘것없는 벤치에 앉아 있었더라도 2시간짜리 영화를 봤던 것처럼 마음 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며

사진보다 더 선명하게 새겨진다.




'넓은 것은 오지랖, 깊은 것은 정, 많은 것은 흥 뿐이고

좁은 것은 세상, 얇은 것은 지갑, 적은 것은 겁 뿐인 가족'


<'겁 없이 살아 본 미국' 책은>

평범한 40대 회사원 남자가 미국 경영전문대학원(MBA) 입학부터 졸업하기까지,  

10년 차 워킹맘 직장을 그만두고 떠나 무료영어강좌에서 수십 개 나라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생활하고,

알파벳도 구분하지 못하던 큰 딸이 2년 만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독하고,

Yes/No도 모르던 작은 딸의 미국 유치원 적응기까지, 다양한 미국의 교육 현장 이야기와

전화도 터지지 않는 서부 국립공원 열 곳에서 한 달 이상의 텐트 캠핑,

현지인들과의 소중한 인연,

경험이 없는 덕분에 좌충우돌 해 볼 수 있었던 경험을 생생하게 담은 책.


출간 두 달 만에 2쇄 인쇄. 브런치 글 100만 뷰.

페이스북 팔로워 1400명(www.facebook.com/MKLivingUSA)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리워지는 장소와 사람과 음식이 생겼고

나이와 국적에 대해 견고하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친구 삼을 수 있는 사람의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서로 다른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며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고

낯선 곳에 뚝 떨어져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당황해서 주저 앉아 울고만 있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것이 결국은 '성숙해진다'는 것이 아닐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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