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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아픈 일은 연례행사다. 어디냐의 문제지 아프지 않고 넘어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날도 며칠간 이어진 위쪽 어금니 통증 때문에 치과를 찾았다. 치아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사랑니가 어금니를 향해 자라고 있다. 아래쪽 사랑니 발치 때와 똑같은 상황, 매복 사랑니!
예전과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한쪽만 그렇다는 것. 반대쪽의 사랑니는 잇몸을 뚫고 나와 자라고 있다고 했다. 다만 내 잇몸이 너무나 좁아서 똑바로 자라지를 못한다고. 결국 매복 사랑니는 수술로, 반대쪽 사랑니는 일단 ‘그냥’ 뽑아보겠다고 했다. 일단 시도해보고 안 되면 마찬가지로 수술해야 한다고.
‘그냥’ 뽑겠다는 말은…. 말 그대로 펜치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정말 힘으로 뽑는 것을 말한다. 남자 치과선생님이 힘을 꽉 주어 빼보려고 하는데 좀처럼 빠지질 않는다. 힘을 꽉 준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느껴지고, 나는 이러다 확! 빠져서 아래턱이든 어디든 강타 당하기라도 하면 어쩌지 같은 쓸데없는 걱정도 한다. 두 번, 세 번 시도해봐도 이는 꿈쩍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해 보겠다고 하며 다시 한 번 꽉 힘을 준다. 그러다가….
우.지.끈.
머릿속 어디선가 빙산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곧이어 이가 쑥 빠졌다. 의사 선생님은 정말 마지막 시도였는데 다행이라며 방금 뺀 이를 보여주셨다. 우지끈 소리가 정말 인상 깊었기에 나중에 검색을 해봤는데, 그 소리는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해 주는 인대가 끊어지는 소리라고 한다. 지금도 영화나 다큐멘터리 같은 걸 보다가 빙산이 쪼개지는 소리가 나면 그때 이를 뽑던 기억이 떠오른다.
반대편 쪽 사랑니를 뽑는 수술은 예전과 동일한 절차로 진행되었다. 마취를 하고, 절개 후 치아를 조각 내어 뺀 후 다시 봉합하는 순서로. 다행히 이번에는 꿰맨 부분이 터지는 일은 없었고, 한 번 겪었던 일 이라 그런지 사후 관리도 제법 수월하게 해냈다.
그렇게 스물셋에 사랑니 네 개의 발치를 모두 마쳤다. 한국에서는 사랑니지만 영어로는 ‘wisdom teeth’라고 하는데, 그러면 나는 이제 사랑도 없고 지혜도 없는 사람이 된 거냐는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 하곤했다.
사랑니가…. 4개라서 참 다행이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