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1.(월) - 짐밥웨에서 느낀 점들

by 고장난 몬스터

짐바브웨에 온 지 꼭 2주가 됐다.
열흘간의 자가격리가 끝난 지도 사흘째.

이제야 조금씩 이곳의 리듬에 몸을 맞춰가고 있다.


이곳은 오후 5시가 되면 해가 진다.
6월이면 한겨울이라, 낮에는 20도 가까이 올라가다가
밤이 되면 5도까지 떨어진다. 일교차가 크다.


처음 써보는 전기장판.
불이 날까 무서워 망설였지만, 결국엔 생각했다.
‘얼어 죽는 것보다 타 죽는 게 낫지.’
그렇게 오늘도 전기장판 위에 몸을 녹인다.


롱라이터를 찾지 못해,
나무스틱에 불을 옮겨 붙이고 버너에 불을 켠다.
오늘은 그 불로 참치볶음밥을 해먹었다.
조금 불편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의외로 나쁘지 않다.

이곳에서 전기는 귀하다.

그래서 밤이 되면 도시 전체가 어둠에 잠긴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살 만하다.
와이파이 속도가 조금 느린 것만 빼면, 나름 괜찮다.
물론 내가 부촌에 머물고 있어서
그 차이를 덜 느끼는 걸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배운 것들


1. 가로등과 조명이 드물고, 있어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

2. 미국 달러를 쓴다. 다만 국제카드는 종종 거절 당한다.

3. 횡단보도가 거의 없다.

4. 도요타와 혼다 차가 유독 많다. 한국차는 거의 없다.

5.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다 (부촌 기준).

6. 와이파이 속도는 한국의 1/10 정도.

7. 데이터는 귀하다.

8. 도시의 부유층은 대부분 영어를 쓴다.

9. "니하오!"라는 인사를 종종 듣는다.

10. 호스트와 그녀의 아들은 정말 친절하다.

11. 동양인은 거의 없지만, 작은 중국인 커뮤니티가 있다.

12. 한국 교민은 약 70명 정도라고 한다.

13. 고구마 맛은 한국 고구마와 거의 같다.

14. 콘센트는 G타입이다.15. 대형견들이 거리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닌다.16. 물은 여전히 생수병을 사 마신다.17. 영국 지배의 흔적—운전대는 오른쪽에 있다.



짧은 2주였지만,
낯설고 생경한 풍경들 속에서 조금씩 나를 조정해간다.
불편함 속에서도 이상하게 마음은 편하다.
이곳의 속도가,

지금의 나에게 딱 맞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