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성 뇌 손상 환자에게 신경 음악치료를 한다면

음악으로 뇌를 회복시키다

by ClarisJung
캡처.JPG

우리 뇌 속에는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된 정교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마치 도시의 도로망처럼, 이 연결망이 건강해야 우리 생각과 행동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죠. 하지만 교통사고나 낙상 같은 심각한 사고로 뇌가 손상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 '도로망'이 끊기고 망가지면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음악이 이 손상된 뇌 연결망을 복구하는 데 놀라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보통의 음악 감상이 아닌, 과학적으로 설계된 '신경 음악치료'가 뇌 손상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있어요.



✓ 연구 소개 및 알아보고자 한 것

2022년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된 한 연구로, 외상성 뇌 손상(TBI) 환자에서 신경 음악치료(NMT)가 뇌의 구조적 연결성(white matter connectome)을 개선하고 실행 기능 회복에 기여하는지 알아보려 했습니다. (원문: https://doi.org/10.3390/jcm11082184)



✓ 이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 연구는 25명의 중증~심각한 외상성 뇌 손상(TBI) 환자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환자들은 6개월 동안 신경 음악치료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이 치료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악기 연주와 같은 적극적인 활동을 포함했습니다.

- 또한 연구팀은 특수한 MRI 기술을 사용해 환자들의 뇌 속 '백질'이라 불리는 신경 연결 통로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백질은 뇌의 여러 부분을 연결하는 일종의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이 손상되면 뇌의 여러 영역 간 소통이 어려워집니다.



✓ 연구 결과는 어땠을까요?

연구 결과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음악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뇌에서는 특히 오른쪽 뇌의 '배측 경로'(언어 처리와 관련된 신경 통로), '뇌량'(좌우 뇌를 연결하는 다리), '시상 방사선'(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통로) 등에서 구조적 연결성이 강화되었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 음악치료가 손상된 뇌의 '도로망'을 복구해 정보가 더 효율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 정량적 이방성이란?

연구에서는 '정량적 이방성(QA)'이라는 지표로 뇌 연결성의 변화를 측정했는데요,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우리 뇌의 백질은 수많은 신경 섬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섬유들이 얼마나 잘 정렬되어 있고 효율적으로 신호를 전달하는지를 수치화한 것이 '정량적 이방성'입니다.

일상적인 비유로 설명하자면:

높은 QA: 고속도로처럼 차들이 질서 있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상태

낮은 QA: 도로가 파손되어 차들이 느리게 가거나, 심하면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

음악치료 후 환자들의 QA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은, 손상된 '도로'가 복구되어 뇌 신호가 더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뇌의 구조적 변화가 실제로 환자들의 '실행 기능' 향상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실행 기능'이란 계획을 세우고, 집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복잡한 사고 능력을 말합니다.

즉, 음악치료로 뇌의 연결망이 개선되면서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사고와 행동 능력도 함께 향상된 것이죠. 연구에서는 QA 증가와 실행 기능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r = 0.46)를 발견했습니다.


✓ 이 연구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음악이 왜 이런 놀라운 효과를 보이는 걸까요? 음악은 우리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듬을 들으면 운동 영역이 반응합니다

멜로디는 감정 처리 영역을 자극합니다

악기 연주는 감각과 운동을 통합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음악 활동은 집중력과 기억력도 함께 자극합니다

특히 신경 음악치료는 이런 음악의 다양한 특성을 치료 목적에 맞게 체계적으로 활용합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리듬에 맞춰 행동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면서 뇌의 여러 영역을 효과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죠.



기억할 점

이 연구는 주로 심각한 뇌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음악의 뇌 활성화 효과는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것은 뇌에 좋은 도전이 됩니다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신체와 뇌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노래하는 것은 사회적 연결과 뇌 활성화를 동시에 촉진합니다


물론 심각한 뇌 손상의 경우에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체계적인 신경 음악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상에서도 음악을 통해 우리 뇌를 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닐까요?

음악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우리 뇌의 잠재력을 깨우는 놀라운 도구입니다. 오늘부터 음악을 더 의식적으로 삶에 통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음악 치료가 완화의료 환자의 통증을 줄여준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