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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스원오원 Aug 14. 2019

기술 블로그를 기획해보자!

일주일 안에 기술 블로그를 후딱 만들어봐요.

기술 블로그는 IT 기술이나 서비스를 가진 모든 회사의 꿈이기도 합니다. 기술 블로그가 있으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도 곧잘 보이고, 개발자 채용에도 도움이 됩니다. 기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는 개발자의 업무 방식이나 개발 부서의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조사와 목표 설정

클래스101에서 맡았던 첫 번째 업무는 바로 기술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다른 기술 블로그는 잘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우선 콘텐츠 수를 기준으로 나열해봤습니다. 포스팅이 10건 미만이거나 미디엄에 있는 기술 블로그는 제외했고요. 21곳 중 A기업은 459건으로 글이 가장 많은 반면, U기업은 10건으로 가장 적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기업이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업무나 프로젝트를 이유로 운영을 소홀히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표에서 회색으로 음영 처리된 곳은 6월 20일을 기준으로 글이 업로드된 지 2개월이 지난 기술 블로그입니다. 거의 운영을 안 하고 있군요. 재미있는 건 회색 음영처리가 주로 아래쪽에 모여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콘텐츠 수가 많다고 해서 운영이 잘 되는 블로그인 걸까요?


아닙니다. 각 블로그의 개설일부터 6월 20일까지의 기간을 일수(day)로 바꾸고 콘텐츠 수로 나눠봤습니다. 이렇게 하면 글 1건을 업로드하기까지 걸린 평균 소요일이 나옵니다. B사는 2016년 개설 이후로 평균 3일에 한 번씩 글을 올렸군요. 반면 S기업은 141일에 한 번 글을 올렸으니 연간 2건의 글을 올린 셈입니다. 일 년에 글 2건이 올라오는 블로그에 방문하고 싶은 독자는 없을 겁니다. 개설된 지도 오래됐고, 글도 많고, 평균 소요일도 적당한 C기업은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알아봤습니다.


C기업 기술 블로그에 업로드된 354건의 글들을 분석해봤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00건 이상의 글을 올렸지만 올해는 3건의 글만 올라왔군요. 더군다나 절반 가까이의 글이 직접 쓴 것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져와 재가공한 큐레이션 콘텐츠였습니다.


아하! 종합해보면 디지털 세상에서 ‘원조’는 단순히 먼저 시작한 걸 말하는 게 아니군요. ‘지금까지도 꾸준히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가’로 판가름이 나는 셈입니다. 클래스101의 개발자들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어떤 목표를 가지는 게 좋을지 써봤습니다. 브랜드 총괄을 맡고 있는 '어쓰'가 도와줬어요.



기술 블로그의 최종 목표는?

다른 회사의 개발자들이 클래스101을 기술 기반 기업으로 알아주는 것


목표를 이루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1.개발자가 본인의 업무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2.자신의 업무를 글로 쓸 수 있어야 하고

3.개발자의 실력이 크는 과정이 글에 드러나야 하고

4.개발자의 글이 회사 바깥에 있는 다른 개발자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일 년 동안 무얼 할까?

개발자가 한 주에 한 건씩, 일 년 동안 50건 이상의 글을 쓰도록 돕자. 그리고 방문자가 많든 적든 일단 기록하자.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기획

개발자는 늘 바쁩니다. 밥 먹는 것도 바빠 보입니다. 가뜩이나 바쁜데 부담을 줄 순 없겠죠. 이번 기술 블로그는 개발자가 이틀 안에 구축할 수 있게 간단히 기획하기로 했습니다. 개발에는 Dev chapter의 '요찡이'가 도와주기로 하고, 블로그를 만드는 동안 다른 개발자들에게는 글을 미리 쓰도록 제안했습니다. 기획안(와이어 프레임)을 봅시다.


템플릿 가이드부터 정의했습니다. 많은 에이전시에서도 쓰는 방식입니다.


이틀 안에 만들기로 했으니 IA(Information Architecture)도 간단하게 구성했습니다. 메인, 채용, 구성원 페이지를 만들고 깃허브는 우리의 오픈 소스를 울려둔 깃허브 페이지로 링크를 걸기로 했어요.  


메인 페이지입니다. 썸네일과 제목이 잘 보이도록 했고, 모바일에서도 잘 보이도록 글자 수와 썸네일 수는 줄였습니다. (=개발자가 개발을 금방 끝내도록 했습니다.)


기획한 것과 비슷해 보이나요?


상세 페이지입니다.


개발자들이 문단 제목마다 헤더 태그( # )를 쓰면 맨 위에 자동으로 목차가 구성되도록 했습니다. 기술 블로그에 접속한 개발자 중에는 글 전체가 아닌 일부 내용만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우리는 독자인 개발자의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기로 했으니 그분들이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각 목차를 클릭하면 해당 내용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했어요.


글 밑에는 이전 글, 다음 글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와 개발자의 프로필이 뜨게 했어요. 개발자 이름을 클릭하면 어떻게 될까요.


해당 개발자가 쓴 글이 전부 보입니다. 이건 개발자의 포트폴리오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10건의 글을 썼다면 첫 번째 글과 열 번째 글은 깊이, 편집력, 분량 등등에서 차이를 보일 겁니다. 어디 가서 당당하게 ‘나 성장했어요!’라고 말해도 됩니다. 검색으로 나타나는 증거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 블로그 개발 중인 '요찡이'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나…


개발자들은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려고, 개발자가 초안을 쓰면 교정, 교열, 윤문을 거쳐, 함께 읽으면서 글이 매끄러운지 점검하는 강독 시간도 가집니다. 과연 우리는 일 년 안에 50건의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지켜봐 주시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이번 기술 블로그 만들기는 QA(Quality Assurance) 기간을 포함해 7월 15일(월)부터 7월 19일(금)까지 한 주 정도 걸렸습니다. 



클래스101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기술 블로그, 클래스101 dev에 방문해보세요.



참고문헌

장근우, “기술 블로그의 온라인 평판 구성 요소 연구: 브랜디를 중심으로”,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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