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래스원오원 Aug 16. 2019

겉만 번지르르하게 말고, 린하게 브랜딩하기

클래스101의 다음 백년을 위한 리브랜딩

클래스101의 다음 백년을 위한 리브랜딩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부러지지 않았다면, 고칠 이유는 없다. 일관성이 중요한 브랜딩에서 자주 통용되는 말인데요. 그래서 어떤 기업이든 지금까지 쌓아온 B.I를 고치는 일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빠른 성장을 해야하는 스타트업에선 사실 신경쓰기도 힘들죠. 마찬가지로 클원에서도 이 결정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렇다면 클원은 왜 이런 결정을 했고, 어떻게 진행했을까요?



이제는 대명사가 된 클래스

클원이 정식으로 서비스를 런칭한 지 어느덧 일 년이 흘렀는데요. 그 기간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주목받았고, 온라인 클래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어요.


세상의 모든 취미를 클래스로 열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클래스는 어느덧 300개를 넘었어요. 클래스메이트분들이 사랑하는 일을 경험하고 남겨주신 피드백이 총 66,505개, 평균만족도 96.1%을 기록했구요! 그리고 본인의 업에 고민이 많았던 크리에이터분들은 판매수익과 메이트분들의 응원으로 정말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게됐어요.


이게 모두 우리가 사랑하는 일이에요!


그렇다면 다음은?

이렇게 여럿분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클원은 훨씬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저희는 항상 그랫듯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이라는 비전에 맞춰 클원의 미래를 그려보았습니다.


지난 1년간 저희와 함께해주신 크리에이터분들이 어떻게 일을 지속했는 지 봤을 때 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 분들은 자신의 굿즈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방송을 통해 열렬한 팬분들과 소통 및 응원을 받으며 일을 지속하고 있었어요. 우리의 비전으로 봤을 때 클래스뿐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닌 것 같았어요. 저희는 미래에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꿈을 이뤄나가는 플랫폼이 되기위해 더 큰 그릇이 될 B.I가 필요했습니다.



로고, 어떤게 문제였을까?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Class101은 대학의 개론 수업을 뜻하는 학술명+101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Class는 배움, 101은 시작 또는 많다는 의미로 Class101은 모든 배움의 시작이라는 뜻이 되죠.


로고는 모든 배움, 즉 어떤 클래스도 담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어요. 학급과 명패에서 모티브를 얻어 어떤 클래스든 담을 수 있고, 설명할 수 있게가 목표였죠. 단순한 사각형 두개로 확장하기 쉽고, 단차를 이용해 저희만의 개성이 드러나게 만들었어요.


기존 로고의 의미


하지만, 이 로고가 저희의 커진 꿈마저 담진 못했어요. 기존의 로고는 Class에 지나치게 강조돼있어서 앞서 말한 사랑하는 일을 하기위한 여러 방법들을 나타내기 힘들었어요. 비주얼적인 확장성은 좋지만 의미적으로는 문제가 있었던거죠. 반면에 101은 개론, 시작이라는 의미로 저희 비전을 담을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구성원 모두 로고의 중심점을 101로 옮기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했고, 본격적으로 리브랜딩을 시작했습니다.


의미적으로 확장성이 좋은 101로 중심점 변경



유저의 목소리로부터

초기의 Class101은 ‘모든 배움의 시작’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서비스의 지향점이 저희 비전과 일치하게 된거죠.


하지만 브랜딩의 완성은 저희가 하고 싶은 것만 외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에요. 가장 성공적인 브랜딩은 저희가 내는 목소리와 유저분들이 내는 목소리가 일치했을 때일거에요. 내부 구성원이 브랜드의 목표를 알고 서비스에 내재화시키고 유저가 그 가치를 알고 바이럴할 때가 가장 이상적인 브랜딩일겁니다. 그래서 클원을 애용하시는 열혈팬분들을 초청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클원을 알았고 어떤 가치를 얻었는지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열혈팬의 기준

첫번째로 열혈팬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했어요. 이벤트로 유입해 클래스를 구매한 사람? 앱으로 유입해 클래스를 구매한 사람? 이 많은 유저들 중에 클원의 가치를 잘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희는 마케팅적으로 구매를 유도하지 않은 클래스에 집중했어요. 바로수강가능한 클래스였죠. 얼리버드라는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클래스 말고 이 분류를 구매하신 분들은 혜택을 뛰어넘는 구매 포인트가 있었을 거라 생각했어요. 거기다 이 클래스를 완강한 사람이라면 성공적으로 저희 컨텐츠를 소화했다고 볼 수 있고 마지막으로, 좋은 피드백을 남겼다면 열혈팬이 아닐수가 없겠죠.


열혈팬 : 바로수강가능한 클래스를 구매했고, 완강했으며, 좋은 피드백을 남겨주신분


이렇게 까다롭게 데이터를 걸렀는데도 불구하고 열혈팬들이 다수 있었음에 기쁨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는 대면으로 해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생각해 저희 사무실로 초청했습니다. 절반 이상의 열혈팬분들은 평일인데도 경기도에서 오실정도로 저희를 좋아해주셨고, 그것만으로도 저희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나아진 나를 만날 수 있는 곳

그렇게 대면 인터뷰를 수십차례 거쳐보니 정말 많은 분류의 유저분들이 있었지만,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클원을 통해 더 나은 자신을 상상한다는 것이죠. 취미를 모으고 싶은 분부터 예전부터 꿈꿔왔던 꿈을 위해 배우는 분들까지 모두 클원에서 얻은 가치는 다른 사람의 사랑하는 일을 배워서 한 단계 나아진 자신을 실제로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캘리그라피, 가죽공예, 어반 드로잉, 인물화 등은 어떻게 시작할지도 감을 잡을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일수도,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막막함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해결해주면, 그 분들은 다음 스텝을 상상할 수 있고 실제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클원은 그런 두려움과 막막함을 해결해주고 사랑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것이죠.





지향점과 스토리를 모두 담은 B.I

앞서 말했듯이, 클원이 지향하는 바와 유저분들이 느끼고 바이럴하는 가치는 일치해야합니다. 그래서 리브랜딩으로 유저의 목소리를 반영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게' 그 다음 '더 나은 나를 상상할 수 있게'를 담을 수 있는 B.I가 필요해졌습니다.


브랜드를 강화시키고 설득시키는 것은 확장가능한 시스템과 스토리에 있습니다. 리브랜딩에서 해결하고자 했던 다른 문제는 기존 로고 모티브의 스토리 부재였습니다. 모티브란 스토리에서 뽑아낸 그래픽 규칙이라 말할 수 있는데요, 기존 로고는 단순히 이름에 담긴 반(class)이라는 뜻만 생각해서 만들었기에 우리만의 스토리를 담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클원이 주고 있는 가치를 어떻게 나타낼까를 고민하던 순간, 눈에 보이는 사각형이 아니라 그 사이의 틈을 발견했습니다.


모티브를 활용한 이미지
크리에이터 둡님의 클래스
크리에이터 반지수님의 클래스
집시님의 브랜디드 콘텐츠, 모티브가 사용된 인트로


린하게 확장하기

유저가 더 나아진 나를 마주한다는 스토리를 사각형 두개의 틈으로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Before & After처럼 말이죠. 이제야 모든게 맞물리는 느낌이었고, 스토리를 기반으로 모티브를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로드맵을 그려 린하게 진행했습니다.  


1. 로고 제작 및 배포

2. 브랜드 가이드 문서 작성 (로고 베리에이션 사용법)

3. 서브 브랜드 제작 및 배포

4. 영상 인트로 모션 제작 및 배포

5. 광고 이미지 템플릿 제작

6. 템플릿 테스트 및 배포

7. 광고 영상 템플릿 제작 및 배포


틈을 모티브로 만든 정방형 템플릿
틈을 모티브로 만든 16:9 템플릿
101을 모티브로 만든 템플릿


이렇게 로드맵을 짜고 한달간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건, 내부 구성원 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암만 멋있게 B.I를 짠다고 한들,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없고 사용하기 어렵다면 또 다른 문제일거에요. 그래서 위와 같이 콘텐츠 마케터분들이 실제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템플릿을 만들고, 이 템플릿의 퍼포먼스가 기존과 차이가 있을지 테스트 해봐야 했습니다. 그렇게 진행한 뒤 좀 더 어려운 영상 템플릿을 만들기로 했죠.



바뀐건 그닥 없다.

리브랜딩이지만 사실 바뀐건 많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았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정의했을 뿐입니다.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처럼, 우리의 UI, 컬러, 아이콘 모두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뀐건 그닥 없습니다. 사실 만들게 더 많아졌을 뿐이죠.


브랜딩은 계속해서 '서비스 다움'을 정의해 나가는 활동입니다. 초기엔 유저가 없으니 우리가 내고 싶은 목소리만 반영할 뿐이고, 그 이후엔 유저들이 생각하는 가치와 예상치 못하게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다져야 합니다. 그래서 브랜딩은 완성형이 아닙니다. 계속해서 피드백을 적용하면서 지향점을 다듬고하면 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방향이 비전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일관성있어야 겠죠. 그런 큰 틀을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이번 리브랜딩이 다음 100년을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며

이번 리브랜딩이 뜻 깊었던 건, 첫 삽을 뜬 순간부터 리브랜딩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항상 자기가 만든 건 고치기 어렵기 마련이에요. 저도 그랬구요. 내부 구성원과 유저 모두의 말을 듣지 않아 어떤 것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랐던 것 같아요. 구성원에게 문제를 찾았고, 유저분들에게 해답을 찾은 것은 정말 감동적인 과정이었습니다. 이 글이 리브랜딩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어렴풋이 문제라 느껴지는 것들을 정의하고, 현재 남겨야할 것들을 정의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도움주신분

모티브 템플릿 김고은님

영상 인트로 정승호님

매거진의 이전글 기술 블로그를 기획해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