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거창하게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겠다고 선언하였는데 막상 나 자신에게 대답을 하려 보니 쉽지 않았다. 한참을 생각하다 우선 메모지와 볼펜을 꺼내 들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당장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꺼내지 못하고 마음 구석에 구겨 넣어 두었던 것들을 하나씩 꺼내 보기로 하였다.
정답은 없겠지만 나만의 방식대로 지금의 시간을 채워가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나 자신과 너무 먼 미래를 보며 현재의 작은 행복들을 놓치지 말자고 약속했다.
행복(幸福). 생활의 만족과 삶의 보람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대학교에 늦게 진학하여 늦깎이 대학생으로 졸업을 하였고, 당장 취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대학원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 당시의 아쉬움이 내 마음 한편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때부터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러한 감정을 설렘이라고 표현하는 걸까?
뭔가 벅차오르면서 당장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나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한없이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가 무엇인가 보일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대학원과 학과, 관심 논문주제들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동안은 지침도 없이 기운이 펄펄 났다. 늦게까지 근무를 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 나의 모습이 어색하면서도 지난날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지...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잔잔한 미소가 내 얼굴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