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안 하고 애도 없던 20대 아가씨 시절, 유일하게 빨리 퇴근할 수 있었던 금요일엔 집에 오자마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챙겨봤다.
육아 전문가들의 조언대로만 부모가 따라 하면 티브이 속 아이들의 문제적 행동이 마법처럼 달라지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요즘,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에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면서 대한민국 많은 부모들이 도움을 받고 있는 듯하다. 나 역시도 유튜브에 있는 영상들은 시간 날 때마다 찾아보기도 한다.
역시 인기 프로라 그런지 챙겨보는 지인들도 많고 아이를 좋아하는 친정 엄마도 자주 챙겨보시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주변에 점점 짝퉁 오은영 박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거다.
내가 육아 상담을 요청한 적이 없음에도 아이와 있었던 일화를 들으시고 혹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실 때 친정엄마는 여러 조언을 해주신다.
오은영 박사가 그러는데 ~
금쪽이에서 보니까 그럴 땐 ~
애들이 이렇게 할 땐 그냥 내버려 두래
그리고 조부모들이 요즘 부모들에게 자주 하는 말씀 중 하나가 이런 말 아닐까.
아휴, 요즘 애들이 별난 건지 너네 키울 땐 저런 애들 없었는데
요즘 부모들이 문제인 건지
그때도 아이들은 별났지만 그 시절 부모들은 육아보다는 생업이 더 중요한 시대였고 공동 육아가 가능했으며 여러모로 지금 환경과 아주 달랐을 거다. 그리고 의학은 점점 발달하고 어떤 증상에 대해 확실한 명명이 생겼고 그 시절보다는 아이들의 인권이 더 중요해졌으니까요.......라고 말해봤자 잘 안 통하겠지...?
모든 집의 아이가 금쪽이에 나오는 아이들과 같은 상황일 리 만무하고, 방송에 나오지 않는 여러 앞뒤 상황이 있을 텐데 1화에서 봤던 내용, 2화에서 봤던 내용, 3화에서 봤던 내용...... 을 한 아이에게 적용하라고 자꾸 조언을 받으니 솔직히 말하면 이제 좀 듣기가 거북하다.
우리의 육아가
금쪽이 마지막 장면처럼 아이와 부모가 변화되고 좋아지고 엄마 아빠가 아이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행복한 웃음소리로 늘 지속되는 드라마가 아니라,
아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늘 안아주고 사랑 주고 좋은 육아법을 배우면서도 부모도 사람인지라 오늘은 큰소리 한 번 치고 아이를 울리고 뒤돌아 후회하고 반성하는 일상이라는 걸 짝퉁 오은영 박사님들이 한 번쯤은 정말 깊이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