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터지고 내 허리 디스크도 터져버렸던 지난날의 이야기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몸에 붙어 나를 밀면서 버티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벼락이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는 정말 방금 전까지도 아무렇지 않던 몸이 움직이질 않았고 그대로 방바닥에 가만히 한참을 엎드려 사태 파악을 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조금 있으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도저히 앉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상태여서 거의 뱀처럼 꾸물꾸물 기어가 침대에 누웠다. 그러고는 꼬박 하루가 지나도 괜찮아지질 않아 병원에 갔다. (거의 처음 겪는 고통이었고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는 게 굉장한 공포를 줬다.)
사진을 찍고 의사 선생님께서 이런저런 동작들을 시키면서 통증의 정도를 살피셨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이 영 확실치가 않게 나오는 거다.
'이 정도를 아프다고 해야 하나? 이 정도 아픔은 출산과 동시에 늘 있었는데?'
아프긴 하지만 참을만해요.
견딜만해요.
선생님께서 계속 체크를 하시다가 가만히 나를 보면서 하는 말씀이
아니, 왜 참아요? 아프면 아픈 거지 왜 참는 거예요?
지금까지 이 정도 통증은 그냥 견딜만해서 견디고 참을만해서 참았어요?
엄마들은 왜 참아요?
애가 조금만 아프면 당장 병원 달려오면서
자기들 몸 망가지는 건 왜 다 참고 있어요!
그렇게 병 키우는 거예요, 아프면 바로 병원 와요!
이 날 의사 선생님께 들었던 말을 애 키우는 주변 사람들에게 했더니 다들 나와 별 다를 게 없었다.
"병원 갈 여유가 어딨어. 그 정도는 그냥 참고 하루 지내보고 또 하루 지내보는 거지.
애 맡기고 병원 반나절 나갔다 오는 게 그게 어디 쉬운 일이야?
야, 그리고 우리가 애 낳는 아픔도 견뎌냈는데 못 참을게 또 뭐 있어?"
그렇게 농담처럼 말하고는 씁쓸하게 웃는다.
지금은 아프면 병원도 가고 한의원도 가고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으러 다닌다. 참지 않는다. 물론 그 첫 번째 이유 또한 엄마가 아프면 애를 제대로 챙겨줄 수 없으니 그렇지만.
엄마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육아가 그나마 수월하다.
애들 영양제만 챙겨주지 말고 엄마들 아빠들도 영양제 챙겨 먹고 건강검진 잘 받고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 부디 나처럼 미련하게 참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