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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Apr 15. 2022

너무도 젊은 나는 모든 게 다 별일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고 정신 좀 차리려고 하니 코로나로 다시 집콕에 가정 보육의 연속이었다. 아이 세 살 끝무렵과 네 살을 통째로 집에서 육아하고 나니 코앞에 마흔이다.


어느 날은 문득 삼십 대가 이십 년이었으면 좋겠다.
사십 대 오십 대… 물론 또 다른 재미가 있겠지만, 삼십 대에 저 많은 걸 다 몰아서 해보니 나로 산 시간이 찰나였다.


그렇게 늙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하다가도 또 어느 날은 그냥 확 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살면서 삶이 한 번도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은 잊지 않고 잠잠한 삶 속에 찾아와 정면으로 나의 뺨을 후려쳤었다. 물론 삶이라는 게 매 순간 내게 그렇게 냉정했을 리 없지만 나는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버티느라 급급했고 이내 잦아들고 잠잠해진 순간엔 몸을 움츠리고 떠느라 지쳐있었다.



10대, 20대, 30대... 점점 삶이 나를 시험하는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이내 살아내야 하는 삶이 너무나 버겁고 지치고 무섭다. 어찌할 수 없는 일, 그럼에도 고군분투하고 애쓰고 이내 수긍하며, 그래 이 정도인 게 얼마나 다행이야 애써 자위하며 살아가는 게 삶이라니.


요즘은 어르신들을 보면 그 많은 세월 속 풍파를 어찌 다 겪고 견디며 사신 걸까 그런 생각이 든다. 

드라마 대사처럼, 

너무도 젊은 나는 모든 게 다 별일인데 말이다.



아무래도 올해, 그리고 마흔 전에 내가 관리해야 할 가장 큰 키워드는 '불안'인 것 같다. 는 걸 생각하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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