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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타임 Feb 13. 2022

불협화음, 널 조화할 수 밖에..

부조화 속의 조화 불협화음



"여러분들은 어떤 음악이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하면 항상 조화로운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음악도 알고보면 부조화라고 생각되는 불협화음을 통해 조화로운 음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협화음은 듣기 좋은 음악이고, 불협화음은 듣기 불편한 음악?



정의로 본다면 불협화음은 협화음정과 반대로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두 음이 만들어내는 유쾌하지 못한 소리를 의미한다. 혹은 안어울림, 또는 줄여서 불협이라고도 부르며 동시에 울리는 둘 이상의 음이 서로 조화가 되지 않아 불안한 느낌을 주는 음이라고 한다.



협화음과 불협화음 정의 (송무경 저 ‘간추린 성부진행’)






다르게 들여다보기



우리는 다르게 생각해 보자. 불협화음이라고 해서 ‘듣기 불편한 음악’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클래식 음악 중에 불협화음을 효과적으로 곡에 사용한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보겠다.

아무리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다 아는 작곡가, 모차르트는 기존의 틀을 깨고 불협화음을 음악에 활용하기 시작한 대표적인 작곡가였다.



모차르트 <현악 4중주 제19번 C장조 (K.465)>는 1악장 시작부분에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화성을 선보이면서 화제가 되었고 이후 ‘불협화음’이란 부제가 붙었다.



이후 낭만주의 시대에선 본격적으로 불협화음이 사용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쇼팽의 곡 중, 에튀드 Op.25 No.5 (Chopin Etude in E minor Op. 25 No. 5)는 불협화음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곡이다.




Chopin Etude in E minor Op. 25 No. 5





에튀드는 쇼팽의 연습곡으로, 음대 진학을 준비하는 입시생이라면 무조건 필수로 준비해야 하는 곡이다. 그중 에서도 이 곡은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참가자들이 연주하는 곡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최근 2021년 제 18회 쇼팽 콩쿠르 결선에 진출한 한국인 연주자 이혁도 1st 라운드 곡에서 연주한 곡 인만큼 자주 연주되는 유명한 곡이다.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냥 모르고 들었다면 불협화음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모를만큼 자연스러우며 충분히 조화롭고 아름답다. 그러나 곡의 처음 부분부터 잘 들어보면, 살짝씩 부딪히는 듯한 불협의 음정들이 들리는데 오히려 이런 불협화음의 음정들이 음악에 감칠맛을 더해주고 밋밋하지 않게 곡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외에도 쇼팽의 곡 중에 입시곡으로도 정말 자주 사용돼서 입시생이라면 첫 부분만 듣고도 "아, 이곡!" 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정도로 유명한 쇼팽 소나타 2번 (Chopin Sonata B flat minor Op. 35 No.2)에 대해 슈만이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이 소나타의 첫 마디를 듣고도 작곡자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전문가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불협화음으로 시작하여 불협화음을 거쳐 또 다시 불협화음으로... 오직 쇼팽만이 이렇게 시작하며 이렇게 끝낼 수 있다."


이렇듯 쇼팽은 과감한 전조와 불협화음 등 음악적으로 자유분방함을 그리며 당대 음악계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누구보다 자유롭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낭만적 영혼을 가진 쇼팽이었다.

 



Chopin Sonata B flat minor Op. 35 No.2





이외에도 ‘볼레로’로 유명한 모리스 라벨(Joseph Maurice Ravel)은 불협화음을 잘 활용하는 작곡가였고, ‘달빛’으로 유명한 클로드 드뷔시(Achille Claude Debussy)도 불협화음을 두드러지게 사용하였으며 바르톡, 쉰베르크, 스트라빈스키, 힌데미트 등 표현주의/신고전주의 작곡가들이 불협화음을 자주 사용하였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현상이 클래식음악에만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즈를 생각해보자.



(이미지 출처 : 디즈니 영화 소울)



재즈를 한 문장으로 함축해서 정의해 본다면, 20세기 초반 백인들의 음악적 전통 위에서 African - American에 의해 미국 남부지역 (뉴올리언스)에서 시작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탄생부터 지배자와 노예, 정격과 파격, 질서와 혼돈이 섞여 있고 싱코페이션(당김음)과 불협화음, 즉흥 연주로 음악을 이룬다. 즉, 고정된 틀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재미있는 음악이 바로 재즈인 것이다.



그래서 재즈를 흔히 '불협화음의 신비함이 가득 들어있는 아름다운 음악', '불협한데 하나의 화음이 되는 음악' 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듯 재즈는 불협화음을 화성의 본질적 요소로 가지고 있다. 재즈 연주를 즐길 때에도 관객들은 다른 장르와 달리 신나면 휘파람을 불거나 함성을 지르고, 아무 때나 박수를 칠 수 있으며 그 마저도 재즈의 일부라고 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렇듯 재즈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신비롭고, 어떻게 보면 더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는 음악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소울이 충만하지 않으면 그루브를 살리기도 어려운 것.



유튜브 재즈 플리  검색



요즘엔 재즈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도 많고 코로나 이후로 재택근무나 비대면으로 집에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집에서도 일할 때나 공부할 때 유튜브로 듣는 재즈 플레이리스트도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평소에 좋아하던 음악이 알고보니 불협화음과 함께 어우러진 음악이라고 하면 어떻게 다가오는가?



사실, 필자도 음악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성학 분야는 여전히 어렵다.. 더 깊이 들어가서 화성을 분석해 보고 음 하나 하나 자세히 쪼개보면,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기둥이 되어주는 화성은 주요 3화음 이라고 하는 I도, IV도, V도 이지만 그 외에 작은 것들이 모여 연결되고, 비화성음들이 음악을 밋밋하지 않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동그라미 : 비화성음 종류 중 보조음에 해당되는 음 (출처: 허영한, 한미숙 저  '조성음악의 화성진행' )










불협화음이 음악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듯 어떠한 것도 결코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는 것, 그리고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고, 여러분이 주인공이라는 것. 이것이 ‘음악’이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는 것 아닐까




음악 다큐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중 세이모어 번스타인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삶의 부조화, 음악의 불협화음... 우리는 이것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기를 하는데 이 자체가 아름다움이고 조화라고..

 


끝으로 인상 깊게 본 음악 다큐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중 세이모어 번스타인의 대사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출처 : 중앙일보 아워히스토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0906029#home)





참고 )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45976

•https://hub.zum.com/minupark/5021





음악 전공의 길에서 콘텐츠와 미디어, IT를 결합하여
음악으로 세상을 이롭게 만들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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