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래식타임 Jan 31. 2022

오페라, 그게 뭔데 어떻게 아는 건데..

<오페라의 유령>을 중심으로 뮤지컬과 오페라 싹 이해하기


딴..~ 따라라라란~ 빠밤!


어떤 노래인지 상상이 가는가?  바로, 오페라의 유령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음악을 뮤지컬로 직접 관람을 해 본 적은 없어서 아쉽지만 오히려 아직까지도 기억이 또렷하게 남는다.




그 이유는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2012년, 10년도 더 넘은 드라마 '유령'에서 배우 소지섭 씨와 이연희 씨 께서 사이버 수사를 하며 현장에서 공포감을 주기 위해 사용되었던 노래로 '오페라의 유령'이 사용된 적이 있었기 때문.



그 당시에도 드라마 속 상황과 사용된 노래가 긴장감, 공포감을 주는 데에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느낄 정도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실제 '오페라의 유령' 속 가면 뒤에 흉측한 외모를 가리고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지하에 숨어 사는 팬텀사이버 상에선 가면 쓴 익명의 범인을 유사하게 대치시킴으로써 한층 더 드라마 장면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오페라의 유령'이 오페라 작품이라고 생각했는가? 아니면 당연히 뮤지컬 작품이라고 알고 있었던가?


이쯤되면 뮤지컬은 무엇이고 오페라는 무엇인지 헷갈리고 궁금증을 갖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오늘은 그래서 클래식 음악의 오페라 란 무엇인지 설명해보고자 한다.





요즘에는 클래식 음악이  과거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돼서  '감상하는 것' 자체의 비율은 증가하였는데, 반면 전공자들이 알 법한 클래식 용어나 개념 혹은 정말 클래식 애호가 정도는 돼야 알 법한 부분은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닌것은 전공생들도 사실 [서양음악사]와 같은 수업을 들으면 벌써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


앞서 브런치에 발행한 글 중에서도 영화 기생충에 사용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해드리면서 헨델 오페라가 사용되었다는 얘기를 드린 적이 있다.


그런데, 헨델이 작곡한 오페라 <로델린다> 작품의 2막과 3막 아리아가 사용되었다고 하면

아리아가 뭐지..? 오페라면 그냥 그게 다 아니야..? 왜 오페라에 막이 나눠져 있지..?라고 궁금증이 드실 수 있으실 것 같아 준비해 보았다!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이야 오페라야?


먼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제목으로 인해 오페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현대에 오면서 사실 오페라와 뮤지컬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고, 오페라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거나 뮤지컬을 오페라 극장에서 상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제목은 원래 '파리 오페라극장의 유령'이라는 것!  











뮤지컬의 근원은?


그럼, 오페라가 뭔지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뮤지컬부터 거꾸로 내려가 보자.

뮤지컬의 탄생에 기여한 것은 무엇일까?

그 근원을 살펴보면, 오페레타에 있다.  '오페레타'라는 것은 19세기 서민들이 접하기 힘든 오페라를 쉽고 작은 규모로 만든 오페라인데, 그러니까 결국 오페레타도 오페라에 속하는 형식 및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아~ 그럼 뮤지컬 탄생에 기여한 게 오페레타인데 이것도 오페라의 한 장르구나?"라는 것으로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즉  뮤지컬이 '오페라'라는 큰 뿌리에서 시작되었다고 까지 한 번에 싹-!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


오페라



첫 번째로, 오페라는 마이크를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성악가들의 음성으로만 극장을 채우고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인데, 그렇기 때문에 큰 소리를 내야 하며 전문적인 성악 발성법 중 하나인 벨칸토 창법을 구사한다는 것이 뮤지컬과 구별되는 점이다.

두 번째, 오페라는 음역이 넓다.

세 번째, 대사를 레치차티보, 중창 등 노래로 녹여낸 다는 것이다.

네 번째, 노래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부분이다.



뮤지컬



뮤지컬은 첫 번째로, 오페라와 달리 마이크를 사용하여 팝송에 가까운 창법을 구사한다.

두 번째, 음역은 오페라에 비해 좁은 편.

세 번째, 일상적인 대화를 진행한다. 따라서 대사조차도 노래로 녹여내는 오페라와 달리 뮤지컬은 정말 말 그대로 대사를 치는 것이다.

네 번째, 배우가 가창력뿐만 아니라 춤도 소화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과 오페라는 이러한 차이 때문에 우리가 흔히 뮤지컬 하는 사람배우라고 부르고 오페라 하는 사람가수라고 부르는 이유도 위와 같은 차이점/이유 때문인 것이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를 쉽게 설명해놓은 영상이 있어 참고로 덧붙입니다.











오페라, 그래서 그게 뭔데?



오페라의 어원

오페라는 원래 '작품'이라는 뜻의 라틴어 오푸스 Opus의 복수형 단어이다.

오페라 발생기에는 음악 안에 있는 극이라는 뜻의 '드라마 인 무지카(drama in musica)' 또는 음악을 위한 극이라는 뜻인 '드라마 빼르 무지카(drama per musica)'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것은 즉 '음악에 의한(을 위한) 극'을 의미하는데, 이후 오페라 인 무지카(Opera in musica)가 되며 그 이후에 오페라(Opera)로 약칭된 것이다.



오페라의 정의


그렇다면 오페라는 어떻게 정의 내려질까?


오페라는 복잡한 종합무대예술로, 음악적인 요소와 시적인 요소(대사), 연극적인 요소(극으로서의 구성 및 연기), 미술적인 요소(무내 장치나 의상), 건축적인 요소, 무용적인 요소 등이 합쳐진 것이다.

이러한 오페라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뮤지컬과 같은 공연 형식들이 탄생할 수 있었으며, 극장과 무대도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오페라의 역사 따라가보자


오페라가 어디에서 어떻게 탄생하여 어떻게 이동을 하고 발전하는지 '오페라의 역사'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한다.


먼저, 오페라로 알려진 예술 형식은 16세기와 17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지만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궁정 오락의 오래된 전통을 따랐다.



그렇다면 오페라가 탄생한 도시는 어딜까?




이탈리아 피렌체 


 바로, 이탈리아 피렌체! 수많은 예술가들이 피렌체를 무대로 활동했고, 다양한 예술 분야들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도시였다.


이탈리아 피렌체



그리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꼭 빼놓을 수 없는 것!

메디치 가문


그것은 바로, 수 대를 이어가면서 문화예술의 집중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은 가문으로 유명한 메디치 가문!

지금도 전 세계를 아울러서 문화예술의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메디치'라고 하면서 문화예술 후원자들을 일컫는 대명사'메디치'인 것이다.




베네치아 

베네치아



이렇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탄생한 오페라는 베네치아를 통해서 발전되고 유럽 전역으로 보급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는 베네치아라는 도시가 무역의 도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사실, 피렌체에서의 오페라는 초기였기 때문에 하나의 선율로 된 단순한 오페라였는데, 베네치아로 오게 되면서부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오페라의 형식을 조금씩 갖춰가기 시작하였다. 점점 음악적인 수준도 높아지고, 오페라의 내용도 점점 극적으로 변해가게 된 것. 이렇게 오페라의 형식을 갖춰갈 수 있었던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사람이 바로, 작곡가 몬테베르디이다.



그리고, 이렇게 점점 오페라의 형식을 갖춰가고 극적 성격이 높아지면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건 오페라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이 덕분에(?) 1637년 베네치아에서 최초로 돈을 내고 들어가는 오페라 극장인 San Cassiano가 생겼다.

(*안타깝게도 San Cassiano 극장은 현존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즉, 오페라가 이전과는 다르게 대중을 위한 오페라로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베네치아 이전의 오페라는 왕실과 귀족 중심의 오페라였으며, 내용 또한 신화를 바탕으로 하였지만 베네치아에서의 오페라는 사람의 감정이나 코믹한 요소 및 기계적 장치 등을 도입하여 음악적으로도 더 화려해지고 내용도 재밌어졌다.





더 재밌는 사실은, 현재 낱장 티켓의 판매 시작도 베네치아라는 것인데, 이뿐만 아니라 현대 오페라 공연 중간에 커튼을 닫는 전통의 시작도 베네치아 인 것이다.





 초창기의 오페라 극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초창기의 오페라 극장은 1층이  대연회장처럼 운영되었고, 앞에서 무대가 공연이 되면 의자를 깔게 되는 모습이었다. 이 당시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조명들을 촛불로 대체했으며, 대부분 목재로 건축되었다. 그래서인지 화재에 취약한 구조 가지게 되었고 화재가 종종 일어났다고 한다.

 

 

현재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극장인 'La Fenice(라 페니체)'


위에 있는 사진이 바로 현재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극장'La Fenice(라 페니체)'이다. 세계적인 극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극장인데, 이 극장에서 주세페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La Traviata>가 초연된 극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극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극장 가운데에 보이는 새 모형의 심볼이다. 이것은 극장이 불에 타지 말라는 의미로 불사조 이름을 붙여 갖다 놓은 것으로, La Fenice 극장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폴리 

나폴리



베네치아에서도 음악적인 기교나 극적인 내용들이 발전했지만 나폴리에서는 정말 전문적인 성악 발성법, 그리고 더 극적이며 체계적인 오페라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오페라가 발전하다 보니 작곡가들은 어려운 음악을 쓰기 시작하였고, 그러다 보니 일반인은 그냥 부를 수 없는! 교육을 받아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즉, 성악가들이 오페라에 참여할 수 있는 오페라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성악가의 기교가 중시되다 보니 학문적인 의미로 성악 발성법이 생겨나는데 이때 '벨칸토'창법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벨칸토 창법이란?

18세기에 확립된 이탈리아의 가창 기법이며,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에 쓰였던 기교적 창법 이탈리아어로 벨칸토(bel canto)란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이다. 극적인 표현이나 낭만적인 서정보다도 아름다운 소리, 부드러운 가락, 훌륭한 연주 효과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치밀한 성량 조절, 유연한 레가토, 화려한 기교가 중요시되었다.



즉,  이 시기에는 성악적 기교와 발성적 능력에 관심이 쏠리며 어려운 고음과 장식음들이 자주 사용되게 된 것. 그래서 '카스트라토'라고 하는 변성기 이후 음역이 내려가는 것을 막고 여성의 음역을 내기 위해 거세한 가수들의 전성기도 이때 이루게 된다.


카스트라토는 영화 <파리넬리> 주인공인 실존인물 카를로 브로쉬(Carlo Broschi, 1705-1782)


그리고, 이때 오페라를 구성하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의 역할을 정립하기도 하였다.  





오페라 용어 정리는 한번에 싹 -


오페라의 대본을 리브레토라고 하는데, 이 단어도 이탈리아어로 ‘작은 책’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오페라는 대본가 와 작곡가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본가 와 작곡가 중에 누가 더 중요한지, 그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오페라의 역사 속에서 계속 그 긴장관계가 유지되기도 했었다.



레치타티보는 쉽게 말하면 오페라에서 대사를 노래하듯이 부르는 부분이다. 즉, 쳄발로나 하프시코드와 같은 악기가  반주를 하면서 음가를 가지고 있는 대사를 치는 부분이다.



아리아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를 독창으로 부르는 부분인데, 오페라에서 주인공들이 부르는 것을 아리아라고 한다.










오늘은 오페라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 오페라와 뮤지컬이 생각보다 더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은 제목과 달리 오페라가 아니라 뮤지컬이라는 것과 오페라가 발전되어가는 과정에서 특정 유럽의 도시를 거치면서 현재 낱장 티켓의 판매 시작도 베네치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까지!



'클래식 타임' 브런치에서 지금껏 알지 못한 새로운 클래식의 이야기를 즐기셨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







음악 전공의 길에서 콘텐츠와 미디어, IT를 결합하여
음악으로 세상을 이롭게 만들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음악으로 보는 영화『기생충』(2) - '가짜 바로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