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에 남몰래 야심 찬 부제를 달다.
이제 일주일 뒤면 아이는 유치원을 졸업하고 나는 3개월간 육아휴직에 들어간다. 아이 출산 이후 두 번째 육아휴직이지만 내 시간이 생기는 건 처음이다. 그래서 지금 혼자 조용히 들떠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일생일대의 과업 못지않게 내가 갖게 될 자유 시간에 대한 기대가 큰 지금이다.
휴직이라는 말만 들어도 달콤하게 느껴지는, 나는 12년 차 회사원이다. 그리고 꿈 많은 서른아홉이다. 책을 읽고 글을 즐겨 쓴다. 때로는 시도 짓고 유튜브에 낭송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요 근래에는 공저로 에세이 전자책을 출간하고 크몽에 실용서를 출간하는 경험을 가졌다. 작가라는 야심 찬 꿈을 마음에 품고 사는 평범한 워킹맘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꿈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다. 회사와 육아만으로도 허덕이며 하루가 꽉 차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새벽 기상을 통해 나는 아이의 성장뿐 아니라 “나의 성장”에도 집중하게 되었다. 성장의 세계에 들어가니 하고 싶은 공부도, 읽고 싶은 책도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꿈을 품게 되었다. 그 과정이 즐거웠지만 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내 시간을 더 갖고 싶어졌다.
마침 시기가 맞물려 나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제목으로 육아휴직을 하게 된다. 마음속 깊이 “나의 본격적인 성장의 시간”이라는 야심 찬 부제를 달은 체 말이다.
외동아이의 엄마이지만 마치 아이 둘 엄마처럼 나는 요즘 2인분의 스케줄을 짜고 있다. 아이의 학원을 고르고 요리조리 요일과 시간에 맞게 배치한다. 그리고 나의 위시 리스트를 세운다. 읽고 쓰기에 집중하는 시간. 그리고 그것을 발행하는 경험. 그렇게 계획을 세우다 보면 마치 내가 나를 키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도 살펴야 하는 존재이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대하는 마음이 사뭇 새로워진다.
이제 일주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아이는 졸업을 하고 곧 입학을 한다. 나는 휴직을 하고 이어 성장의 시간에 들어간다. 그 경계에 서 있는 지금, 있던 자리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향해 힘차게 내디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꾸 들뜨려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본질을 흐리지 않으려고 다잡아 보기도 한다.
이 휴직에 나의 성장은 어디까지나 부제이다. 하지만 은밀히 행복하고 부제여도 충분하다. 이 시기를 빌어 나는 엄마로서 그리고 나로서 한 뼘 더 성장할 것이다. 내 삶의 채색이 다채로워질 것이며 그 반경이 넓어질 것이다.
다가오는 3월, 그리고 앞으로 펼쳐나갈 90일간의 이야기가 나는 무척 기대된다.
#육아휴직 #워킹맘 #워킹맘의성장 #나도성장하고싶다 #글쓰는사람